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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성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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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평등지수와 출산율은 비례한다.스웨덴은 2차 세계대전 직후 2.4명에 달했던 출산율이 1969년부터 2.0명 이하로 떨어졌고, 1999년 1.5명으로 바닥을 찍었. 그러다가 2003년부터 오르기 시작해 2000년대 중반부터 지금까지 1.9명 수준에서 큰 변동없이 유지하고 있다.스웨덴 정부는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특별한 정책을 펴지도 않았다.다만, 성평등에 먼저 집중했고, 여성이 노동시장에 오랫동안 머물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한 것이 전부다.
# 스웨덴 사회보험청
전체 국가예산 25% 지원니콜라스 라그렌 사회보험청 가족아동부 대변인은 “스웨덴에 살아가는 사람들은 사회보험 사각지대란 있을 수 없다”고 말한다.스웨덴의 사회보험 보장이 얼마나 잘 돼있는지를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다. 사회보험청은 매년 200억 유로(한화 약 25조5천억 원)에 달하는 예산을 집행하고 있다. 이는 전체 국가예산의 25%를 차지하는 것이다.이 중 10%는 가족과 아동을 위해 사용하고 있다. 스웨덴의 출산율은 지난해 기준 1.9%다. 이민자들의 유입이 늘고 있지만 과거에는 오히려 미국으로 이주하는 스웨덴인들이 많았다. 정부에서는 인구유출을 막기 위해 미혼모를 위한 정책을 1918년부터 발전시키기 시작했다. 이후에도 주거, 근로 등 사회보험문제를 확대해 나갔다. 출산율의 증감은 경제상황에 큰 영향을 받는다. 이에 대처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도입하고 있다.
# 아빠 할당제 도입 평등육아 실천
여성들의 경제참여가 증가하면서 가사와 직장에서 이어지는 여성들의 노동, 보육 책임 등에 대한 불만이 표출됐다. 1950년대에는 가정주부가 100만 명이었지만 지금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사회보험 적용 대상을 가족이 아닌 개인으로 변화시킨 시기는 1971년이다. 남녀 구분없이 경제활동이 없을 경우 사회보험 혜택을 받을 수 없다.가족과 경제정책의 목표는 시대에 따라 변화돼왔지만 엄마와 아빠가 일과 가정을 양립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선택이 아닌 모두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지금 스웨덴의 궁극적인 목표다. 여성만 쓸 수 있던 출산휴가를 없애고 남성도 육아휴직할 수 있도록 제도의 틀을 바꿨다. 그러나 의무가 아닌 권고사항이다보니 육아휴직을 쓰는 남성들은 자신에게 할당된 휴가를 여성에게 떠넘겼다. 그래서 등장한 제도가 ‘아빠 할당제’다. 1991년 정부는 전체 480일의 육아휴직 기간 중 남성만 쓸 수 있도록 30일 할당했다. 만약 이 기간을 아빠가 쓰지 않아도 엄마에게 양도할 수 없다. 2002년에는 60일, 그 이후에는 90일로 할당일을 늘렸다. 그러자 남성 육아휴직 사용률이 빠르게 늘었다. 현재 스웨덴 여성 고용률은 80%가 넘고, 아빠 육아휴직 참여율도 25%에 이른다.이른바 ‘라테파파(latte papa)’라는 신조어가 탄생된 배경이다.라테파파는 한 손엔 커피를, 다른 한 손엔 유아차(유모차) 손잡이를 잡은 아빠를 가리키는 말로 육아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아빠를 의미한다. 선구적인 육아휴직제로 인해 육아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아빠들이 대거 생겨난 스웨덴에서 유래했다.실제로 공동기획취재단이 스웨덴을 방문 지난달 중순 수도 스톡홀름 시내 곳곳에서 라테파파를 쉽게 만날 수 있었다. 스웨덴은 1974년부터 여성 인력 활용의 중요성을 깨닫고, 세계 최초로 부모 공동 육아휴직제도를 도입했다. 이러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정책이 사회 인식과 조직의 기업문화를 바꾸었고 남녀 공동육아 문화를 만들어 냈다.# 성평등으로 달라진 문화남성이 전통적 성역할에서 벗어나 육아에 참여하도록 제도의 패러다임을 바꿔 성별 분업을 해체하자, 문화도 달라지기 시작한 것이다. 니콜라스 라그렌 대변인은 “2차 세계대전 이후 노동력 수요가 증가하고 여성들의 노동시장 진출이 늘었다. 여성에게 일·육아 부담이 가중되자 저항이 시작됐다”면서 “1960년대부터 노동조합과 사용자조합이 성별 불평등에 문제를 제기하기 시작했고 그후 20여년 동안 불평등을 줄이는 데에서 큰 진전을 이뤘다”고 말했다.한국과 달리 스웨덴은 사회보험료를 모두 기업이나 고용주가 부담한다. 고용주나 기업은 근로자 1인당 급여를 비롯해 급여의 31%에 해당하는 보험료를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 사회보험료에 포함되는 여러 항목들의 비율을 살펴보면 연금 10.23%, 육아휴직 수당 2.6%, 질병수당 4.35% 등이며 고용주나 기업은 자신의 소득에 따른 10%를 사회보험료로 부담해야 한다. 사회보험 기본비율을 소득의 31.42%로 정해져있으며 세부적으로 항목별 비율변동은 가능하다. 장애자의 경우 차량이용시 부착해야 하는 설치물도 지원한다.
