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에는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한 명도 없어 군민들의 우려를 사고 있다. A씨는 “가족들 때문에 응급실을 이용할 일이 종종 생기는데 최근 의정 갈등으로 응급실 뺑뺑이 등 언론 보도를 접하는 데다 고성은 응급의학 전문의도 없다고 하니 불안감이 생긴다”라면서 “고성처럼 고령화가 심각한 지역에서 응급실 이용 환자는 많아질 수밖에 없는데 응급의학 전문의가 없다면 즉각적으로 대처할 수 없을 것 같아 우려스럽다”라고 말했다.
B씨는 “몇 해 전 아버지가 뇌출혈로 밤에 갑자기 쓰러져 119에 신고해 고성군내 병원으로 이동하려 했으나 밤인 데다 응급 전문의가 없어 처치가 불가능해 진주 경상대학병원으로 이송했다. 당시 시간이 많이 지체되면서 생명을 잃을 수도 있는 긴박한 상황이었다”라면서 “정부가 지역의료를 개선하겠다지만 몇 년이 걸릴지 알 수 없으니 적절한 보건의료혜택을 위해 군이 적극 나서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군내에는 강병원이 지역응급의료기관, 더조은병원이 응급의료기관 외의 의료기관(응급의료시설)로 지정, 운영되고 있다. 두 곳 모두 24시간 운영하며 응급환자를 진료하고 있지만 응급의학과 전문의는 없는 상황이다. 조선기자재 생산, 선박수리, 제조업, 농업 등에 종사하는 사람이 많은 고성군의 특성상 응급상황 중 외과 처치가 많은 상황이다. 지역응급의료기관인 강병원은 정형외과와 외과 전문의가 각 1명씩, 2명이 전담으로 배치돼있다.
고성군 보건소 관계자는 “2022년 12월부터 약 10회에 걸쳐 응급의학 전문의 채용공고를 계속 내고 있는데 채용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전문의도 구하기 힘든데 응급의학과 전문의는 더더욱 구하기 힘들어 계속 노력하고 있다. 우리 군뿐 아니라 다른 지역도 비슷한 형편”이라고 밝혔다. 응급의학과 전문의는 일반의와 같은 의학교육을 받는 데 이어 긴급상황에 대처할 수 있도록 3년간의 추가적 전문교육을 거친다. 이 과정에서 응급치료, 신속진단, 응급수술 등 응급의학분야에 특화된 전문지식을 습득하는 것은 물론 현장상황 판단능력, 응급처치능력 향상을 위한 시뮬레이션 훈련, 실습 등이 진행된다. 이 때문에 일반의는 응급상황에서 응급의학 전문의보다 역할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지적과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런 특성상 인력 자체도 적을뿐더러 연봉도 높을 수밖에 없다.
현재 고성군은 응급실 전담 인력에 약 2억 원의 인건비를 지원하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응급의학 전문의의 연봉으로 4억 원 이상을 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의료인력을 구하지 못하고 있다. 보건소 관계자는 “중증환자의 응급상황 발생 시 지역응급의료기관에서 전문의가 판단해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도록 안내하고 있다”라면서 “계속해 공고 및 모집을 통해 응급의학과 전문의 확보를 시도하는 동시에 군내 응급의료에 공백이 생기지 않고 즉각 대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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