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겨찾기+ 2025-07-05 21:22:20
회원가입기사쓰기전체기사보기원격
뉴스 > 디카시

정이향 시인이 읽어주는 디카시 240


고성신문 기자 / gosnews@hanmail.net입력 : 2019년 09월 20일
ⓒ 고성신문
빈 젖
박해경 시인

말라버린
엄마젖가슴


어머니 생각
축 처진 엄마 젖을 보았다.
손으로 만지작거렸던 기억이 아련하다.
엄마는 귀찮은 듯 손등으로 내 손을 내쳤던 생각이 난다. 지금 엄마 나이가 되고 보니, 만약 내 아들이 불쑥 나의 젖가슴으로 손을 집어넣는다면 우습기도 하고 쑥스러운 생각에 얼굴이 붉어질 것 같다. 
왜 그랬을까?
말랑말랑 처진 엄마 젖가슴은 어린아이 엉덩이처럼 만지는 촉감이 좋았다.
요양원에 계실 때 엄마 옷을 갈아입히는 핑계로 장난스럽게 “우리 엄마 젖 좀 만져 보자”라고 뒤적거리던 내 손에 마르고 거친 나뭇결 같은 엄마 젖가슴이 닿았다.
그러고 난 뒤, 며칠 만에 어머니는 돌아가셨다.
박해경 시인의 디카시 ‘빈 젖’은 우리 엄마들 속을 다 파먹은 채, 껍질만 남겨놓은 자식의 죄스러운 마음을 시로 담은 듯하다.
우리 어머니들 축 처진 빈젖들은 잘 계시는지?
아직은 더 파먹을 것이 있는지 두 눈 부릅뜨고 달려드는 우리 자식들은 아닌지.
‘사랑합니다’ 마음 속에 품었던 따뜻한 말을 담아 어머니를 찾아뵙고 싶다.
고성신문 기자 / gosnews@hanmail.net입력 : 2019년 09월 20일
- Copyrights ⓒ고성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스토리네이버블로그
이름 비밀번호
개인정보 유출, 권리침해, 욕설 및 특정지역 정치적 견해를 비하하는 내용을 게시할 경우 이용약관 및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포토뉴스
가장 많이 본 뉴스
만평
상호: 고성신문 / 주소: [52943]경남 고성군 고성읍 성내로123-12 JB빌딩 3층 / 사업자등록증 : 612-81-34689 / 발행인 : 백찬문 / 편집인 : 황수경
mail: gosnews@hanmail.net / Tel: 055-674-8377 / Fax : 055-674-8376 /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경남, 다01163 / 등록일 : 1997. 11. 10
Copyright ⓒ 고성신문 All Rights Reserved. 본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요강을 준함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백찬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