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고성신문 |
|
|
 |
|
ⓒ 고성신문 |
|
|
 |
|
ⓒ 고성신문 |
|
|
 |
|
ⓒ 고성신문 |
|
동동숲 열린아동문학관 뜰 아래 비닐하우스 안에는 사막거북 설카타 두 마리가 산다. 동화작가 소중애 선생이 이름 지어준 ‘사하라’와 ‘홍해’다. -가물에 콩 나듯 사막에서 만나는 풀이나 선인장에게 병아리 눈물만큼의 물을 얻어 몸속에 모았다가 위험에 빠지면 그마저도 다 버린다.(정끝별의 「사막거북」 중에서) 사막거북의 수명은 약 150년, 동동숲의 사하라와 홍해는 숲에 온 지 약 10년, 생체나이 20년이 안 된 어린 생명이다. 그러나 동동숲의 8~90년생 소나무나 참나무보다 훨씬 오래 이 숲을 지켜볼 생물체임에는 분명하다.
그들은 입이 있고 손 같은 발이 있어도 말이나 글로 숲의 역사를 전해 줄 수는 없겠지만 100년 뒤를 지켜볼 눈이 있기에 경외감을 안 가질 수가 없다. 동동숲의 ‘오늘’은 적어도 100년 뒤를 생각하고, 그 100년에도 영원할 《열린아동문학》과 ‘열린아동문학상’과 ‘동시동화나무의 숲’을 위해 알뜰하고 부지런하게 존재하는 것이다. 2024년 동동숲은 너무 일찍 찾아온 어린 손님들로 북적였다. 산림복지진흥원 숲체험교육사업의 일환으로 펼친 <함께 놀아요, 내 친구 동동숲>에 8명의 강사가 209회의 숲체험교육으로 4천207명의 어린이들이 다녀갔다. 그리고 고성신문의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지역 공동체 활성화 프로젝트 지원사업으로 펼친 <숲과 책으로 만드는 아동친화 도시>에는 강연회 30회, 축제 1회로 789명이 참여했다. 이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이미 기부채납으로 조성된 진입로를 확장, 보수하고 안전 펜스를 설치했다. 어린이들의 안전을 위해 노란 버스가 수월하게 드나들게 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동동숲의 생각은 어린이의 안전도 중요하지만 ‘숲길’, -숲으로 들어오는 길-은 사철 꽃이 피고 산 냄새가 나는 길에 커다란 방점을 찍는다. ‘동시동화나무의 숲’은 ‘아동문학을 위한 숲’이지 ‘어린이만을 위한 숲’이 아니기 때문이다.
‘동시동화나무의 숲’은 《열린아동문학》에 우리나라를 대표할 아동문학가의 동시, 동화를 엄선해 싣고, 그중에서 후대에 남을 동시, 동화를 선정해 ‘열린아동문학상’을 시상해 그분들의 이름을 돌에 새기고, 나무를 심어 영원히 남게 하는 숲이다. 이름돌에 새겨진 아동문학가의 작품을 ‘열린아동문학관’에 비치된 《열린아동문학》이나 다음카페에서 찾아 읽을 수 있고, 그 분들의 모든 작품집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그래서 우리나라 아동문학가들의 꿈이 담겨있고 기쁨이 담겨있는 곳이다. ‘아동문학’은 ‘스며들게 하는 문학’이다.
어릴 때 읽은 책 한 권이 일생의 좌표가 될 수 있듯, ‘동시동화나무의 숲’은 교육장이 아니라 숲을 찾아온 개인의 마음마음에 자연의 향기와 아동문학의 향기를 스며들게 하는 숲이다. 우리는 올봄에 세 가닥의 산책로를 새로 만들면서 숲길을 완성했다. 기본은 들머리를 흙길로 만들고, 산 중턱에 있는 진달래 군락지를 돋보이게 했다. 그리고 고성군청에 이 진달래 군락지를 고성의 명소로 만들자고 했다. 거제 공곶이는 70년 전에 한 젊은 청년이 맨손으로 일군 동백나무·수선화 꽃동산이다. 시흥시와 구리시는 묘소 하나로 ‘한정동아동문학상’과 ‘방정환문학상’을 시상하고 있다.
동시동화나무의 숲은 이제 우리의 숲도 법인의 숲도 아니다. ‘고성의 숲’이다. 고성군이 미래를 바라보는 문화의 눈으로 챙기고, 고성군민이 후손에게 물려줄 아름다운 명소로 함께 가꾸어야 할 숲이다. 우리는 오직, 바라지는 않지만 그런 꿈을 꾸면서 묵묵히 한 그루 나무를 심고 가꿀 것이다. 한 권, 한 권 책을 펴낼 것이다. 4월 6일에는 ‘내 나무 데이’를 새로 만들어 숲에 나무가 있는 80여 명의 아동문학가들이 숲을 다녀갔고, 6월 1일 제14회 열린아동문학상은 차영미, 윤미경 선생이 수상했다. 지난 12월 13일 울산문화예술회관에서 차려진 제18회 서덕출문학상은 제13회 열린아동문학상을 받은 정은미 선생이 「신문지가 만난 진짜 세상」(열린아동문학 2022년 봄호)으로, 2024년 봄호에 실린 단편 「살구나무 골대」를 장편으로 개작해 장세련 선생이 받았다. 《열린아동문학》의 힘이다. 《열린아동문학》과 동시동화나무의 숲은 2025년 새해에도 더 따뜻한 세상을 꿈꾸며 조용히 앞으로 나아갈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