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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성신문 |
TV 켜기가 겁나고 신문 보기가 두렵다. 최근 뉴스를 보노라면 암울한 소식밖에 들리지 않는다. 온통 코로나19 소식에 더하여 진흙탕에서 뒹굴고 있는 정치판 소식으로 도배질 되어 있다. 정치가 왜 필요한지, 거기에 보태어 언론이 왜 필요한지 의구심이 들게 한다. 정치가들에게는 세계적인 팬데믹 사태로 하루를 버겁게 살아가는 국민은 눈에 들어오지 않는 걸까? 서민들을 살린다며 변죽만 울리는 여당도 그렇고, 정부가 하는 일마다 딴지를 거는 야당도 그렇다. 거기에 수구 언론들은 정치권에 빌붙어 국민의 눈과 귀를 막고 자신들의 이득만을 취하고 있다. 그들은 입만 열면 ‘국민’을 외치면서도 가슴속에는 국민이 없다. 그들에게 국민은 살아가는 공간만 같을 뿐, 생각이나 삶의 질 자체가 다른 별세계의 사람들이다. 그러기에 국민이 고통당하면 안타까워하는 흉내만 내면 되는 하찮은 존재인지 모른다.
많은 것을 가진 기득권과 달리 일반 국민은 정말 견디기 힘든 시기이다. 얼마 전 OECD가 발표한 경제성장률 전망에 의하면 한국은 -1.2%가 될 것이라고 한다. 거기에 보태어 국제 신용평가사인 무디스마저도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을 1.4%에서 0.1%로 하향 조정했다. 안타까운 일이다. 경제성장률 1%가 떨어지면 신생기업 4천900개가 없어지고, 45만 명의 실업자가 생긴다고 한다. 설사 직업이 있더라도 연소득 170만 원 이하인 저소득층이 19만 명이나 증가한다는 연구도 있다. 연소득 170만 원 이하로 생활한다면 삶의 질은 어느 정도일까? 하긴 1억4천만 원 정도의 연소득을 얻는 것으로 알려진 국회의원들로서는 아예 계산이 되지 않을 것이다. 언론도 마찬가지이다. 그들이 빌붙어 살 곳은 하루 살기 바빠 변변한 광고 하나 주지 않는 소상공인보다는 돈줄이 엉킨 정치권이나 대기업이 타산에 맞다. 그러다 보니 가진 자들을 위해 가짜 뉴스를 만들거나 조작까지 한다. 경제적으로 힘든 시기를 함께 고민하고 이겨나가야 할 시기에 그들은 도리어 정보를 왜곡했다. 일부 수구 언론은 경제성장률 하향의 책임을 정부의 경제 정책의 잘못으로 돌렸다. 경제성장률이 떨어진 것은 정부의 잘못된 정책 때문이라는 것이다. 하긴 마이너스라는 기호의 마술에 현혹되면 그렇게 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팬데믹으로 인해 세계 경제 전체의 전망이 -6.0%이고, 미국조차 -6.5%로 떨어진 것에 비하면 우리나라가 받은 성적표는 대단히 좋은 편이다. 무디스에서도 한국의 성장률을 낮추었지만, 플러스 성장이 가능한 유일한 국가로 인정하지 않았는가? 그런데도 국내의 일부 언론은 국민을 대상으로 교묘하게 말장난을 한 것이다. 유례없는 불확실성이 세상을 뒤엎고 있다. 세계 경제가 1930년대 대공황 이후 가장 심각한 침체에 빠져있다. 기업 도산과 금융 불안으로 인해 중소기업이나 자영업은 전멸 상태이다. 세계적인 불황에 국가적인 위기인데 고성이라고 바람을 피할 수는 없다. 더구나 자생력이 어려운 농어촌 지역이다 보니 바람이 더 거센지도 모르겠다. 주변에 나가서 들으면 모두가 힘들다고 한다. 살기 좋다고 하는 사람은 찾아보기 힘들다. 그러나 어쩌면 우리가 가장 잘 방어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다른 나라에서는 인정하는데도 우리 국민이 우리나라 경제의 선방을 모르듯이, 인근 지역에서는 아는데 우리 주민들이 고성 경제의 충실함을 모르고 있는지 모른다. 얼마 전에 인근 지역의 지인을 만났다. 대뜸 한다는 소리가 고성 주민인 것이 부럽다는 것이다. 사업상 여러 지역을 돌아다니면서 느꼈다며, 대부분 지역의 경제가 쓰러져가는 데 비해 그나마 고성은 살아 움직이는 것이 보인다는 것이다. 오일장에 찾아온 외지 상인에게서도 그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일부 사람들의 단편적인 말이라서 전체 경제 활동을 대변할 수는 없겠지만, 그런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로 나름 짚이는 것이 있다. 고성의 선도적인 재난기금 지급이나 소상공인 지원 등은 지역 경제를 살리는 데 큰 도움이 되지 않았나 싶다. 지역 상품권을 발행하고, 다양한 이벤트를 벌여 골목 시장 살리기 운동을 벌이기도 한다. 지역 경제 살리기에는 행정이 가장 앞장서서 나서고 있다. 군수는 틈틈이 군정 회의를 통해 “코로나 예방도 중요하지만, 경제도 중요하다. 걱정하지 말고 경기를 살릴 수 있는 사업들을 창출하라”라며 독려한다. 그리고 직접 시장에 나가 상인들의 어려움을 듣곤 한다. 고성이 인근 지역에 비교하여 활동성이 보인다는 것은 행정과 의회가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제 역할을 하고 있다는 뜻이 될 것이다. 그러나 이런 일련의 기획 사업들이 뿌리가 깊지 않다는 것이 우려된다. 민간 소비의 확대를 위해 상품권을 풀고, 실업자를 구제하기 위해 일자리를 만들고 있지만 임시방편일 뿐이다. 재난지원금이나 상품권 발행은 대중영합주의의 성격이 강한 것으로 단기적인 효과가 있지만 장기적인 프로그램은 아니다. 그리고 실업자를 구제한다고 하지만 알고 보면 비정규직 중심의 취업일 뿐이다. 이런 점을 우려한 정부에서 한국판 뉴딜을 고려하고 있듯이 우리도 고성판 뉴딜이 필요하지 않을까? 이당리에 짓고 있는 항공 기자재 공장을 비롯하여 일부 굵직한 사업을 벌이고 있지만 아직은 부족한 느낌이 든다. 거기에 보태어 지역 언론들도 올바른 홍보와 위기를 이겨나갈 방안을 선도해 주면 좋겠다. 정치적 논리에 휘둘리지 않고, 옳고 그름을 분명하게 따져 주민들이 함께 이 어려움을 딛고 새로운 고성 역사를 쓸 수 있는 마중물이 되기를 바란다. 효과적인 방역 조치와 함께 고성 경제를 살리는 방안을 함께 고민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행정과 의회와 언론에 주마가편의 뜻으로 쓰는 글이다.
“이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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