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얻는 만큼 잃는 것이 있게 마련이다


고성신문 기자 / gosnews@hanmail.net입력 : 2020년 11월 13일
ⓒ 고성신문
집 근처에 새길이 생겼다. 덕택에 대문 앞까지 자동차가 쉽게 들어와 바깥 출입하기가 편해졌다. 그러나 마냥 좋아할 것만은 아닌 것 같다. 처음에는 근처 땅값도 오르고 생활도 편리해
져서 새길의 혜택을 받는가 했는데, 어느 날부터인가 밤늦은 시간까지 들려오는 자동차 소음에 잠을 설치게 되었다. 특히 가끔 새벽잠을 깨우는 오토바이의 굉음은 심각하다. 도심에서 보던 바이크족의 횡포를 집 근처에서 보게 될 줄 상상도 못 했다. 옥상에 올라가 트인 전망을 보며 책을 읽던 낭만도 길이 생김과 동시에 끝났다. 개인적으로는 얻은 것보다 잃은 것이 더 많다고 하겠다. 그러나 돌아다니던 길을 질러갈 수 있어 많은 사람이 편리해졌다니 그것으로 위안을 삼을 수밖에 없다. 남을 생각하는 배려가 부족한 일부 운전자들의 시민 의식은 아쉽지만, 세상을 나 좋은 대로만 살 수 없지 않은가? 이웃과 함께 살려면 이 정도의 손해는 어쩔 수 없이 감내해야 한다.
이렇듯 서로 주고받으며 사는 것이 세상이거늘, 우리 주변에는 그런 사소한 불편을 인정하지 않아 갈등을 불러오는 일이 많다. 물론 불편하면 당연히 말을 해야 한다. 성숙한 시민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불편을 참는 것이 능사가 아니며 오히려 문제 해결을 어렵게 하는 때도 있다. 그러나 말을 하기 전에 자신만의 편의를 위한 불평‧불만이 아닌지 생각해 볼 일이다. 자신이 원한다고 다수의 사람이 원할 것이라는 착각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최근 지역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송학 사거리의 신호등 문제나, 상리의 풍력 발전소 설치 문제, 배둔의 의류 세탁소 건립 문제 등은 지역과 개인 이기주의가 혼재되어 표출된 사안들이다. 지역민들의 의견을 무시한 채 진행되던 상리와 배둔의 사안은 행정의 개입으로 취소하거나 숨 고르기를 하고 있지만, 고충 해소를 위한 민원으로 시작된 신호등 문제는 아직도 논쟁이 진행 중이다. 신호등 체제를 운영하면 불편한 사람도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갈등이야 이전에 없던 시설이 생기면서 나온 것이기에 백번 이해한다고 하지만, 이 땅에 사람이 거주하기 시작하면서부터 수천 년 동안 문제 될 것이 없던 것이 최근 들어 갈등으로 떠오르는 일도 있어 안타깝다. 토착민과 귀농‧귀촌인과의 갈등이다. 두말할 것도 없이 고성은 인구 5만 남짓의 작은 시골이다. 물 좋고 공기가 맑아 주거 지역으로는 최고의 조건을 갖춘 곳이지만 대신에 감수해야 할 것도 있다. 의료 혜택을 비롯하여 제대로 된 문화생활을 누리기에는 부족함이 많다. 특히 주 산업이 농축산업과 수산업이다 보니 이로 인한 폐해도 무시하기 어렵다. 축산 오·폐물이나 패각에서 생기는 냄새는 사업장에서 가까이 사는 사람들에게 언제나 민원의 대상이 되어 왔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업장이 마을에서 일정 거리 떨어져 있어 큰 갈등으로 발전하는 일은 없었다.
문제는 최근 들어 이런 오·폐물에 대한 민원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주변에서 거름 냄새가 난다’, ‘인근 축사 때문에 살 수가 없다’, ‘패각을 논밭에 뿌렸다’, ‘농약 냄새가 심하다’, ‘새벽부터 농약을 치는 소리에 잠을 잘 수가 없다’ 등등이다. 그리고 그런 민원의 중심에는 귀촌인이 있다. 귀농인들이야 자신이 직접 농‧축산업에 종사하니까 시골 정서를 이해하지만, 귀촌인들의 경우는 그렇지 못하다. 물론 고성으로 이사를 와 한 가족이 된 마당에 토착과 귀농‧귀촌을 따지고 싶은 마음은 없다. 다만 행여 귀촌을 ‘먹고 사는 걱정 없이 취미 활동으로 텃밭 농사나 지으며 여가를 보내는 농촌의 삶’이라고 생각하고 이사 온 분이 있다면 착각하고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을 뿐이다.
고성은 그런 곳이다. 새벽부터 논밭에 약을 치고 거름을 내는 곳이 시골이다. 농부라는 직업은 예부터 새벽 일찍 일어나 거름 내고 농약을 치는 게 생활이었다. 너도나도 그렇게 살았기에 옷에서 거름 냄새가 나도 흉보지 않는 것이 이곳의 정서였다. 그러기에 시골에서 살려고 마음을 먹었으면 그런 불편은 당연히 감수해야 한다. 고성이 그런 곳인 줄 모르고 왔다면 어리석은 것이고, 거름 냄새가 구수하다고 느끼지 못한다면 실패한 귀촌이다. 혹시 이마저 거부하고 더 편안한 귀촌을 생각한다면 문명의 발길이 뜸한 무인도나 깊은 산골로 들어가야만 할 것이다.
그 외에도 개인 이기주의에 의한 민원이 참 많다. 내가 편리하면 남의 불편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이기심으로 이웃끼리 얼굴을 붉히는 일이 허다하다. 이쪽 사람 불편을 해소하면 저쪽 사람이 문제를 제기하니 중재하는 행정의 입장도 참 난처하다. 세상은 혼자만 사는 곳이 아니다. 더불어 살 려면 내 것을 내놓아야 얻는 것도 있는 법이다. 냄새나는 거름이 없다면 밥상에 제대로 된 음식이 올라갈 수 없다. 소음으로 시끄러운 발전소가 없다면 사람들은 깜깜한 밤을 보내야 할 것이다. 신호등 앞의 기다림이 있어야 안전이 있고, 전력 시설이나 세탁소가 있어야 안락한 생활을 누릴 수 있다. 도로를 얻은 대신 소음을 감수해야 하듯이, 시골의 내음을 받아들여야 건강한 시골 생활이 있는 법이다.
혹시나 불편하다면 내가 내놓을 것이 없는지 먼저 한 번 찾아보자. 혹시 소통이 부족해서 그런 불편이 온 것은 아닌지 돌아보자. 내 것을 내놓고, 어려운 사람과 나누고, 이웃과 소통하면 갈등은 현저히 줄어들 것이다.

“이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고성신문 기자 / gosnews@hanmail.net입력 : 2020년 11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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