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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약계층에 일자리를 제공하는 사회적 농업

7천여 곳에 달하는 이탈리아 치유농장
사회적 농업을 법으로 제정해 농가지원
지자체 20개 중 12곳에서도 지원조례 제정

황영호 기자 / gosnews@hanmail.net입력 : 2019년 08월 09일
ⓒ 고성신문
네덜란드에서는 치유농업이 개별 농장이 주축으로 운영되고 있는 반면 이탈리아에서는 치유농업을 사회적 협동조합이 주축이 돼 운영되고 있다. 이탈리아에서는 치유농업을 사회적 농업이란 용어로 건강과 보건부분이 치유와 고용의 원동력이 되고 농가들도 잠재적 소득의 향상수단으로 인식하고 있다. 특히 사회적 농업을 지원하는 법이나 제도도 상대적으로 발달돼 현재 치유농장은 이탈리아 전역에 7천 여 곳에 이르고 있다. 

# 사회적 농업
사회적 농업은 농업의 사회적 역할을 나타내기 위한 용어로 곧 사회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농업을 일컫는다. 이는 기존의 농업이 제공하는 더 폭넓은 개념인 다원적 기능에 포함된다. 다원적 기능은 영농활동을 통해 창출되는 것이 기본이므로 사회적 서비스 또한 농장에서 이뤄지는 영농, 생산, 또는 농업활동의 산물이어야 한다. 또한 사회적 서비스가 일반적인 다원적 기능과 다른 점은 그 서비스의 직접 대상자가 모든 사람들이 아닌 사회적으로 취약한 사람들이란 점이다. 곧 사회적으로 취약하다고 정의된 사람들에게 초점을 맞춰 이러한 다원적 기능이 제공되는 형태다. 사회적으로 취약한 계층은 국가나 공동체의 선택에 의해 다양하게 정의될 수 있으나 보통 지적 및 신체장애나 질환을 지닌 자, 사회나 교육체제에 적응하지 못한 자, 노인이나 청소년, 장기 실업자 등을 포함한다. 이에 따라 사회적 서비스의 내용은 이들의 사회적 기능을 돕거나 강화하는데 도움이 되는 건강, 재활, 사회통합, 교육, 고용 등으로 구성돼 있다. 사회적 농업에 관한 공식적인 정의는 없으나 사회적 농업은 건강, 교육과 훈련, 사회통합과 포용, 지역개발 등의 이익을 창출할 목적 아래 취약계층을 서비스 대상으로 영농 및 기타 농업활동과 연계해 제공하는 여러 가지 사회적 바람직한 서비스로 규정할 수 있다.

# 역사와 발전 과정
유럽에서 초기 형태의 사회적 농업은 이미 중세 이전부터 존재했다. 주로 수도원이나 병원에서 부속된 정원들이 치료와 요양 서비스를 제공했다. 중세 시대에는 이른바 농촌지역에 치료마을이 조성돼 정신병자나 순례자들을 돌보기도 했는데 그 대표적인 사례가 벨기에의 길이다. 70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 명맥을 잇는 이 농촌마을은 찾아온 정신병자들을 가족처럼 돌보는 이른바 통합된 공동체 치유방식을 지켜오고 있다.근대적 사회적 농업은 사회적 보호시설의 일환으로 농장과 농가조직이 형성되면서 등장했다. 곧 수도원이나 병원의 부속 정원에서 농장과 농업관련 단체에 의한 치유기반의 돌봄 서비스로 발전하게 된 것이다. 이러한 사회적 농업은 1800년대 후분에서 독일에서 비롯됐다. 1960년대에 식품 가격이 하락하면서 농업이 위축됐고 이에 따라 사회적 농업 또한 주춤한 모습을 나타냈다. 그러나 1970년대에 이탈리아가 제도적으로 운용하던 정신병원 등의 시설들을 폐쇄하고 사회적 협동조합에 의한 서비스를 도입하면서 사회적 농업이 재점화되는 계기를 마련했다.

