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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성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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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놀이야
붉게 물든 단풍잎 가을 빛 머금고 그 불꽃 가지 끝에서 바람 따라 춤춘다
겨울이 서성되는 가을 앞에서
2024년도 이제 마지막 달력 한 장을 남겨두고 있다. 우리들은 바쁜 하루를 두고 또 내일을 생각하며 살고 있다. 봄이 지난 자리 여름은 자신도 못 이겨낼 더위를 우리와 함께 건너왔다. 빨간 가을이 지나간다. 김진홍 시인<불놀이야> “붉게 물든 단풍잎/가을 빛 머금고/ 그 불꽃 가지 끝에서/ 바람 따라 춤춘다.// 가을빛에 붉은 단풍, 불꽃처럼 뜨거운 몸짓으로 겨울을 맞이하고 있다. 바람 따라 흘러갈 것 같은 아쉬운 가을이 저문다. 불꽃처럼 소진하고 갈 저 소리, 저 빛깔 모든 것이 아쉽다. 우리는 그저 바라보고 혼자 속만 태우는 독백으로 11월을 보내고 있다. 우리들의 모습은 작년 다르고 올해 다른 나의 모습이 거울 앞에서 나온다. 가을을 잊은 얼굴이다. 지친 노래를 부르며 저 얼음 같은 겨울을 걱정하며 어깨를 감싸고 들썩거린다. 세월의 바람을 놓친 빈손, 휑한 눈, 희끗한 머릿결, 이것이 저물어 가는 시간 속 저 붉은 단풍이 불꽃처럼 사라지는 것을 바라보며 나의 모습을 되새겨본다. 지나간 시간을 슬퍼하지 않고 다가올 시간을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려본다. 화무십일홍, 덧없는 인생을 무슨 말로 위로를 삼을까. 하지만 붉은 단풍이 남기고 떠난 자리, 바람 따라 가버린 시간을 조금씩 챙겨가며 이 가을 단풍을 마음껏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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