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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진 교육의 현장에서 방황하는 아이들


고성신문 기자 / gosnews@hanmail.net입력 : 2017년 12월 29일
“이 편에서는 너나 할 것 없이 이 모양을 구경스럽게 바라본다. 모두 허물없는 웃음기를 얼굴에 띄우고 있다. 어떤 사람은 청년이 몸을 비틀며 팔을 허우적거릴 때마다 자기도 모르게, 어구 어구 소리를 지르며 참말 한번 저 사람이 다리에서 물 가운데로 떨어지면 더 구경스러우리라는 생각을 하는 듯 했으나 청년이 그러면서도 무사히 다리를 다 건너자 모두 다행이었다는 기색이 누구의 얼굴에나 떠돈다.”황순원의 ‘물 한 모금’이라는 소설에 나오는 대목이다. 소나기가 내리는 중에 한 청년이 성급하게 다리를 건너는 모습을 강 건너편 헛간에서 비를 피하던 사람들이 지켜보고 있는 장면인데 짧은 글 속에서 인간의 이중성을 엿볼 수 있다. 아무런 은원(恩怨)이 없는 청년임에도 불구하고 그가 물에 빠지면 재미있을 것이라는 비이성적인 충동과 함께 그가 물에 빠지지 않아 다행이라는 이성적인 모습을 함께 보이고 있다. 그런데 두 가지의 모순된 감정 중에 어느 것이 더 인간의 본질에 가까운 모습인지 알 수가 없다. 어쩌면 두 가지 성질을 모두 가지고 있는 것이 인간인지도 모르겠다.우리는 두 가지 성질 중 착한 성질을 보일 때 ‘인간답다’고 말하고, 나쁜 성질을 보일 때는 ‘짐승 같다’고 한다. 그런데 정말 그럴까? 인간이 짐승보다 선한 것이 사실일까? 인간의 생활상을 보면 반드시 그런 것 같지만은 않다. 동물의 세계에서 인간은 짐승보다 더 잔인한 행동을 많이 하기 때문이다. 짐승들은 먹이를 구할 때 외에는 살생을 잘 하지 않는다. 특히 종족을 살상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러나 인간은 그렇지 않다. 배가 고프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살상을 하고 종족을 죽이기를 예사로 한다. 그런 예는 일본이 저지른 난징 대학살이나, 캄보디아의 킬링필드, 그리고 최근 미얀마에서 일어나고 있는 로힝야족 집단학살에서 찾아볼 수 있다. 그 뿐인가? 독일의 유태인 학살과 일본 731부대의 생체실험은 인간의 잔인성을 극단으로 보여주는 예이다.그런데 우리 민족도 잔인성을 따지자면 그렇게 만만한 민족은 아니다. 6·25 전쟁 때야 어쩔 수 없다고 하더라도 그 전후로 남북한에서 일어난 보도연맹 학살이나 인민재판은 우리 민족의 잔인성을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이다. 대부분 이념이 다르다는 이유로 억울하게 죽임을 당했지만 설사 죄를 지은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대창으로 찔러 죽이고 돌로 쳐 죽이는 것이 인간으로 할 수 있는 일이던가? 이런 행위를 하는 인간이 어떻게 짐승보다 더 낫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그러나 전쟁을 겪고 난 후 의식주 해결을 위한 경제 발전과 더불어 인권을 소중하게 여기는 풍토가 제도적으로 자리를 잡아 가면서 동족상잔의 상처도 아물고 있다. 또한 민주주의가 자리 잡아 가는 과정에서 일부 인권 탄압 사례가 있었지만 그래도 과거보다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사회가 변하고 있다. 사회적으로 약자였던 여성이나 청소년들이 대우를 받는 세상으로 바뀌고, 심지어 큰 죄를 지어도 사형을 집행하지 않을 만큼 인간의 존엄성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나라가 되었다. 그래서 ‘이제는 살 만한 세상이 되었구나.’ 하고 한숨을 돌리는가 했더니 엉뚱한 곳에서 상처가 재발되어 버렸다.얼마 전 여학생들이 후배 여학생을 피투성이가 되도록 때려놓고 시시덕거리는 모습을 보았다. 한때 사랑했다는 여성을 짐승처럼 끌고 다니며 때리는 남자를 보았다. 자신을 낳아준 부모를 폭행하고 죽이는 패륜아들을 보았다. 그들에게 인간이라는 이름을 붙일 수 있을까? 그들에게서 청소년들의 순수성을 찾을 수가 있을까? 세상이 어떻게 되려고 그런지 모르지만 이제는 텔레비전 켜기가 겁나고 신문 펼치기가 두렵다. 연일 싸우는 이야기 아니면 죽이는 이야기이다. 곧 전쟁이라도 날 듯 여기 저기 분쟁이 일어나고 타락한 세상 이야기가 눈과 귀를 어지럽힌다. 그런 어수선한 사회의 영향일까? 요즘 들어 부쩍 늘어난 청소년 범죄는 세상을 더욱 암울하게 한다. 학교 폭력에서부터 데이트 폭력에 살인까지 입에 올리기도 끔찍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특히 인천 여자어린이 살인 사건은 그 사악함을 말로 표현하기 힘들다. 어디서부터 잘못되어 있을까? 누가 이런 반사회적 괴물들을 만들어 냈을까? 그 원인이 어른들에게 있음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 청소년들이 처음부터 그렇게 비뚤어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특히 한때 우리나라 교육의 철학이었던 지식 위주의 줄 세우기 교육이 이런 괴물들을 만든 것은 아닐까? 줄 세우기에서 밀려나온 아이들은 그들이 살아나갈 미래 사회의 불확실성에 불안해질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불평등한 가정환경이나 교육환경, 사회와 국가에 대한 불만 등 성장의 과정에서 겪는 복합적인 요소가 작용되어 이성을 잃고 인간으로서 상상할 수 없는 잔인성이 나타난 것은 아닐까? 그러면서도 아이들에게는 모범적이지 못한 어른들, 비도덕적이고 사악한 어른들, 사익(私益)을 좇아 나라를 거덜내면서도 부끄러워할 줄 모르는 정치지도자들, 이런 어른들이 청소년들을 짐승보다 못한 인간으로 만든 것은 아닐까?무너진 교육 현장에서 방황하는 아이들을 본다. 그들은 우리 사회가 만들어낸 괴물이면서도 한 편으로는 잘못된 교육의 피해자이기도 하다. 이제는 반성을 해야 할 때이다. 아이들을 무한한 경쟁 속에 몰아넣고 하나의 길로만 달리게 해서는 안 된다. 줄 세우기로 인간의 값어치를 따질 것이 아니라 인간 한 사람마다 다른 존엄성이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 아이들에게 자신이 걷고 있는 모든 길이 다 소중하다는 것을 알려 사회적 낙오자가 없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어른들이 모범을 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의 아이들이 인간성을 되찾을 수 있도록 이제라도 올바른 교육을 했으면 좋겠다.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인간으로 사는 방법을 가르쳐야 할 책임이 있다. 교육은 아이들의 비인간화를 막고 올바른 인간으로 자라게 가르치는 과정이다. 교육은 기계적인 지식인을 길러내는 것이 아니고 생각하고 느끼는 인간을 만드는 과정이다. 인간성을 찾아주는 교육, 그것이 참다운 교육이라고 하겠다.눈 뜨면 청소년 범죄로 얼룩진 어수선한 아침 뉴스를 보면서 교육의 중요성을 새삼 느낀다.
고성신문 기자 / gosnews@hanmail.net입력 : 2017년 12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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