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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성신문 |
최윤갑 전 재경고성향우회장 |
“고향 사랑에 한 가지 방법만 있겠습니까. 고향을 떠난 이라면 누구나 고향이 그립지요. 저의 태를 둔 고성이 고향 사랑을 나누고자 하는 겁니다.”
친구들이 배를 곯을 때도 배고픈 서러움을 모르고 자랐다. 사회에 나와서도 큰 굴곡 없이 성공가도를 달렸다. 기고만장할 법도 한데 그런 마음은 꿈에서도 가져본 적이 없다. 천성이 모난 데 없고, 주변에 아낌없이 베푸는 양친 슬하에서 자랐으니 나누고 베푸는 것이 당연했다. 최윤갑 전 재경고성향우회장은 언제나 고향 고성과 후배들을 위한 사랑을 전한다.
마암면장을 지낸 아버지와 넉넉한 성품의 어머니 사이에서 장남으로 태어났으니 기대도 한 몸에 받았다. 청년 최윤갑은 비료회사의 무역부에서 첫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해외여행이 자유롭지 못했던 시절, 무역회사에서 해외영업을 담당하던 엘리트였다.굴곡 없이 살아온 인생이라지만 사실 그게 제일 힘든 법이다. 1994년, 40대 초반에 회사를 박차고 나와 직물 원단 무역회사를 차렸다. 가장 큰 밑천은 부모님께 배운 신용과 정직, 동생들을 뒷바라지하며 익은 책임감이었다.
사업은 금세 자리 잡았다. 세월도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났다. 천지분간 못하던 어린 시절 기억 속의 고향이 그리웠다. 소를 끌고 누비던 마암면 들판도, 겨울이면 해도 뜨지 않은 새벽길을 걸어 오가던 등하굣길 그리고 그 길을 함께 했던 친구들까지, 모든 것이 그리웠다.
큰 어려움 없이 살아온 삶이 감사해 베풀고 살아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이왕이면 고향을 위한 나눔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고향에 대한 그리움과 함께 고향과 후배들을 위해 더 늦기 전에 뭔가 해보고 싶었다. 재경고성향우회를 찾았다. 재경고성향우회원으로 시작한 향우회는 시간이 지나면서 재경마암면향우회장, 재경고성중동문회장과 재경고성군향우회 감사, 부회장까지 이어졌다. 2017년에는 14대 재경고성향우회장으로 취임하면서 4천 명 가까운 재경향우회를 이끌었다. 재외고성향우회연합회장으로, 수만 명 향우들을 대표하기도 했다.
향우회 활동을 하면서 고향 발전을 위한 사업들을 펼쳤다. 2012년 재경고성향우회 부회장이던 시절 고향 후배들이 더 나은 환경에서 공부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담아 교육발전기금 1천만 원을 쾌척했다. 게다가 모교를 위해서도 정성을 전하고 있다.나눔과 베풂을 강조하며 늘 정직하게 살라 가르치셨던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에는 그 뜻을 받들어 조의금 500만 원을 이웃돕기 성금으로 고성군청에 기탁했다.
고향의 전통문화예술 발전을 위한 뜻도 남달랐다. 그래서 고성오광대보존회와 엄홍길휴먼재단에도 꾸준히 기부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고성의 정신, 제정구기념사업회에 재경고성향우회에서 지원금을 전달하기도 했다. 또 고성 출신 김형오 전 국회의장이 시작한 백범김구선생기념사업회에도 후원했다.향우회장으로 재임하면서는 향우들의 뜻을 모아 더욱 적극적으로 나눔을 실천했다.
2017년 신년인사회는 물론 재경고성향우회 역대회장 초청간담회를 개최하고 향우회에서 개최하는 큰 행사 때마다 최윤갑 회장은 고성에서 나는 취나물이나 멸치, 방울토마토 등 특산물을 선물로 전했다. 매년 그리운 고향의 산을 가족들과 함께 찾는 고향방문 등반행사 때는 경기불황으로 힘든 지역 소상공인과 전통시장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 위해 고성 전통시장 장보기 행사도 함께 열었다.
도시보다 부족할 수 있는 다양한 교육의 기회를 후배들에게 주고 싶었다. 그래서 아시아교류협회 고성 재학생 꿈토링 서울탐방행사, 명사와의 만남과 같은 기회를 마련해 고향의 후배들을 서울로 초청해 서울을 둘러볼 수 있게 했다. 지난해에는 고성에서 수도권 대학으로 진학한 후배들을 위한 환영회도 개최해 지역 출신 명사 선배들과 만남의 기회를 갖기도 했다.고향 이웃들에게 작으나마 도움을 주기 위해 고민도 많이 했다. 사회복지법인 주순애원과 지역 경로당에 세탁기를 전달했다.
고향 고성에서 큰 행사가 열린다는 소식이 들리면 앞장서서 홍보하고, 입장권을 미리 구매했다. 공룡엑스포에서는 누가 부탁하지 않아도 매번 입장권을 서둘러 구매하고 주변에 전한다. 금액을 떠나 고성을 알리고, 한 명이라도 더 고향을 찾는 모습을 보는 것이 그의 행복이다. 2017년 소가야문화제 때는 출향인민속경기에 재외고성인연합회 22개 단체와 함께 고향을 찾아 민속놀이를 즐기고, 기념품을 전하기도 했다.향우회 기금이 늘어나면 언젠가는 고향을 위한 실질적인 사업들을 할 수 있을 테니, 기금 확대는 꼭 이뤄야 할 일이었다. 최윤갑 회장이 재경고성향우회장을 맡았던 2016년 5천300만 원이었던 향우회기금은 2년 후 그가 회장직을 마칠 때쯤에는 7천200만 원으로 불어나 있었다.
“저 혼자 애쓴다고 온 세상을 바꿀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그러나 진심을 다해 나누고 봉사한다면 고향을 조금 더 살기 좋은 고장으로 만들 수는 있지 않을까요? 물론 당장 눈이 부시게 달라지진 않겠지만 향우들이 뜻과 마음을 모은다면 충분히 할 수 있습니다. 저는 그 중에 아주 조금이라도 힘을 보태고 싶습니다. 고향 고성의 미래에 늘 함께하고 싶습니다.”나눔과 베풂, 실천은 이 남자가 고향을 사랑하는 방법이기도 하지만 이미 생활처럼 습관이 돼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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