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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가저수지 둘레길 탐방


고성신문 기자 / gosnews@hanmail.net입력 : 2019년 10월 18일
ⓒ 고성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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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들녘을 키운 고성인의 젖줄 대가저수지 둘레길 탐방에 나선다. 이번 여행은 대가저수지 청실동산에 주차 후 새로 만들어진 생태탐방로를 이용하여 걷고 연꽃테마공원을 거쳐 유동마을, 유흥마을, 암전마을을 거쳐 출발지로 돌아오는 약 5㎞ 둘레길로 여유롭게 2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다.대가저수지는 어른들에게는 어린 시절의 추억이 깃든 곳이다. 
봄가을 소풍하였거나 여름철이면 어른들 눈을 피해 미역을 감던 곳이기도 했다. 낚시를 즐기는 사람들은 이곳에서 낚싯대를 드리우고 붕어나 잉어를 낚으며 월척을 꿈꾸었다. 또 옛날에 사업에 실패한 사람이나 사랑에 배신당한 젊은이들이 소주를 마시며 신세 한탄을 했던 곳이기도 했다. 대가저수지는 이렇듯 고성사람들을 가만히 받아주고 있는 곳이다.경남에서 두 번째로 크다는 대가저수지는 언제 만들어졌을까? 일제강점기 때 일제는 한국에서 식량 수탈을 위해 1912년과 1916년에 ‘제언堤堰, 보洑의 수축과 제언 보 수축 표준 및 보조 등에 관한 통첩’을 하였고, 1926년에 산미증식갱신계획(12개년)을 수립했다.
 1927∼1928년 2개년 간에 조선토지개량령 및 시행규칙을 제정 공포하여 제도적인 뒷받침을 갖추면서 1930년에는 소규모 토지개량사업을 장려하게 된다. 대가저수지는 1931년 6월에 착공하여 1년 만인 1932년 5월 31일에 준공된 88년의 역사가 살아 숨 쉬는 곳이다.저수지 둑 근처에 있는 청실동산에는 대가정大可亭 현판이 달린 육각정자가 있고 주변에는 무궁화와 꽃봉오리를 매단 애기동백이 둘러싸고 있다. 또 옆에는 ‘바르게 살자’는 큰 돌기둥이 있고 주변에는 헤어지고 낡아 반쯤 남은 3개의 깃발이 펄럭이고 있다. 이곳은 ‘천연기념물 독수리의 휴식지’, ‘야생 동·식물 보호구역’ 안내판이 설치되어 있는데 너무 낡아 글씨는 반쯤 남아 알아볼 수 없다. 청실동산 주변은 지저분하여 관리를 안 한 지 오래된 것 같다.

# 생태탐방로와 연꽃테마공원
청실동산에서 시작되는 생태탐방로 데크로드는 연꽃테마공원까지 960m 구간에 설치되었고 경관조명을 설치한 산책로가 만들어졌다. 저수지 수변에 설치된 데크로드에서 철새와 수생식물도 관찰할 수 있고 또 주변의 분위기가 저수지와 잘 어울려 연인들의 데이트코스로도 좋다. 인적이 드문 야간에 범죄와 저수지 낙상 등의 안전사고에 대비하여 1.3㎞ 구간에 방범용 CCTV를 운용하고 있어 둘레길 조성한 후 많은 주민이 이용할 것에 대비하고 있었다. 
주변에는 이곳 대가면 출신인 고 제정구 선생의 커뮤니티 센터도 건립한다. 센터는 회의공간, 테마공간, 사무공간, 자료실 등으로 구성되며 고 제정구 선생의 유품과 활동상을 전시해 ‘가짐 없는 큰 자유’ 고인의 정신을 기린다.생태탐방로와 연결되는 연꽃테마공원은 2017년도에 만들어진 곳으로 1만9940㎡ 규모에 수련, 홍련, 황련, 백련 등이 식재돼있으며 공원 내 게이트볼장, 잔디동산, 휴게쉼터, 연꽃탐방로, 전망대, 체력단련장 등이 갖춰져 있다. 연꽃뿐만 아니라 다양한 식물들이 자라는 화단이 만들어져 계절별로 꽃을 볼 수 있다. 특히 이곳 화장실에는 ‘베스트 공중화장실 명패’가 부착되어 있는데 연꽃공원과 잘 어우러진 경관과 안심비상벨, 기저귀교환대 등 각종 편의시설이 우수하여 내년에는 문화개선사업비를 지원받는다고 한다.
