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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의 새로운 가치를 찾은 네덜란드

1천200농가에서 맞춤형 치유프로그램 운영
매주 2만 명이 농가 방문 이용기간도 다양해
정책적으로 제도를 마련해 보조금 지원

황영호 기자 / gosnews@hanmail.net입력 : 2019년 07월 26일
ⓒ 고성신문
2000년대 들어 유럽에서 이슈로 떠오른 치유농업은 국가마다 용어와 집중하는 분야, 추진 주체가 다양한 모습으로 전개되고 있다.네덜란드는 유럽국가 중에서도 치유농업의 선두주자로 1970년대부터 치유농업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으며, 1990년대 들어서 치유농업이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 네덜란드의 치유농업
 네덜란드의 농업은 20세기에 급격하게 변화했다. 제2차 세계대전으로 인해 식량부족을 겪은 네덜란드의 농업정책은 생산량 증대가 목적이었다. 그러나 1960년대 이후부터 기존의 전통적인 농업 생산기능과 농촌의 기능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변화하기 시작했다. 여전히 식량과 영양분의 생산이 농업의 중심적 역할이었음에도 농업의 다른 기능들이 중요해기 시작한 것이다. 생산량 위주의 생산이 아닌 동물의 복지를 생각하고 생태학·경제학적으로 그리고 사회적으로 지속가능한 농업시스템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다. 많은 농민이 이전까지 추진되었던 생산량 위주의 농업은 더 이상의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고 생각했고 농업이 주는 자연적인 경관, 자연보전, 에너지 생산 그리고 휴식 등 사회적 요구에 초점을 맞추기 시작했다. 그 결과 1970년대 이후부터 자연경관과 영농활동으로 매개로 하는 치유농업에 관심이 증가하기 시작했다. 도시와 인접해 있는 지역의 경우 치유와 교육, 그리고 자연경관을 통한 휴식을 제공하기 시작했고 도시와의 인접성으로 인해 다른 농촌지역들보다 치유농업을 더 빨리 도입할 수 있었다. 또한 1960년대부터 네덜란드에서 정신적 문제가 있는 환자와 치매노인에 대한 돌봄 형태의 대한 논의가 진행되면서 녹색치유가 언급되기 시작했다. 특히 치매노인의 경우 장기간의 돌봄이 필요하기 때문에 치료가 목적이 아닌 매일 일상적으로 할 수 있는 활동과 연계하는 것이 필요했고 이러한 배경에서 치유농업이 더욱 발전할 수 있었다.

# 1천200여 개의 치유농장
네덜란드의 치유농장은 1995년 40개에 불과했지만 이후 네덜란드 치유농장 수는 급속도로 증가하면서 2005년 591개로 10배 이상 증가했고 현재 1천200여 개소로 늘었다. 네덜란드의 치유농장은 국가 전체에 골고루 펴지 있지 않고 치유농장의 경우 네덜란드의 중앙과 동부에 집중되어 있다.1990년대에는 치유농업의 대상자가 주로 지적장애자나 정신적 문제가 있는 환자였으나 노인, 약물·알코올 중독자, 번아웃 증후군 환자, 자폐아 등으로 치유농업의 대상자가 점점 확대되고 있고 치유농장에서도 대상자의 유형을 늘리고자 하고 있다. 치유농장에서는 정부에서 치유농장 이용객들에게 재정적으로 지원을 하고 있기 때문에 농가소득향상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이용자들도 치유농업활동을 통해 이용자 간 서로 다른 장애와 어려움에 대해 이해하고 극복하는 과정에서 서로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 현재까지는 치유농업의 대상자중 지적장애를 가진 환자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정신적 장애, 심리적 장애, 치매노인, 자폐아, 약물·알코올 중독자, 수감자, 심리적 안정이 필요한 사람, 학습장애가 있는 학생 등으로 대상자가 점차적으로 늘어나면서 현재 이용자는 일주일에 2만 명으로 증가했다.네덜란드에서는 치료의 목적이 아닌 예방의 목적으로 치유농업이 제공되어 있어 더욱 대상자는 늘어날 전망이다. 치유농장에서는 농업분야에 따라 주간보호 서비스, 가축 돌봄 등의 농업활동, 원예활동, 산림 가꾸기 등 종류도 다양하다. 낮 시간 동안의 주간보호 서비스 이용이 주로 많이 차지하고 있지만 일부 치유농장에서는 서비스 이용자에게 숙박을 제공하거나 장기간 머무를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하는 등 장기프로그램을 추진하기도 한다.

