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겨찾기+ 2025-07-02 11:20:27
회원가입기사쓰기전체기사보기원격
뉴스 > 교육

“특수발사체 연구하는 항공우주연구원이 되고 싶어요”

고성고등학교 하승현 학생
서울대 항공우주공학과 수시 최종합격
사교육 없이 스스로 공부해 얻은 성과
미루지 않고 즉시 찾아 공부하는 습관

최민화 기자 / 입력 : 2020년 12월 31일
ⓒ 고성신문
ⓒ 고성신문
비행기 수업을 듣던 중이었다. 사람은 하늘을 날 수 없는데 비행기는 보면 볼수록 신기하고 매력적이었다. 발사체 기술은 우주탐사의 기회를 넓히는 일이었다. 컴퓨터 소프트웨어에 관심이 많던 승현이의 진로가 항공우주공학자로 바뀌었다.
“아버지는 직장에 계시고, 어머니와 동생이 함께 집에 있던 크리스마스 이브였어요. 혼자 방에서 서울대 합격자를 조회하는데 합격으로 뜨는 거예요. 소리를 지르면서 달려나갔죠. 어머니께서 너는 합격할 줄 알았다 하시는데 이렇게 기쁜 날이 또 있을까 싶었어요.”
고성고 3학년 하승현 학생은 서울대 항공우주공학과 2021학년도 신입생이 된다. 코로나19 때문에 모든 것이 멈추다시피 하며 고3을 맞았다. 승현이에게 서울대 최종합격은 최고의 크리스마스 선물이었다.
승현이는 학원 하나 다니지 않았다. 곰곰 생각하니 학원에서 공부하는 것처럼 스스로 방법을 찾아가면 효과는 비슷할 것 같았다. 혼자서도 못할 것 없겠다 싶었다. 청람재에서 가장 마지막까지 남아 공부했다. 내신과 수능 둘 다 꼼꼼하게 계획을 세워 공부했다. 수능을 한 달 앞두고부터는 수능시간표와 똑같이 시간을 배분하고 초단위로 쪼개 문제를 풀며 컨디션을 수능에 맞췄다. 특별한 거라곤 승현이의 끝없는 노력 외엔 없었다.
“코로나19 때문에 등교가 미뤄지고 수업일수도 줄어든 데다 내신 사이 기간이 너무 짧았어요. 비교과도 준비해야 하니까 힘들더라고요. 미리미리 공부해둔 덕분에 시간에 쫓기지 않을 수 있었어요. 그렇지만 면접이 비대면으로 진행되면서 동영상을 만드는 건 좀 힘들었어요. 완벽을 기하는 사람이 많으니 혹시라도 밀리는 건 아닌가 걱정도 됐지요. 1분 정도 되는 영상에 제 생각을 다 담기가 어려웠어요.”
승현이는 동광초등학교와 고성동중을 졸업하고 고성고등학교로 왔다. 고등학교 입학성적도 워낙 좋아 기대가 컸던 아이다. 초등학교 시절 원어민 수업을 1~2년 들은 것이 전부고, 외국에서 살다 온 것도 아닌데 영어도 해외영상을 자막 없이 볼 정도는 된다. 아버지 하상균 씨는 영어영문학을 전공해 번역가로 활동하고, 어머니 김지영 씨는 독어독문학을 전공했으니 어찌 보면 언어능력은 타고 난 것 아닌가 싶기도 하다.
잔머리를 굴리는 법도 없고, 성실하다. 수학여행을 가서 인솔자가 현장에서 설명하면 승현이는 옆에 꼭 붙어서 설명을 꼼꼼히 듣는다. 한 번 생긴 의문은 스스로 풀기 전까지는 놓지 않는 악바리다. 그런 덕분에 아두이노 동아리 활동에서 굵직굵직한 성과를 내기도 했다.
“연세대 면접 영상을 녹화하는데 협업경험에 대해 이야기해야 했어요. 딱 떠오른 게 아두이노였어요. 담임선생님이 아두이노를 담당하고 계시거든요. 제가 어떤 과제를 머릿속으로 그리면 꼭 실험기회를 주셨어요. 그 과정들을 떠올리니 정말 감사하더라고요. 아두이노 활동은 입시 외에도 저에게 너무나 큰 도움이 됐어요.”
함께 자리하고 있던 정금식 교감은 승현이를 “서울대에 들어가 대견하기보다 인성이 바르고, 아이지만 선생도 배울 점이 많은 학생”이라고 말한다.
담임 강금덕 교사에게 승현이는 ‘더할 나위 없는 제자’였다. 정말 든든한 제자이자 아들 같기도 하고 조금 미안하기도 한 제자다. 섣불리 아이의 세계에 개입하면 오히려 승현이에게 마이너스가 되지 않을까 싶기도 했다. 워낙 혼자서 알아서 잘 하니까 다른 아이들을 우선 챙기느라 더 많이 챙겨주지 못한 미안함도 크다.
