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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지옥을 천국으로 바꾸고, 천국을 지옥으로 바꾼다.” 17 세기 영국의 시인 존 밀턴의 말이다.
“일체의 불행과 불안은 본래 없는 것고 오로지 우리의 생각이 있을 뿐이다” 이 말은 1987년 석가 탄생일을 맞아 故 성철스님이 내린 법문이다.
개인의 생각, 의식 또는 정신인 마음을 어떻게 가지느냐에 따라 자신의 운명이 달라질 수 있다는 가르침을 주는 말이다. 필자는 이 가르침을 환자의 병 고치는 일에 많이 이용하는 편인데, 1998년경엔 알코올 중독이라 불리는 알코올의존증 환자에게 활용할 기회가 있었다.
61세 남자로서 십 년 넘게 하루도 술 없인 살 수 없으며 술에 취하면 반드시 남과 크게 다툼을 벌이는 통에 이제는 가족이 동네에서 쫓겨날 지경에 놓여있다고 했다.
선진국의 한 보고서에 의하면 알코올 중독이 사회문제로 부각되는 이유는 이것이 성폭력의 50% 이상, 모든 살인사건의 55%, 모든 자살의 25%, 정신과 환자의 50%와 관련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성인의 4내지 5명 중 한 사람이 알코올 중독 증세가 있다는 충격적인 보고가 있으며, 이는 마땅히 치료 받아야 하는 질환에 해당된다.
알코올의존증(알코올리즘) 치료에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는 약물요법과 삶에 대한 가치체계와 성격 교정에 중점을 두는 액소더스 프로그램의 병행요법이 있지만, 당장 전문치료기관을 찾을 형편이 못 되는 분에게는 그동안의 연구와 경험을 통해 찾은 마음활용법을 적용한다.
알코올의존증 환자의 사고나 행동은 거의가 자기중심적이기 때문에 가족들의 반복되는 금주 충고에도, “나 하나 끝나면(죽으면) 그만이다”라는 식의 말로서 더 이상 간섭하지 말라고 한다.
환자의 이러한 자기중심적 사고를 가족 중심적 사고로 의식을 전환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에 포커스를 맞춰야 하는데, 필자는 아래와 같은 실제의 사례를 들면서 유도하려 했던 것이 두 케이스 모두 효과가 있었다.
알코올 중독으로 인해 타계한 친척 딸의 결혼식에 참석했다. 순백의 웨딩드레스를 곱게 차려 입은 신부와 색동옷으로 단장을 한 그 어머니의 얼굴엔 기쁨 대신 슬픔이 짙게 깔려 있었고, 충혈 된 눈엔 연신 눈물이 흐르는 것이었다. 신부는 자기 손을 이끌고 입장해야 할 아버지가 계시지 않음에, 그 어머니는 곁에 서서 하객을 반갑게 맞아야 할 남편이 없음에 아픔이 너무 컸던 것이다.
그날 찾은 환자에게 말했다. “선생님! 선생님의 입장에서 본다면 회갑은 넘겼으니 살만큼 살았다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따라서 몇 년 더 살기 위해 선생님이 좋아하는 술을 끊고 싶은 마음이 없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제 친척 가족의 경우처럼 아버지가 없어 생애 가장 행복하고 즐거워야 할 결혼식 날 사랑하는 딸과 아내의 눈에 눈물을 흘리게 하는 일이 있어선 안 되지요. 그렇게 생각되지 않으십니까?”
이어 말하길 “선생님! 따님의 결혼식을 마음에 그려보세요. 이미 술을 끊어 깔끔해진 그리고 당당한 자세로 딸의 손을 잡고 입장하는 모습을 말입니다. 그것이 선생님이 진정 바라던 모습 아닙니까. 그까짓 술 하나만 끊으면 그런 일은 현실이 되는 것이지요. 생각만 해도 즐겁고 기쁘지 않습니까.”
“선생님에겐 그런 행복을 만들 수 있는 능력이 있답니다. 선생님의 자녀들은 그토록 강인한 의지력을 지닌 분이 자신들의 아버지란 사실에 긍지와 자부심을 느낄 것입니다. 그런 자긍심은 자녀들이 살아가면서 닥칠지 모를 난관을 극복할 힘으로 작용하게 된답니다. 그리고 선생님 가정의 변화와 행복을 부러운 시선으로 지켜보는 동네 분들을 상상해 보세요. 정말 신나지 않으세요. 선생님 스스로도 자신이 그런 변화를 일으킬 능력의 소유자임을 굳게 믿으십시오.”
이윽고 환자는 희망과 자신감에 찬 나머지 필자의 손을 굳게 잡는 것이었다.
그 후 3개월이 경과한 어느 날 부인이 와서 남편의 금주에 도움 준 것에 대한 감사를 표했고, 그 후 1년이 지나서도 남편은 술 근처엔 얼씬도 않는다며 기적 같다고 말씀하셨다.
신비에 가득 찬 인체는 세상의 제약회사에서 합성할 수 없는 기적의 천연 금주물질도 능히 만들 수 있으나 현대의학 수준으론 아직 그 기전(메커니즘)을 밝혀내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 같은 기적을 가능케 하는 씨앗은 바로 우리의 부정적 사고를 긍정적 사고로, 자기중심적 사고를 가족 중심적 사고로 바꾸려는 마음이란 점 누구나 알았으면 하는 바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