# 치유농업 관련 조직과 정책
네덜란드에서는 치유농장을 위해 여러 조직과 전문가들이 관여하고 있다. 관련 조직으로 농업활동의 실제적인 제공자인 농가뿐만 아니라 사회요법전문가, 지역정부, 복지관련 조직, 정책입안자, 보험기관 등이 있다. 거의 모든 지역에 지역 단위의 치유농장 조직이 있고 이러한 조직은 정보공유를 위한 회의나 워크숍을 주최하기도 한다. 치유농장 간에 경험을 공유하기도 하지만 외부 전문가를 초청해 조언을 받기도 한다. 일부 지역조직에서는 치유농업의 수요와 공급을 맞추기도 하며 서비스의 품질을 관리하고 인증하는 제도를 도입해 이와 관련된 정보를 제공하기도 한다.또한 의료서비스 관련 기관과 보험사와의 협상을 통해 치유농업활동에 지원하고 있다.치유농가협회의 경우 네덜란드의 치유농가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목적으로 1999년 설립된 조직으로 협회에는 약 80개의 농가가 가입하고 있으며, 가입한 농가는 건강을 위한 영농활동을 포함해야 한다.이 협회는 농업, 원예, 축산, 시설원예, 유기농업 등의 분야의 농가지원을 위해 운영된다.국가지원센터는 1999년에 치유농업 증진과 치유농장 지원을 목적으로 설립된 비영리기관으로 건강복지운동부와 농림자원식품부로부터 보조금을 받아 설립됐다. 주로 정부, 치유농업활동 이용자조직, 사회복지사 등에게 서비스 이용을 위한 치유농장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으며, 치유농장 설립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농민들에게 관련 정보를 공유하고 지원한다.옴슬라그(Omslag)는 농업, 치유, 공예의 연계를 촉진을 위한 민간기관으로 농업분야의 사회적 프로젝트를 지원하고 있고 노동과 치유와의 연계를 활성화하고 있다. 특히 농촌에서 공동체를 이루어 생활하면서 사회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치유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네덜란드는 치유농업과 관련해 국가적·지역적 네트워크를 강력하게 수립했다. 특히 치유농업을 위해 건강복지운동부, 농림자원식품부의 각 조직이 관여하고 있다. 또한 국가지원센터와 각 지역의 조직, 치유기관조합 등에서 치유농업과 관련한 정책을 수립해 추진하고 있다.각 조직의 세부역할을 살펴보면 건강복지운동부의 경우 치유농업에 대한 행정과 재정적 지원을 하고 있고 농림자원식품부는 치유농업과 관련한 정책을 개발하고 있다.국가지원센터는 치유농업발전을 목적으로 비영리기관으로 서비스의 품질을 관리하고 인증하는 제도를 개발해 정부부처, 치유농장협회, 치유농장주의 질적 관리를 한다.또 2004년 11월부터 질적 기준을 충족한 치유농장을 대상으로 제공하는 치유농업에 대한 품질보증마크를 부여하는 등 치유농업의 질을 향상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각 지역에서는 치유농업을 육성하기 위한 각각의 정책들을 수립하고 그 내용과 추진방법은 그 지역의 의료서비스 정책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또한 치유농장주협회와 농장지역집단 등을 운영해 치유농장주의 권익을 보호하고 있다. 네덜란드에서는 1995년부터 장기돌봄 비용을 위한 통합 건강보험제도(AWBZ)를 운영하고 있는데 치유농업과 관련된 서비스는 AWBZ 인증을 취득한 기관에 의해 제공될 때 보상을 받을 수 있다. 농가는 공인된 복지기관과의 계약을 통해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서비스 사용자의 개인 예산을 통해 지원된다.