# 성평등정책의 기반은 인권 민주주의 정의
스웨덴에서 성평등 정책을 펼칠 때 가장 기반이 되는 철학이 무엇인지 매우 궁금하다.이 질문에 안나 카린 스웨덴 복지사회부 성평등국장은 “인권과 민주주의, 정의다”라고 우선 꼽는다.이어 그는 “남성과 여성은 동등한 조건을 가져야 한다. 그것이 가장 포괄적인 목표이며, 시민사회와의 밀접한 대화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다음은 안나 카린 성평등국장과의 일문 일답이다.# 과거 페미니스트 정부를 표방했는데 정체성은?지난 9월 총선 이후 새로운 정부가 만들어졌지만 아직 새 정부가 구성되지 않았다. 현재는 페미니스트 정부를 유지하고 있다. 2014년부터 성평등정책을 펼치겠다고 선언했다.
# 페미니스트 정부의 의미는?
특정부서가 아닌 모든 부서, 모든 장관들이 페미니즘의 가치와 철학을 실행시키는 것이 페미니스트 정부가 가진 의미다.
# 페미니즘 표방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는 없었나?
페미니즘 정부를 표방했을 때 정당내에서 어떤 논의가 있었는지 알기 어렵지만 개인적으로는 페미니즘이 매우 중요하고 그렇게 표방하는 정당이 많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반발은 없었다. 성평등이 중요해진 것이 정부의 역향력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성평등이 중요했던 이유는 사회 전체가 성평등을 이루기 위해 자발적으로 일어난 정서다. 국회에 있는 모든 정당들이 성평등에 대해 목소리를 내고 있고 무엇이 성평등이고 무엇을 해야하는지는 분분하지만 성평등을 이뤄내는 것에 전체적으로는 합의가 있다. NGO측의 반대는 없었다.
# 페미니스트 정부의 핵심 정책은?
1960~1970년대 가장 컸던 사회적 욕구는 경제성장을 위한 노동력 증가와 인구의 노령화가 가장 큰 문제였다. 노동시장에 참여하지 않는 보유노동력 중 가장 큰 부분은 아이를 가진 여성들이었다. 당시 그런 여성의 노동력이 중요시되었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3가지 성중립적인 육아휴직(남성여성 모두 쓸 수 있는), 질 좋은 보육, 남성과 여성에 따로 세금을 부과하는 시스템 등이 사회적 요구에 의해 만들어진 정책들이다.그 당시에 이런 개혁을 이뤄낼 때 큰 반대와 갈등이 있었다. 가정주부가 노동시장에 나갈 필요가 있었는가에 대한 것이었다. 하지만 당시 경제발전에 필요하다는 것에 합의가 있어서 진행할 수 있었다.1963년에 여성의 노동시장 참가율은 47%였는데 1990년대 이후 85%로 증가했다.올해 OECD 연구 결과 중 북유럽 경제발전과 그 이전 1960년대 이전 정책들에 대한 비교연구한 결과 북유럽 발전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는 연구결과가 있었다. 근로시간 유연성도 중요한 부분이었다.
# 페미니스트 정부가 시작되고 나서 성평등에 대한 변화와 성과는?
4년은 짧은 기간이다. 모든 부서에서 매해 자신들의 예산을 발표할 때 성평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발표를 해야 한다. 국가에 60여개 주요 부처에서 자신들의 성평등을 위해 어떤 일을 했고 서비스를 진행했는지 리뷰를 했고 몇몇 기관들은 자신들이 그동안 보지 못했던 불평등을 깨닫고 사업에 반영했다. 정부 프로그램은 사실 페미니스트 정부 이전부터 시작이 됐다. 특별한 것은 아니었고 다만 이번 정부에서 확대가 된 것이다. 세 번째 특이점은 ‘성평등기구’가 올해 신설이 됐다.기본적으로 동일임금이나 소득격차, 성희롱를 비롯해 여성에 대한 남성의 폭력 등이 중요한 어젠다다. 정부에서 모든 지원을 받지만 기본적으로 독립적인 기관이다.정부부처의 성평등 관련 정책이나 프로그램들을 조율하고 또 연구 분석하는 기능을 갖고 있다. 교육분야에 기여를 하고 있고 경찰이나 행정부 직원, 대학까지도 기관들의 성평등정책에 영향을 주고 있다.
# 국회의원 절반이 여성이다. 할당제 결과인가?
1960년대에 정당내에서 토론과 운동으로 시작됐다. 당시 정당 대표들이 양육과 보육의 패키지에 대한 필요성을 제기했고 이것이 지역 레벨에서 시작됐고 남성, 여성 1대1로 대표들이 있어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됐다. 1976년도에 정당 내부에서는 자발적으로 여성이 절반이어야 한다는 것이 도입됐고 자연스럽게 정부부처에도 이어졌다. 초기 할당제를 도입했던 정당들을 따라 다른 정당들에도 변화가 이어졌다. 지역구의 대표들의 리스트는 여전히 남성들이 많다. 9월 선거에서 46%가 여성, 이전 정부에서는 44%다. 50대 50을 이루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 성평등지수와 출산율의 연관성은?
굉장히 중요한 관계가 있다. 안정적인 소득이 있고 활발한 사회참여가 가능해야 출산이나 경제활동 중 양자택일의 상황이 없어야 한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