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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성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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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랑의 끝
조영래
시인, 디카시마니아 회원
집 한 채 가격이
오만원 이만원 삼만원
아, 집 없는 아이들
살맛나겠다
천태만상의 집값들
옛날 어른들은 결혼과 동시에 내 집 마련하는 것이 가장 큰 일중 하나였다. 집 한 채 있으면 부자의 표상이었던 시절도 있었다. 시대가 바뀌고 세월이 흐르면서 분양과 임대의 좋은 조건으로 집 사기가 훨씬 수월해졌지만 아직도 집 없는 가구 수가 많은 것을 보면 집 해결의 문제는 쉬운 일이 아닌 듯하다. 도심의 아파트 빌딩숲은 현재 진행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셋집 구하기가 어려운 서울 실정을 필자도 경험을 한 적이 있다. 집에 비해 인구밀도가 높은 것을 실감 하는 데는 많은 시간이 소요되지 않았다. 공급보다 수요자가 많은 탓에 집값이 하루가 다르게 치솟았다. 반면, 시골에서는 빈집이 많지만 실거래가 없는 실정에다 흉물로 남아 골칫거리인 곳이 많다 각 지자체에서는 좋은 조건으로 귀농을 설득하지만 사람들의 반응은 뜨겁지가 않다. 또한, 요즘에는 정착된 집보다는 길 위의 집시맨들이 캠핑카 또는 트럭 개조차, 이동식 집 등으로 유랑으로 떠도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까닭은 비싼 집으로부터의 탈출이 아닐까싶다. 조영래 시인의 디카시 <유랑이 끝에서> 에서 오만 원, 이만 원, 삼만 원, 집 한 채 가격들이다. 비록 개집에 비유한 역설이지만 우리 모두가 보편화된 가격의 집을 원한다. 불빛이 새어나오는 창이 있는 이웃들이 옹기종기 모여 사람 냄새가 나는 골목집을 그리워하는 아주 소박한 서민의 꿈들이 이 디카시를 통해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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