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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성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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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저녁
변종태 시인
오선지에 앉은 새와
오선지를 벗어난
초승달이 부르는 랩소디
혹은
혼자 같은 여럿이 어울려 사는 법
초저녁 전선줄에 앉은 한 마리 새, 전선줄을 간신히 빗겨난 초승달!
다른 세계에 머물지만 서로에게 방해하지 않을 거리를 두고 서로를 위로한다.
그리고 혼자가 아닌 둘의 조화로움 속에 따뜻한 저녁을 보내온다. 서로 다른 형태의 모습으로 다른 듯 같은 조화로서 쓸쓸한 저녁이 아니라 서로가 지켜주는 든든한 벗의 위치에서 외롭지 않은 세상의 그림을 펼치고 있다.
인간은 결국 혼자다. 혼자 가는 길 위에서 여러 형태의 사람들과 연계하면서 살아간다. 서로 사랑하고 경쟁하는 선상으로 때론 미워하여 괴롭고, 너무 지나친 사랑앓이로 아프고 또한 서로에게 의지하며 소통하는 마음으로 위로받고 위로하며 살아간다. 결국 이 세상을 혼자가 아니라 “함께”라는 동고(同苦)의 사랑으로 만들어 살아간다.
서로 다른 음역대를 가지고 부르는 노래 랩소디.날마다 새롭게 그려진 오선지에 오늘은 어떤 음표로 앉은 우리들일까?
혼자이면서 혼자가 아닌 우리들이 만든 세상!
세상은 우리들이 연주하는 랩소디. 환상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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