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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하는 바다의 삶, 고성에서 이룰 겁니다

삼산면 삼봉리 새우 양식장 준비 중
채원·채아·채호 3남매의 시골생활

최민화 기자 / 입력 : 2019년 11월 22일
ⓒ 고성신문
잘나가는 도시의 삶을 포기하고 어린 삼남매와 함께 고성에 살겠다고 찾아든 가족이 있다.30대 중반, 꽤나 이른 나이에 남들이 부러워할 만한 일상을 누릴 수 있게 됐다. 영업사원부터 시작해 지점장까지 승진하며 수입도 넉넉했다. 그런데 덜컥 바다사나이가 되기로 했다. 아내도 찬성이었다. 도시생활만 해온 36살 동갑내기 부부 이상민·박정선 씨와 6살 채원이와 4살 채아, 2살 채호 다섯 식구는 아무 연고도 없는 고성에 새로운 둥지를 틀게 됐다. 아빠 이상민 씨는 부산에서 나고 자란 도시사람이다. 엄마 박정선 씨는 양산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 그나마 가족들 중에서는 시골살이를 제일 잘 안다. 사람을 상대하는 직업인 탓에 스트레스도 술자리도 많았다. 몸이 안 좋아지는 게 느껴졌다. 회의가 들었다. 탄탄대로를 버리고 고성행을 택했을 때 주변에서는 말렸다. 부모님도 “농사는 아무나 짓냐”며 걱정부터 앞섰다. 하지만 뜻은 확고했다. 비온 뒤 새싹이 자라듯 하루가 다르게 쑥쑥 자라는 아이들의 교육문제도 고민이었다. 어릴 때부터 공부에 찌들고 경쟁에 익숙해지기보다 자연 속에서 자라게 하고 싶었다. 새로운 보금자리를 위해 이곳저곳 고민하던 끝에 고성 삼산면 삼봉리를 택했다. 지금은 읍에서 생활하며 삼봉리 어장을 오간다.“아이들이 자라면서 경제적인 부담도 커질 텐데 10년 후를 생각하니 직장생활이 썩 낙관적이지는 않았어요. 그러다 정부가 지원하는 청년귀어정책자금이 있다는 걸 알았어요. 한 번에 성공할 수는 없어도 열심히만 하면 잘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부산에서는 제법 큰 평수의 주상복합아파트에 살았다. 
여유 있는 생활을 할 수 있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기만 해도 마트가 있고 키즈카페가 있어서 건물 밖을 벗어나지 않아도 살 수 있었다. 하지만 아빠가 바쁘니 가족들이 한 자리에서 밥 먹을 시간조차 없었다.남편 이상민 씨가 처음 귀어 이야기를 꺼낼 때만 해도 박정선 씨는 100% 찬성하는 것은 아니었다.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지만 잘될 거라는 보장은 없었다. 자리잡기까지 시간도 걸릴 것이고, 시행착오도 겪어야 하니 걱정이 없었다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실패하더라도 한 살이라도 젊을 때 도전해보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산에서 살 적에 아직 어린 아이들도 사교육에 내몰리는 걸 보고 안타까웠어요. 남편도 저도 아이가 하고 싶은 것, 좋아하는 것을 시키자는 생각이거든요. 그러니까 고성에 오는 것에서 교육은 큰 걱정거리가 아니었어요. 고성 와보니 삼남매 둔 집도 많고 아이들도 많아서 아이 키우기 좋은 환경인가 보다, 싶어요.”부산에서는 아등바등하며 살았다. 돈 걱정은 안 했다고 해도 다른 집 아이들은 사교육을 몇 가지나 한다는데, 조바심 날 때도 있었다. 늘 경쟁이었다. 그런데 고성에 오니 그 조바심이 사라졌다. 시골살이가 다 그렇듯 당장 마트에 가려고 해도 차를 타고 가야 하고, 아이들이 하고 싶어 하는 걸 하려해도 도시로 나가야 한다. 소아과도 없으니 아이들이 아프면 덜컥 불안해진다.하지만 전통시장이 있어서 물가도 저렴하고 싱싱한 먹을거리들이 언제나 지천이다. 아이들도 시장 나들이는 즐겁다.사는 게 계획대로 다 되면 얼마나 좋을까. 부부는 나름대로 철저하게 계획을 세우고 귀어 교육을 받고, 새우 양식에 대해서도 공부해서 왔지만 현실은 조금 달랐다. 예상치 못한 일들이 생기고 수입은 없는 상황이다. 양식장 공사를 빨리 마쳐야 귀어정책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으니 마음이 급하다.귀어교육을 받으러 다니면서 다른 지역에 먼저 귀어한 선배들의 이야기를 귀담아 들었다. 시골인심도 전 같지 않고 외지인에게 텃새가 심하다는 이야기에 걱정도 됐다. 삼산면 삼봉리에 적당한 양식장 자리를 봐두고 오가며 주민들을 만나봤다. 텃새라곤 느낄 수가 없었다. 오히려 젊은 사람들이 힘든 바닷일을 시작한다며 격려해주고 조언해줬다.“동네 어르신들이 아들처럼 손자처럼 좋아해주십니다. 어촌계장님과 이장님도 크고 작은 일들에 도움을 많이 주시지요. 부딪히기 전에는 걱정이 많았는데 와서 보니 기우였어요. 처음 하는 일이라 좌충우돌하는데 제일 큰 도움이 됐어요. 정말 정말 감사하죠.”이상민·박정선 씨 부부가 꿈꾸는 미래는 ‘돈’이 아니다. 많은 돈을 벌면 좋기야 하겠지만 경제적 여유가 반드시 행복을 가져오지는 않는다. 도시생활에서 이미 그걸 느끼지 않았던가. 부부는 ‘함께하는 삶’을 그린다.“지인 한 명이 내년에 고성으로 귀어하려고 준비 중이에요. 당장 새우 양식이 대성공을 거두고 많은 돈을 벌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부산에 있는 또래들이 고성으로 귀어하고 제가 그들을 돕고, 그래서 같이 새우 양식이든 어업이든 우리끼리 공동체를 만들어 활동하고 싶어요. 노력하는 만큼 결실을 얻는 게 농사라고 하더라고요. 젊음이라는 든든한 밑천이 있는데 무슨 걱정입니까."
최민화 기자 / 입력 : 2019년 11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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