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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조금씩 천천히 자라는 것이 중요하단다”

마암면 출신 김영호 작가 신작 ‘바오바브 나무의 선물’
마다가스카르의 바오바브 나무와 아홉 살 온유의 이야기

최민화 기자 / 입력 : 2021년 01월 08일
ⓒ 고성신문
ⓒ 고성신문
태평하고 아름다운 바다가 있고 하늘을 떠받친 바오바브나무가 딴 세상 같은 풍경을 만들어 내는 섬, 마다가스카르. 보랏빛 자카란타가 흐드러진 안타나나리보에는 늘 미소를 입가에 매달고 사는 사람들이 있고, 몽골과 남아프리카에서 살았던 아홉 살 장온유가 산다. 마다가스카르의 순박하고 평화로운 일상을 담은 김영호 작가의 사진동화집 ‘바오바브 나무의 선물’이 출간됐다.
김영호 작가는 마암면에서 태어나 40여 년 전 동광초등학교에서 처음 교단을 밟았다. 평생을 교사가 천직인 줄 알고 살았다. 1983년 MBC신인문예상에 당선된 후 동화도 쓰고, 사진찍는 것이 좋아 초등학교 교장선생님으로 정년퇴임한 후에는 사진작가로도 살고 있다.
“코로나19로 아이들의 발걸음이 줄어든 학교 운동장에 온갖 잡초들이 자라고 있었습니다. 밟히고 묻혔던 풀씨가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우고 나비를 불러 모았습니다. 세상은 이렇게 오묘합니다. 사람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질서가 숨어있지요.”
마다가스카르에서 3주를 보내는 동안 수많은 아이를 만났고, 아이들의 눈망울 속에서 한없는 평화와 벅찬 미래를 느꼈다. 용기있고 담대하게 자라면 좋겠다 싶었다. 그 마음을 ‘바오바브 나무의 선물’에 담았다.
온유가 마다가스카르에서 만난 아이들은 학교에 다니지 않았다. 하지만 아이들은 자연의 무대 위에서 모두가 주인공이었다. 커다란 몸통 속에 수분을 넣어두고 메마른 아프리카 섬나라의 건조함을 버텨내는 바오바브 나무는 대자연 속에 잠든 온유를 포근히 품어준다.
‘바오바브 나무의 선물’은 보는 맛도 있다. 주홍빛과 보랏빛이 물든 하늘을 검은 바오바브 나무가 이고 있는 모습도, 자카란타 꽃비가 내리는 안타나나리보의 모습도, 검은 피부에 그보다 더 깊은 검은 눈동자에 우주를 담은 아이들도 모두 아름답기 짝이 없다. 비행길을 막은 코로나19가 원망스러울 정도로.
“600살 우리 엄마도 작고 연약한 시절이 있었대. 나는 가뭄이나 바람에 지지 않을 거야. 내 안에는 크고 아름다운 꿈이 있거든. 먼 훗날에는 지금의 엄마 자리를 내가 꼭 지킬 거야.”“조그만 네가 어떻게 엄마처럼 크게 자랄 수 있니?”“음, 이건 비밀인데…. 아주 조금씩 천천히 자라는 것이 중요하단다.”
아기바오바브나무의 비밀처럼 온유는 천천히, 하지만 분명히 자라고 있다. 온유와 바오바브나무의 이야기를 살짝 엿듣는 것, 동화책이지만 아이도 어른도 행복하게 하는 비밀공유다.
최민화 기자 / 입력 : 2021년 01월 0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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