# 이탈리아의 농업
이탈리아의 농업 및 농촌지역에서는 지난 수십 년간 전통적인 농업경제가 위축되면서 농업 인력이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 이런 와중에서 집약적인 영농방식, 농식품생산망의 확대, 상품의 표준화 등이 촉진된 반면에 농업인의 경제 및 사회기능을 약화시키는 경향이 나타났다. 이에 대한 대응으로 농촌지역에서는 사회복지 서비스를 생산함으로써 새로운 농촌개발 목표를 추구하는 협동조합이 생겨났다. 이는 사회적 농업과 친환경 치유에 관한 폭 넓은 운동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사회적 농업이란 용어는 2004년부터 사용하기 시작했지만 사실상 이러한 사회적 서비스를 창출해온 농가들이나 농업인 조직 등은 훨씬 이전부터 존재했다.이탈리아 사회적 농업의 특징은 이른바 사회적 협동조합이 주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이탈리아에서 사회적 농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된 배경은 1978년에 법률 제180호에 의해 정신병원이 폐쇄되면서 이를 대체할 서비스가 필요하게 됐기 때문이다. 1979년에 사회적 농업이 이탈리아 중부에 위치한 플로렌스(Florence)시에서 나타났다.이후 사회적 농업이 주목받으면서 오늘날 약 2천 곳의 농장이 전국에 분포되었고 이들 중 상당수가 협동조합의 형태를 지니고 있으며, 전체 70% 농장이 유기농업을 하고 있다.이처럼 사회적 농업이 이탈리아에서 발전하게 된 배경은 경제위기가 오랫동안 지속되면서 사회적 영향이 비대칭적으로 나타났고 사회적 불평등이 증대되고 있으며, 특정 계층에 더욱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공공재원의 감소와 기타 여러 이유로 사회적 보호망이 압박받고 기후나 환경적요인으로 천연자원의 질과 양이 줄었고 천연자원은 농업활동의 핵심 기반으로 전통적인 정치 및 대표성에 위기가 나타났다.이탈리아에서 사회적 농업 서비스를 공급하는 주체들은 공공부문, 민간부문, 비영리기구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먼저 공공부문으로는 학교, 병원, 교도소 등이 참여한다. 민간부문은 주로 수익을 추구하는 조직으로 전통적인 가족농과 민간 건강기관 등이 포함된다.비영리기구 또는 제3부문에 속하는 단체들은 이탈리아의 주요 특징으로 지적되는 사회 협동조합, 연합체, 치료 공동체, NGO 등이다.

# 사회적 협동조합
제3부문에 속하는 사회적 협동조합은 사회적 기업의 가장 일반적인 형태로 존재한다. 특히 이탈리아에서 사회협동조합은 복지서비스를 생산하는 중심된 역할을 수행한다. 1970년대 말부터 가시화된 사회적 협동조합 운동은 공공기관에 의한 서비스에 만족하지 못하거나 아예 서비스 자체가 존재하지 않은 것에 대한 대응 측면에서 출발했다. 1990년대 중반부터는 사회적 협동조합이 진보적 제도로서 발전하면서 공공기관에 대한 경제적 측면의 의존과 전략적 측면의 운영방식 요건을 충족시켜 왔다. 이 시기에 사회 협동조합이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공공정책의 의제로서 사업을 위탁해 운영해왔다. 1990년 말에 닥친 세계적 경제 위기 탓에 지역 금융과 공공지출 측면에서 재조직화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특히 노인이나 취약계층의 돌봄 서비스처럼 예산이 많이 소요되는 사업에 대한 서비스 합리화와 비용 절감 방안이 촉진됐다. 또한 행정 규제나 활동의 표준화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이에 따라 지역 행정기관의 직접적인 사업에 변화가 나타나고 사회 서비스의 시장화가 증대됨에 따라 많은 사회 협동조합들이 그들의 생산 활동을 공공수요에 맞추기 시작했다. 2005년에는 사회 협동조합의 75%가량이 가정 지원과 노인 및 취약계층 거주지 돌봄 등 준 공공부문에 참여해 서비스를 제공했다. 비용절감을 위해 지역의 행정기관들은 경쟁에 기반을 둔 계약을 통해 서비스의 위탁을 증대시켰고 사회적 협동조합은 시장에서 서로 경쟁하면서 서비스의 표준화의 압박을 받게 됐다.이러한 환경변화에 대응하는 측면에서 사회적 협동조합의 규모가 확대돼 오면서 오늘날에 이르렀다.사회적 협동조합은 사회적 기업의 한 형태로 공공적인 측면에서 그 중요성을 지닌다. 법에 따르면 사회적 협동조합의 목표는 두 가지다. 첫째로 복지와 건강 및 교육 서비스를 통한 관리, 어린이, 장애인, 노인 등 대상으로 하고 둘째로 취약계층의 노동통합에 관한 사회의 관심사항을 추구, 장기실업자, 중독자, 발달장애인, 범법자 등을 대상으로 한다. 이 가운데 복지와 건강 및 교육 서비스를 추구하는 협동조합을 A형 또는 서비스 협동조합으로 지칭하고 나머지는 B형 또는 노동통합협동조합이라 한다.2005년 기준으로 7천363개 협동조합 중 59%가 A형이고 B형이 33%, 이 둘의 혼합형이 나머지를 차지했다. 사회적 협동조합에 고용된 종사자 수는 전체 노동력의 1.4%인 약 30만 명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지 않으나 도시의 복지서비스 지출에서 사회적 협동조합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8년 기준으로 절반 가량이나 된다.사회적 협동조합에는 임금노동자, 수혜자, 봉사자, 투자자, 공공기관 등 다양한 이해당사자들이 조합원으로 참여할 수 있다. 특히 B형 사회적 협동조합의 경우 그 조합원의 30% 이상이 서비스가 목표로 하는 취약계층 사람들이어야 한다.사실 사회적 협동조합은 도시나 도시인에게 더욱 접근 가능한 조직이다. 그러나 1990년대 중반부터 농업과 축산 같은 농업 및 농촌활동에 기반을 둔 사회적 협동조합이 증가하기 시작했다. 2005년에 571개의 사회적 협동조합이 농촌지역에 있었는데 2010년에는 그 수가 2배로 늘어났다.

