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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의 비빌 언덕이 되겠습니다”

제29주년 창간사
고성신문 기자 / gosnews@hanmail.net입력 : 2020년 07월 31일
 
ⓒ 고성신문  출근길이 집근처 초등학교 아이들의 등교시간과 겹칩니다. 학교 앞의 신호를 받아 기다리는 찰나, 아이들의 얼굴을 살펴봅니다. 아
들은 늘 즐겁습니다. 길섶의 들꽃 하나도 신기한가 봅니다. 지나치면서 생각해봅니다. 우리가 저 아이들의 웃음을, 평범한 일상을 든든히 지켜주는 ‘어른’이 맞는지 말입니다. 올해 창간사는 어쩌면 반성문입니다.
고성신문은 1991년 7월 26일 세상에 태어났습니다. 민초(民草)들의 입과 귀가 되고자 했습니다. 잎과 가지는 여릴지언정 모진 비바람에도 서로 의지하며 결코 쓰러지거나 부러지지 않는 풀뿌리언론으로, 거친 땅 깊숙이 그리고 넓게 뿌리를 뻗어가고자 했습니다.
고성신문은 고성에서 억울한 사람이 없이, 사람 사는 이야기를 담고 싶었습니다. 군민의 알권리와 지적 욕구를 고성신문을 통해 채워드리고 싶었습니다. 지역의 악습과 폐단은 끝까지 파헤치고, 어느 한 쪽 치우침 없이 보도하고자 쉼없이 노력했습니다.
그러나 부족한 점도 많았습니다. 고성신문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뼈아픈 지적도 들었습니다. 신문도 사람이 하는 일이라 실수도 있었습니다. 고성신문 안의 문제로 외부의 질타를 듣는 일도 있었습니다.
비평을 달게 받아야 했습니다. 지역민의 목소리를 가장 크게 듣고 가장 빠르고 정확하게 전달해야 했습니다. 언론의 횡포는 없었는지, 의도치 않은 피해는 없었는지, 갑질을 하지나 않았는지, 혹 잘못을 저지르고도 반성 없이 합리화하며 넘어간 것은 아닌지 돌아봅니다.
지역언론은 어느 미디어보다 독자친화적인 매체입니다. 독자들에게 최후이자 최선의 보루가 돼야 합니다. 언론은 장사치가 아닙니다. 언론은 특권도 아닙니다. 지역언론은 지역민을 바라봐야 합니다. 누가 뭐라 해도 독자와 지역민이 우선이어야 합니다. 고성군청 마당의 문구 ‘고성군의 주인은 군민’이라는 것은 우리에게도 똑같습니다. 돈과 권력, 명예를 쫓는다면 더 이상 바른 언론이 아닙니다.
올해 초부터 전세계를 휩쓴 코로나19 광풍이 도통 가라앉을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군민들은 너나 없이 힘들다고 호소합니다. 저희 고성신문은 독자들의 고통에 공감하고 나누고자 창간식도 시상식도 전 같지 않게 조용히 치렀습니다. 지역언론이라면, 풀뿌리민주주의와 함께 태동한 풀뿌리언론이라면 마땅히 지역과 함께 고통을 나눠 지고 가야 합니다.
내년이면 독자 여러분의 관심과 사랑으로 고성신문이 지역에 새싹을 틔운 지 30년을 맞습니다. 사람나이 30년이면 인생의 가장 눈부신 시기입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지역언론들은 무너져갑니다. 가까운 지역에서도 휴간이나 정간을 택한 곳이 더러 있습니다. 인건비를 감당하지 못하고 피눈물을 흘리며 정든 직원들을 내쳐야만 하는 곳도 있습니다.
고성신문도 그리 나은 형편이라 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고성신문은 고성군민의 신문이라는 자긍심이 가장 큰 자산입니다. 돈의 논리로 지역민의 목소리에 귀를 닫을 수는 없습니다.
저희들은 내가 사는 지역, 내 부모의 고향, 내 아이가 살아갈 고성을 위해 고성군민과 함께 뚜벅뚜벅 나아갈 것입니다. 지난 29년간 독자 여러분의 사랑으로 청년이 된 고성신문은 이제 앞으로의 30년, 300년을 독자들과 함께 걸어가겠습니다.
소도 언덕이 있어야 비빈다고 합니다. 저희 고성신문은 독자 여러분의 비빌 언덕이 되겠습니다. 우리, 함께 갑시다!
고성신문 기자 / gosnews@hanmail.net입력 : 2020년 07월 3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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