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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성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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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일취사문(디카시마니아)
인생이라는 것은
마지막 죽어갈 때
백지위에 유서 쓰는 일이다.
인생이란 어떤 빛깔로 남을까?
가을 문턱을 들어선지 오래다. 길거리에 떨어진 노오란 은행잎들이 깊어 가는 가을을 더 실감하게 한다. 사람들은 제각기 다른 방식으로 자신의 빛깔로 세상을 살고 있다. 어떻게 살았는지 어떻게 살 것인지 얼마나 많은 고민으로 선택하고 선택 당하는지 모를 일이지만 때로는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주위의 사랑이 힘이 되기도 하고 힘을 주기도 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인생이지 않을까? 일취사문시인 디카시 <인생>에서 마지막 죽어갈 때 백지 위에 유서 쓰는 일이라고 하니 가슴이 찡한 짧은 순간이 지나간다. 한번쯤 유서를 생각하면서 살아야하나? 백지 위의 유서는 사람들이 하고픈 말들을 아끼고 가는 길이 아닐까 싶다. 가끔 헛발짓으로 아닌 길도 걸어 본 경험들이 있을 것이다. 내가 걸어왔던 길에서 아니면 내가 걷고 싶었던 간절했던 길에서 어떤 순간이든 다 중요한 시점이지만 다 가질 수 없는 길에서 안타까운 말들이 남기는 한편의 시가 유서가 아닐까 싶다. 우리가 살아왔던 모든 길들이 유서라 생각한다면 앞으로 남은 생 또한 그러하리라. 인생의 디카시 영상처럼 군데군데 닳거나 이미 떨어져나가서 숭숭 뚫인 나뭇잎에 걸린 그물위로 비치는 푸른 하늘도 멋진 여백의 아름다움처럼 그 공허한 하늘에 웃음 하나 걸어두고 간다면 멋진 유서가 아닐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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