# 법 제정을 통해 지원
2015년 8월에 이탈리아는 세계 최초로 사회적 농업을 국가의 법으로 승인했다. 이는 사회적 농업이 사회적으로 널리 인정받았음을 뜻하며, 이를 토대로 더욱 발전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이 법에 따라 사회적 농가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농가의 연간 매출액에서 농산물이 차지하는 비중이 30% 이상이어야 한다. 이 법이 규정하고 있는 사회적 농장과 농업 협동조합이 추구해야 할 목표는 다음과 같다. 취약계층 사람들의 노동 통합을 위한 서비스 제공, 사회통합을 촉진하기 위해 유무형 농업자원을 사용하여 지역사회에 필요한 서비스 제공, 전통적 의료치료를 지원하기 위한 치유 및 건강 서비스 제공, 사회적 농장 또는 교육 목적의 농장에 의한 환경 및 식품교육과 관련된 프로젝트의 시행 등이다.사회적 농업에 대한 지원 내용은 공공식당에 농산물의 판매지원, 공공장소에 농산물의 판매처 설치, 국영 농지에 대한 우선 사용권 부여, EU 공동농업정책의 농촌개발프로그램을 통한 지원, 지역과 민간단체를 대표하는 20명 회원으로 구성된 국립 관측소의 도입 등이다.이탈리아에서 농업 및 사회정책은 주로 지방정부에 의해 수행되고 있는데 이러한 측면에서 사회적 농업에 대한 조례 또한 중요하다. 2016년 20개주 가운데 12주가 사회적 농업에 관한 조례를 가지고 있다. 

# 농업단체 콜디레티
이탈리아 농업단체인 콜디레티(Coldiretti)는 각 개별단위의 농축수산 생산자들의 조합으로서 1944년 파올로 보노미(Paolo Bonomi)에 의해 설립됐다.콜디레티는 각각의 생산물들의 가치를 산정, 유통시장에 소개하고 각 개별농장장의 생산물에 대한 품질보증을 통해 지역농업발전, 지역 환경보전과 경제성장을 추구하고 있다. 이탈리아 19개 주의 농업인 단체 및 97개 지역의 농장주 단체가 참여하고 현재 160만 명의 회원들이 가입돼있다. 특히 콜디레티가 농업인 권익을 대변하는 조합연합체 형태의 조직이라면 콜디레티 내에는 여러 협회들이 회사의 형태로 존재한다. 여러 단체 중 소비자들이 주주로 한 사회재단인 캄파냐 아미카(Campagna Amica)는 유통단계를 축소하고 소비자와의 연계를 통해 이탈리아 농업인들의 권익보호에 앞장서고 있다. 특히 재단에서는 범죄자와 이민자 등을 대상으로 농가와 연계해 일자리를 제공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다니엘레 타폰(Daniele Taffon) 캄파냐 아미카 책임자는 “상대적으로 구직이 힘든 범죄자나 이민자 등을 대상으로 농가에 소개해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다”면서 “이를 통해 인력이 부족한 농촌에 인력을 제공하고 농촌이 다시 살아날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했다. 또 “이들이 농가에 취업할 때에는 유럽연합과 이탈리아 정부, 지자체에서도 보조금을 지원하기 때문에 농가소득향상에 도움이 된다”면서 “캄파냐 아미카에서는 이들이 생산한 농산물들을 브랜드화하고 직거래 장터도 열어 높은 가격으로 판매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설명했다.다니엘레 타폰은 “현재 이탈리아 내에 치유농장은 7천여 농가로 추산되고 있다. 이중 1천여 농가는 자신들이 치유농업을 하는지도 모른 채 운영하고 있는 곳도 있다”면서 “치유농가로 지원을 받는 농가들은 교육프로그램을 주기적으로 받아야 하고 이용객들도 자신의 특성에 맞는 농장으로 배정돼 일을 하게 된다”고 했다. 다니엘레 타폰은 치유농업은 농촌의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새로운 산업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정부나 지자체의 지원이 없다면 운영이 어려울 것이라고 조언했다.그는 “이탈리아에서는 사회복지 서비스 개념으로 사회적 농업이 발달되어 왔기 때문에 이에 따른 법이 제정됐고 유럽연합이나 정부, 지자체의 지원이 있기 때문에 노동력이 다소 부족한 사람들이 농가에 취업을 하더라도 농가는 보조금을 지원받아 더 많은 소득을 올릴 수 있지만 농가에서 이러한 사람들을 채용해 운영하기는 사실상 어렵다”고 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황영호 기자 / gosnews@hanmail.net입력 : 2019년 08월 0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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