승현에게도 가끔 공부가 버거운 순간이 찾아온다. 그럴 때면 다른 아이들은 제자리를 찾기까지 며칠씩 걸릴 텐데 승현이는 10분 정도 머리를 식힌 후 다시 부족한 것을 찾아 공부하기 시작한다. 그게 된단다.
사실 승현이는 게임을 엄청 좋아한다. 학부모 상담 때 어머니가 하는 이야기가, 언젠가 승현이가 동상에 걸린 적이 있다고 했다. 손이 꽁꽁 어는 줄도 모르고 게임에 빠져 있었단다. 지금은 그만큼은 아니지만 여전히 쉴 때는 게임을 즐긴다. 어찌 보면 집중력이 대단하다.
사교육도 없이 혼자 공부하면서도 서울대에 합격했다. 서울대 외에도 몇 군데 더 합격을 받아뒀다. 좋은 대학에 간 것이 대견한 것이 아니라 스스로 공부하면서 이런 성과를 이뤘다는 것이 대견하다. 후배들에게 공부방법을 소개해달랬더니 승현이는 오히려 고민한다. 계획을 세워 나에게 맞는 공부법을 찾아야 하는데 그 과정을 소개하려니 어려울 수도 있겠다.
“부족한 과목은 미루지 말고 그때그때 바로 찾아서 해야 해요. 원래 성격도 해야 하는 일은 즉시 하는 편이라 저도 모르게 습관이 들어있었나 봐요. 그리고 내신이나 수능 둘 중 하나에만 집중하는 경우도 많은데 한 쪽만 택할 게 아니라 둘 다 신경써야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어요. 요즘은 학교 안에서도 공부할 수 있는 시스템은 충분히 갖춰져 있어요. 필요하면 EBS를 통해서도 궁금한 걸 해소할 수 있어요. 제일 중요한 건 미루지 않는 습관이에요.”
승현이는 정보통신기술이나 기계분야의 뉴스를 보는 게 재미있다. 부모님은 승현이가 알아서 잘 하겠거니 여기는지 공부하라는 잔소리 한 번도 한 적이 없다. 승현이는 대학을 졸업하면 대학원에 진학해 항공우주연구원으로 특수발사체를 연구하고 싶다. 로켓발사체나 고체연료 같은 것이 너무너무 재미있다.
“서울대 합격이 시작이 되면 좋겠어요. 우리나라는 물론이고 세계 최고의 항공우주연구원 초석이 되고 싶어요. 쉬운 과정은 아니겠지만 노력하면 못이룰 것도 없어요. 많은 분의 응원이 헛되지 않게 꼭 해내겠습니다.”
최민화 기자 / 입력 : 2020년 12월 31일
- Copyrights ⓒ고성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스토리네이버블로그
이름 비밀번호
개인정보 유출, 권리침해, 욕설 및 특정지역 정치적 견해를 비하하는 내용을 게시할 경우 이용약관 및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포토뉴스
가장 많이 본 뉴스
만평
상호: 고성신문 / 주소: [52943]경남 고성군 고성읍 성내로123-12 JB빌딩 3층 / 사업자등록증 : 612-81-34689 / 발행인 : 백찬문 / 편집인 : 황수경
mail: gosnews@hanmail.net / Tel: 055-674-8377 / Fax : 055-674-8376 /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경남, 다01163 / 등록일 : 1997. 11. 10
Copyright ⓒ 고성신문 All Rights Reserved. 본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요강을 준함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백찬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