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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익천 동화작가의 ‘아동문학도시 고성’ 동동숲 아동문학 산책-73

동동숲의 한국 무지개 일러스트
고성신문 기자 / gosnews@hanmail.net입력 : 2024년 08월 09일
ⓒ 고성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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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동숲의 열린아동문학관 2층에는 벽면의 공간마다 서화 작품이 걸려있다. 동시인 박경종 선생과 동화작가 이동렬 선생의 휘호와 동화작가 이규희 선생의 그림이 걸려있고, 박홍근 선생의 자필 ‘나뭇잎 배’와 윤문영 화백의 그림도 있다. 그리고 맨 위쪽에 ‘한국 무지개 일러스트’라는 큰 글씨 아래 만화 같기도 하면서 사인판 같은 그림과 글씨로 빼곡한 큼직한 액자가 걸려있다.

1996년 10월 18일의 일이다. 그러니까 28년 전의 일이다. 아직 ‘일러스트’라는 말이 낯설던 시절. 우리나라 내로라하던 일러스트레이터들이 가입된 ‘한국 무지개 일러스트’ 회원들이 부산으로 스케치 여행을 왔다. ‘한국 무지개 일러스트’는 1981년 6월에 창립된 우리나라 최초의 일러스트레이터 모임이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버스 한 대로 내려온 회원들은 경부고속도로 종점에서 부산 MBC에 납치되었다. MBC의 취재 차량은 이 버스를 낙동강 끄트머리 을숙도로 유도했고, 가을을 맞아 무르익을 대로 무르익은 을숙도는 온통 갈대로 출렁거렸다. 석양 무렵의 을숙도는 환상적이다. 회원들의 손길은 스케치북 위에서 황홀하게 춤을 췄고 TV 카메라와 라디오 마이크는 회원들을 들뜨게 했다.

아쉬운 마음을 달래고 찾아온 곳은 민락동 ‘방파제횟집’, 회원들은 또 한 번 놀랜다. 바다 냄새가 물씬 풍기는 저녁상이 차려진 벽면에 회원들 이름이 그득 새겨진 환영 펼침막이 처져 있었던 것이다. ‘방파제’의 자연산 생선회와 궁합을 맞춘 ‘대선 소주’의 맛은 모두를 황홀하게 했다. 이때 켄트지 전지 한 장이 펼쳐지고 먹물과 붓, 크레파스, 파스텔이 가지런히 놓였다.
-부산과 ‘방파제’를 그려 주세요.
 
취기가 절정에 오른 일러스트레이터의 손길도 화려하고 황홀했다. 성에 차지 않은 김광배 선생은 따로 종이를 주문했다.
‘한국 무지개 일러스트 1996. 10. 18’ 아래 먹과 크레파스와 파스텔이 어우러졌다. 전성보, 홍성찬, 김광배, 이우범 선생 등 한국 신문, 교과서 일러스트 1세대를 비롯해 당시 주간지 지가를 올리던 강인촌, 김박, 김복태 선생 등에 한병호, 최성호, 송훈, 최충훈, 강낙규, 최준식, 최성호, 문조현, 하원언 선생이 합류해 세상에서 하나밖에 없는 작품이 탄생했다. 이 작품은 이내 액자로 만들어져 방파제횟집의 벽면을 장식하다가 열린아동문학관이 개관되면서 고성으로 옮겨왔다. 중간에 한 번 액자의 유리가 깨진 사이, 어느 기분 좋은 손님이 ‘00 학교 동기회’를 적어 두고 가 낭패를 겪었지만 현대의 복원술은 감탄할 만큼 완벽하게 복구했다.
 
이 일의 주선은 일러스트레이터 최준식 선생이 맡았다. 1980년대 초에 김해 공군부대에 근무하던 선생은 우연히 《어린이문예》를 접하고 삽화를 자청했다. 《어린이문예》도 주말에 맞춰 작업을 부탁했고, 제대 후에는 한 달에 한 번씩 부산에 내려오는 열성을 보여주었다. 1983년 1월부터는 아예 삽화 전체를 도맡아 하고 가끔 표지 그림도 그렸다.

공군을 제대할 때까지 술하고는 인연이 없던 수줍고 수줍은 최준식 선생은 《어린이문예》와 인연을 맺고부터는 조금씩 얼굴에 홍조를 띠는 날이 많아졌다. 부산의 바다와 주당들이 서서히 그를 ‘학습’ 시켰기 때문이다.
몇 년간 참으로 성실하고 고맙게 부산 나들이를 하던 최준식 선생은 1996년에는 ‘한국 무지개 일러스트’의 총무를 맡고 있었는데, 그해 가을 스케치 여행을 부산으로 정하고 모든 일을 기획한 것이다.
《어린이문예》를 통해 동화 속으로 스며든 선생은 곧 ‘동화나무’를 만들고 월간 《ILLUST》를 발행했다.

 2024년 8월호가 통권 302호, 그 역사도 만만치 않다. ‘한국 무지개 일러스트’ 회원인 윤문영 선생은 ‘열린아동문학상’ 상장에 얼굴 그림을 그리고, 회의 총무이면서 월간 《ILLUST》 편집위원이기도 한 김석진 선생은 우리 《열린아동문학》 미술 편집위원이기도 하니 ‘한국 무지개 일러스트’와 《열린아동문학》은 오래오래 동동숲과 함께할 것이다. 현재 회장은 김박 선생이다.
“이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고성신문 기자 / gosnews@hanmail.net입력 : 2024년 08월 0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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