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읍 DS아이존빌 2차 아파트 놀이터에서 광견병 감염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진돗개가 어린이와 부모 등 4명을 마구 물어 상처를 입힌 사건이 발생해 주민들이 불안에 떨었다. 피해자들은 발생 당일 경찰이 광견병 예방접종 여부를 정확하게 확인하지 않은데다 주인이 사고 직후 개를 팔아버려 불안에 떨고 있다. 19일 고성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 16일 오후 6시께 아파트 놀이터에 5년생 수컷 흰색 진돗개 한 마리가 들어와 미끄럼틀 주변에서 놀고 있던 A(3)군 등 어린이 2명과 부녀자 2명을 물었다. 피해자 중에는 임신 8주째인 주부는 현재 병원에서 치료중에 있다. 이날 찍힌 CCTV에는 이 진돗개가 피해자들을 따라 다니며 30초 정도 계속 무는 장면이 고스란히 담겼다.
아파트 관리사무소 한 관계자는 “마치 사냥개처럼 어린 아이와 어른을 가리지 않고 마구 물어 놀이터 일대에 난리가 났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당시 부모들은 다친 아이들과 함께 좁은 미끄럼틀 위로 몸을 피했고 1분여 뒤에 개 주인 이모(44)씨가 나타난 후에야 긴박했던 상황이 끝났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이씨에게 광견병 예방접종 여부를 물었고 이씨는 “지난해에 접종을 했는데 구체적인 날짜는 모르겠다”고 대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당시엔 다친 분들을 빨리 병원으로 후송하고 상황을 파악하는게 중요했다”며 “예방 접종 여부를 당장 확인하는 게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경찰은 발생 사흘째인 지난 19일 한 동물병원에서 문제의 진돗개가 2011년 5월 3일에 광견병 예방접종을 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은 또 수소문 끝에 도살된 진돗개를 찾아 축산진흥원에 광견병 검사를 의뢰했다. 최만수 제일가축병원장은 “봄 가을에 1년에 한번씩 예방접종을 해야 하지만 이곳은 야생동물과 접촉이 많이 없어 현재까지 경기도 이남에는 별다른 문제는 없었다. 올들어 고성지역은 영현면 60, 대가면 100여 마리 등에 대해 예방주사를 놓았다고 말했다. 또한 개에 물리면 침에 있는 독소로 사람에 따라 통증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 원장은 “광견병 예방접종은 생후 3개월 이상된 개에게 일 년에 한 번씩 맞히도록 돼 있다”며 “사람이 개에 물릴 경우 열흘에서 보름 정도 개와 사람의 상태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에 개에게 물린 임산부는 다른 피해자들과 달리 태아 때문에 약물치료 등을 받지 못하고 있다. 그는 “이상 증상이 나타나는지 안 나타나는지 마냥 지켜보는 수밖에 없어 답답하고 걱정된다”며 “뱃속의 아기에게 아무 일도 없었으면 좋겠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한편 개 주인은 과실 치상혐의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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