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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성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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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밥
권현숙(디카시마니아)
닫힌 문 열고 나와
밥 정이라도 나누며 살라고
하늘은 수북수북
문간마다 고봉밥 차려놓는다
밥 한 번 먹읍시다
우리는 반가운 사람을 만날 때면 덥썩 손부터 잡고 밥 한번 먹자는 말을 쉬이 뱉는다. 이런 말을 하는 사람이나 듣는 사람 모두 기분 좋은 말이다. 서로 마음을 열고 수다스러운 밥상을 펴 보자는 것이다. 얼마나 정겨운 말인가. 권현숙 시인 <따뜻한 밥> 디카시는 도시의 빌딩 아파트 속에 앞집과 윗집 서로의 현관문을 굳게 닫고 누가 사는지 관심 없는 현대사회의 얼굴을 그대로 표출해 냈다. 오죽하면 “밥 정이라도 나누며 살라고/하늘은 수북수북 /문간마다 고봉밥 차려놓는다”// 디카시를 보면서 나의 이웃을 생각하게 한다. 닫힌 문을 열고 나와 이웃과 소통하며 한 지붕 가족처럼 지내야 한다는 말이다. 필자의 아파트에도 새로 이사 온 세대와 기존 세대와는 쉽게 친해지기가 어렵다는 것을 느낀다. 이웃에 대한 관심의 깊이가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일방적인 친절도 오해받기가 쉽기 때문에 조심한다는 것이 무관심으로 발전되는 것 같다. 누구의 탓도 아닐 것이다. 어디에 살든 사람다운 정이 오가는 이웃이 되었으면 하는 것이다. 영상에 보이는 이팝나무가 마치 수북수북 쌓인 고봉밥처럼 보인다. 4월 봄날 무엇을 먹어도 배부른 풍경이다. 닫힌 문을 열고 고봉밥처럼 보이는 이팝나무처럼 정이 듬뿍 담긴 넉넉한 인사로 이웃과 두터운 밥 정을 나누는 우리들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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