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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성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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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
/김성환 (디카시마니아)
인간은, 얼마나 자극적인 악기인가 삶이라는 리듬은
서로 옷깃만 스쳐도 오장육부의 현이 떨리는
부딪히는 것, 스치는 것
우리들은 살면서 많은 사람을 만난다. 때로는 피하고 싶은, 아니 차라리 만나고 싶지 않은 인연 앞에서는 내 발등을 찍고 싶을 정도로 후회하는 일도 더러 있었을 것이다. 인연은 피할 수 없는 것이다. 그냥 아프게 때로는 사랑하면서 지나가는 바람 같은 것이 인연이지 않을까. 김성한 시인은 「인연」“서로 옷깃만 스쳐도/오장육부의 현이 떨리는”// 오장육부가 흔들거렸을 인연을 만났다면 얼마나 많은 심장박동수가 뛰었을까? 서로 옷깃만 스쳤는데 이렇게 행복한 언어를 재연할 수 있다면 시인은 인연에 대한 사랑을 깊이 이해하고 있을 것 같다. 사람들은 이런 인연만 만나고 싶은 것이다. 그리고 삶이라는 리듬을 가지고 설레고 가슴 뛰고 행복한 웃음으로 기다리는 사람을 만나고 싶은 욕심을 한 번쯤 내어 보고 싶은 것이다. 누군가를 만나는 즐거움에서 마치 기악에서 흘러나오는 미세한 떨림이 음악이 되는 것처럼 순간순간 찾아오는 인연의 발소리가 현의 소리로 들리는지 모른다. 좋은 인연을 만나기 위해서는 좋은 생각으로 사람을 맞이하는 일이 먼저일 것이다. 내 행동의 올바름이 거울처럼 따라오는 것이 인연의 색깔이 아닐까. 인연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도 어떤 마음으로 정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자기 일처럼 조금 서툴고 원하지 않은 인연이라도 존중과 배려를 바탕으로 둔다면 서로에게 좋은 인연으로 남을 것 같다. 쪽지처럼 전해준 디카시 「인연」 에서 지금 나의 주변에 머무는 소중한 사람들을 생각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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