# 후베 클라인 마리엔달 치유농장
네덜란드 동부지역에 위치한 아른헴(Arnhem) 후베 클라인 마리엔달(Hoeve Klein Mariendaal)농장은 사단법인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이 농장은 3.5㏊의 농지에 채소 텃밭, 동물농장, 식당, 치유작업실, 목공예실 등이 조성되어 있다.매일 10여 명씩 일주일에 100명 이상 방문해 치유프로그램을 이용하고 있으며, 이용객들도 요일마다 다양하다. 현재 농장에서는 17명의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으며, 이용객들이 농장을 방문할 때에는 일주일에 100여 명의 자원봉사자들도 함께 농장을 방문해 일대일로 이용객들을 보살피며 프로그램을 돕고 있다.농장은 원래는 일반농장이었지만 2011년도 치유농장으로 전향해 지적장애, 치매 등 사회로부터 소외된 사람들에게 할 수 있는 일을 제공함으로써 다시 사회에 돌려보내는 역할을 하고 있다.이용객들은 단순한 노동을 하면서 대부분 1개월 과정으로 프로그램을 참여하고 필요시에는 장기간 이용하는 고객들도 있다. 농장에서는 지방정부에서 보조금을 지원받고 생산된 농산물들은 일주일에 두 번 정도 마켓에 판매하거나 카페운영을 통해 수익을 창출한다.리니 스톰(Rini Storm) 매니저는 “농장이용객의 40%는 정신질환, 20%는 치매, 나머지는 체험을 하는 사람들이다”면서 “사람들마다 상담을 통해 필요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한 가지 일에만 단순노동을 하도록 시켜 정신적으로 안정감을 주고 사회적으로 결여된 것을 완화시켜 준다”고 말했다. 그는 “카페에서도 지적 장애가 있는 사람들이 일을 하면서 바리스타 자격증을 취득해 일반 카페에 취직한 사례가 있다”면서 “농장에서는 사회성이 결여된 사람들에게 다시 사회로 돌려보내는 일을 가장 중요시 여긴다”고 했다.리니 스톰은 “치유농장으로서 아직까지 부족한 점이 많다. 앞으로 농장이 이용객들에게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만족감을 높일 수 있도록 차별화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운영할 계획이다”고 했다.

# 약물중독자를 치유하는 디크후베농장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외곽에 위치한 디크후베 농장(Dikhoeve farm)은 50㏊의 광활한 초원지대에서 300년 간 젖소와 양을 기르고 있다.농장에서는 직접 우유와 치즈, 요구르트를 만들어 암스테르담의 도시민들에게 판매해 소득을 창출하고 있다. 2007년부터는 치유농장으로 인증받아 사람들에게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농장에서 일을 하는 사람들은 일을 하면서 자신의 능력과 가능성을 발견하고 경험과 지식을 얻어 사회로 다시 돌아간다.이 농장에는 연간 1천800명이 이용하고 있으며 장기간 이용하는 사람 중에는 6년 동안 계속해서 이용을 하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농장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약물중독자들로 옛날부터 인근에 약물중독자들이 많이 거주해 이들은 의료기관을 통해 치료를 받고 농장에서 일을 하면서 약물에 대한 생각을 잊는다.농장주 알렉스 쿠이퍼(Alex Kuiper)는 “9대 때 농장을 물려받아 운영해오면서 2007년부터 치유농장으로 인증받아 약물중독자 위주로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다”면서 “농장일이 아주 고된 일이 많기 때문에 약물중독자들은 고된 일을 하면서 약물에 대한 생각을 잊도록 돕고 있다”고 했다.
약물중독자가 농장에서 일을 하면서도 농장주와의 마찰은 거의 없다고 한다. 알렉스는 “아직까지 그런 일이 발생한 적이 없지만 이용객들과 농장주와의 마찰이 발생하면 다른 농장으로 소개를 해주기 때문에 크게 문제가 될 것은 없다”면서 “대부분 이용객들은 3개월 정도 이용을 하지만 오래된 사람 중에는 6년 동안 함께 일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했다.
알렉스는 치유농장으로 인증 받은 후에 변화에 대해서는 아주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그는 “이용객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노동력을 확보하고 또한 정부에서 보조금을 지원받기 때문에 농장에서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면서 “만약 정부의 지원이 없다면 소득측면에서는 크게 어려움이 없지만 체계적인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기 때문에 치유농장으로서의 운영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황영호 기자 / gosnews@hanmail.net입력 : 2019년 07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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