연꽃테마공원 건너편 마을 유동마을 입구에는 옛 수채화에 나올 법한 멋진 소나무 한 그루가 늘어져 있다. 20여 년 전 정자나무 뒤편은 문중 묘지 터였는데 묘지와 나무를 옮기던 중 마을에서 이 소나무는 이곳에 그대로 보존을 해달하고 요청하여 지금까지 마을주민과 함께하고 있다. 여름에는 시원한 그늘을 주고 겨울에는 항상 푸르름 선사하는 이 소나무는 마을 사람들이 보물로 생각하고 있다.연꽃테마공원 옆 농로를 따라 걸으면서 저수지를 보면 규모가 커 마치 바다 같은 느낌이 든다. 저수지 갈대숲은 야생동물의 쉼터일 것이다. 그런데 주변 농경지에는 갑자기 축사가 많이 들어섰고 지금도 공사가 한창이다. 주변의 오염을 우려한 고성군은 지난 7월 이 지역을 3년간 개발행위허가 제한지역으로 지정했다. 
축사의 무분별한 난립으로 주변 환경, 경관, 미관 등이 크게 오염·손상될 우려는 자명하다. 이 조치로 난개발 및 훼손을 방지해 지역 주민들의 쾌적한 생활환경을 보전하고 새로운 관광명소로 자리잡게 될 연꽃테마공원과 생태탐방로 주변의 생태환경 보호에 이바지할 것으로 보인다. 3년이 지난 후에도 기존 축사의 운영에 대하여 지도 점검하여 환경을 지키는 일을 게을리해서는 안 될 것이다.대가저수지로 연결되는 주 하천인 암전천을 따라 느티나무가 울창한 쉼터에 도착한다. 쉼터 입구에 오래된 은목서 한 그루가 있는데 꽃은 잎 속에 작게 피어있지만, 향기는 온통 주변에 퍼져있다. 암전마을 방풍림인 이 숲에는 정자가 3개나 있고 지압도로도 만들어져 있다. 주변 암전천에서는 왜가리들이 진을 치고 물길로 오르는 물고기 사냥 모습이 치열하다.

# 빙어 산란지 암전천
봄이면 대가저수지에서 겨울을 보낸 빙어가 산란을 위해 저수지 상류천인 암전천으로 수만 마리가 떼를 지어 오르는 장관을 연출하는 곳이다. 깨끗한 물에 주로 서식하는 빙어는 10㎝ 안팎의 크기로 속뼈가 흔히 들여다보일 정도로 투명해 일명 ‘백어’로도 불리며, 멸치처럼 가늘다고 해서 ‘메르치’로도 불린다. 칼슘과 비타민이 풍부한 빙어는 회나 튀김, 조림 등 다양한 형태의 요리로 맛볼 수 있는데 주변에는 전문 음식점이 없어 아쉽다.
암전마을 회관 앞 숲에서 잠시 쉬며 마을을 살펴본다. 암전마을은 태봉산 밑에 자리하여 골이 깊고 물이 맑다 하여 암곡岩谷이라 부르던 마을과 공동으로 삼을 많이 심는 마전麻田 마을이 행정구역 통폐합 시 병합하여 암전마을로 불린다. 암전마을은 대가저수지를 안고 있지만 지세가 언덕으로 천수답이 많아 물이 부족하여 대부분 밭으로 경작되고 있다. 최근 2차선 포장도로가 마을을 통과하여 저수지 수문쪽으로 개설되고 있는데 중간에 공사가 멈췄다.암전마을은 길이 좋아지면서 저수지 위쪽에 전원주택이 많이 들어섰는데 저수지 풍광이 좋아서 지었을 것이다. 
올해 초 대가저수지에 한국농어촌공사에서 신재생에너지 개발이라는 명분 아래 5천㎾ 규모의 수상태양광 발전사업을 추진하려고 했는데 지역 주민들의 반대로 사업을 접기도 했다. 생태탐방로를 연결한 둘레길을 조성하여 관광지로 개발하고 있는 시점에 수상태양광발전 시설은 분명히 걸림돌이 될 것은 뻔하다.저수지 둘레길 전체 구간에 걸쳐 낚시꾼들이 대물을 노리며 여유롭게 가을 햇살을 받고 있다. 대가저수지는 대물 붕어, 잉어가 잡히는 곳으로 유명하다. 저수지 구역이 넓어 전체에 진을 치고 낚시에 열중이다. 다만 낚시인들은 낚시 후 주변 환경을 깨끗이 하여 왔다가 돌아간 흔적을 남기지 않아야 이곳에서 오래도록 낚시를 즐길 수 있을 것이다.대가저수지 수문이 있는 곳은 저수지의 규모만큼이나 배수시설이 크고 엄청나다. 저수지의 물이 이곳을 통하여 고성천으로 흐르고 제방 반대편 끝에는 고성평야로 흐르는 배수구가 있다. 
