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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이 있어 바다를 더 바다이게 하고 창창한 바다가 있어 떠 있는 섬들이 더 아름다운 한려수도 고성.
유람선을 타고 떠나는 바닷길 100리는 고성과 통영을 구분짓지 못한다.
하이면에서 조금만 뱃머리를 틀면 수우도요, 자란도에서 살짝 눈만 들어도 사량도다.
이 같이 바닷길에서 서로 행정구역을 구분 짓지 못하는 재미있는 전설 하나가 있다.
태고에 돼지 한 마리(통영 도산면 돼지섬)가 뱀(통영 사량도)을 잡아먹으려고 입에 뱀을 문채 앞을 바라보니 호랑이 두 마리(고성 대호도)가 떡 버티고 있어 오히려 호랑이 밥이 될 것이 두려워 고개를 좌우로 흔드는 바람에 뱀이 두 동강(상도, 하도)이 났다. 이 광경을 바라보고 있던 암소 한 마리가 무서워 일어나지 못하고 지금까지 그대로 누워있게 됐다(삼산면 와도)는 것.
이런 전설을 미리 알고 유람선에 오르면 한려수도 고성을 구경하는 재미는 어느덧 배가 된다.
수우도의 고래바위나 매바위, 거북바위 등 자연이 연출하는 장관을 뒤로하고 사량도로 뱃머리를 돌리면 쾌속질주를 할 수 있어 상쾌함을 맛볼 수 있다.
상도와 하도 사이를 빠져 나오다 보면 마치 조선시대 초가집을 연상케 하는 민속촌 바위가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새마을운동(?)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옛 모습이 사라지지 않고 초가집의 정겨운 모습을 볼 수 있어 관광객들로부터 인기를 끄는 곳이다.
수십 채의 초가집이 즐비해 있는 민속촌 바위는 저녁 때쯤 호롱불을 밝혀놓고 그 안에서 가족들이 주고받는 행복한 이야기소리가 도란도란 새어나올 것 같은 느낌을 준다.
그 옆으로는 오랜 세월 동안 풍화작용에 의해 생기게 된 사람 얼굴 모양의 해골바위가 잠시 으스스한 기운을 느끼게 한다.
이곳을 통과하면 또다시 고성으로 접어들면서 한려수도를 호령하는 호랑이 두 마리를 만나게 된다.
어미호랑이와 새끼호랑이가 나란히 한려수도를 지키며 위엄을 자랑하고 있는 이 섬은 대호도.
새끼호랑이가 나직이 엎드려 어미를 향하고 있는 듯한 이 대호도는 다른 섬에 비해 풍랑이 그리 센 편이 아니다.
이는 위엄을 갖추고 있는 호랑이 앞에 바람도 물결도 숨을 죽이며 조심하기 때문이란다.
대호도 바로 앞에는 뭇 바다새들의 쉼터인 소치섬이라 불리는 작은 섬 하나가 있다.
언뜻 보기엔 평범한 섬 같아 보이지만 이 소치섬은 바람만 불면 구슬픈 소리가 울려 퍼진다. 이는 속이 텅 비었기 때문이란다.
청명한 가을 아름다운 고성 뱃길을 놓치지 말고 연인, 가족, 친구끼리 한번 유람선을 타고 여행을 떠나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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