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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성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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찔레꽃
서영우(디카시마니아)
인적 끊어진 철교 아래
소쩍새 우는 소리
짙어지는 산 그림자
오늘도 그리움 안고
무심히 흐르는 강물만 바라볼 뿐
찔레가 주는 그리움
찔레꽃 향기가 짙다. 찔레의 곁을 지나칠 때면 그리움 대상에 상관없이 눈물이 난다. 작은 꽃잎이 주는 떨림의 소리를 우리는 알기 때문이다. 서영우 시인 「찔레꽃」 “오늘도 그리움 안고/무심히 흐르는 강물만 바라볼 뿐”// 찔레는 무심히 흐르는 강물에 모든 것을 풀어놓는다. 찔레 향 짙게 내뿜는 몸부림이 울음일 것이다. 소쩍새 우는 소리와 짙어지는 산그림자가 흐르는 해 질 녘 공간은 사람을 그리워하게 하는 공감각적 표현을 놓이게 한다. 나 하나 꽃피고 너도 꽃피우면 숲을 이룬다는 노랫말처럼 찔레는 말없이 꽃을 피운다. 인적 끊어진 곳이라도 묵묵히 제 할 일을 할 뿐이다. 오르는 이, 내려가는 이, 쳐다보는 이 없어도 바람과 마주친 눈빛에 얼굴 붉히며 고개만 숙이고 웃는 웃음이 어찌나 예쁜지. 그리고 어찌나 작은지, 하지만 깊다. 잠시 발목을 멈추게 하는 숨소리에 우리는 가슴 저미며 운다. 슬퍼서 우는 것이 아니라 내가 여기에 존재하는 경이로움에 가슴을 저미는 것이다. 나의 마음에 고이 숨겨둔 그리움을 꺼내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오늘 바위틈 흐드러지게 핀 찔레에 눈을 오래도록 맞추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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