배수구를 통하여 고성읍 시가지를 관통하던 수로가 있었는데 지금은 모두 복개하여 아는 사람은 별로 없다. 이 물로 너르디너른 고성바닥 들판의 논이란 논은 대가저수지의 물로 벼를 키워 가을이면 찰지고 꼬시고 맛있는 쌀로 고성사람들을 키우고 기르고 살찌웠을 것이다.

# 대가저수지 조성기념탑
대가저수지 수문 옆 둑에는 1942년 준공 10주년을 기념하여 세운 돌탑이 서 있다. 탑의 전면 위에는 ‘수택천추水澤千秋’라는 글귀가 선명하게 남아 있고 그 아래로는 한문으로 비문을 새겨 놓았다. 수택천추란 ‘물의 은택이 천년을 간다’라는 뜻으로 몽리구역의 주민들이 물 걱정 없이 대대로 영원토록 농사를 잘 짓기 바란다는 뜻이다. 비문 군데군데에는 돌로 찧어서 훼손해 놓았고 비문 뒤편에 있는 일본인의 이름에는 남김없이 돌로 찧었다. 
일본인에 대한 분노의 표출이라고는 하나 수치의 역사도 역사유물로 보존하여 반면교사로 삼아야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비문은 우리말로 옮긴 내용을 간추리면 이렇다. “농사짓기가 좋기는 하지만 가뭄을 쉽게 타고 때맞춰 비가 오지 않으면 흉년이 든다. 1929년 가뭄으로 백성들이 곤궁해지자 재계와 유지들이 경비를 내어 1931년 1월 16일 고성수리조합 창립위원회를 꾸리고 ◯◯토지개량회사에 설계를 맡겼다. 3월 6일 조선◯◯에 신청하여 31일에 인가를 얻은 다음 건설회사 가지마구미(鹿島組)에 맡겨 6월 1일 기공해 이듬해 5월 31일 완공했는데 42만9천560원(나랏돈 21만949원)이 들었다. 아래로 26척을 파고 강철을 시공하여 제방을 축조하니 높이 44척, 길이 1천146척이다. 집수면적 2천26정보, 만수면적 87정보, 최저 수심 45척, 저수용량 1천368정척(町尺)이다. 
간선수로 2가닥 7천838칸과 지선수로 5천952칸을 안배하는 한편 철근콘크리트로 차수벽을 만들어 고성천을 가로지르고 바닥의 옛 보를 보수하여 880정보에 물을 넉넉히 댈 수 있게 되었다.”(◯◯으로 표기된 부분은 훼손돼 확인할 수 없었다.) 대가저수지 축조 과정은 순조롭지 못했다. 임금이 적어 노동자들이 시위도 많이 했고, 공사 과정이 위험하여 다치고 죽은 사람들도 많았다. 이와 관련하여 수문 근처 연지산 산기슭 저수지가 잘 보이는 곳에 조그만 수호탑이 있는데 안에는 작은 불상이 있다. 
숨진 이들을 위로하고 무사고를 기원하기 위해 만든 건조물이다. 지금도 한국농어촌공사 고성·통영·거제지사에서는 해마다 음력 7월 17일에 제물을 진설하고 위령제를 올린다.저수지 둑 아래로 난 길을 걸어 배수구 쪽 계단으로 올라 2시간 정도 걸려 출발지에 도착하여 대가저수지 둘레길 탐방을 마무리한다. 아직 전체 구간 개발이 안 되어 제대로 된 안내판 하나 없지만, 대가저수지를 보면서 한 바퀴 돌아보는 데는 문제가 없다. 둘레길 전체가 평지로 걷는 데는 무리가 없는 코스다. 걷기뿐만 아니라 자전거를 이용한 탐방도 권할만하다.대가저수지는 수많은 철새가 겨울을 나고 있는 곳으로 둘레길을 만들 때 야생 동·식물을 연계한 생태환경과 대가저수지의 역사를 연계한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하면 대가저수지는 고성의 중요한 관광자원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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