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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자연스러운 일상이 되면 방법이 보인다

일본, 어리석고 미련하다는 뜻 대신 ‘인지증’ 단어 사용
초고령사회 일본의 인지증 대응방법, 오렌지 플랜
인지증 환자도 일상을 영위할 수 있는 인지증 친화도시 우지시

최민화 기자 / 입력 : 2019년 05월 31일
ⓒ 고성신문
고령화는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다. 이미 세계는 고령화를 사회적 문제이자 과제로 삼고 있다. 고령인구의 증가는 노인성 질환의 증가를 불러오고, 이는 곧 의료비로 인한 가계부담과 함께 의료복지정책 등 사회적 비용의 급증로 이어진다.세계보건기구 WHO는 지난 2017년 5월 제네바 보건 총회에서 국제적 치매공동대응 계획(Global Action Plan on the public health response to dementia) 수립을 만장일치로 채택해 발표했다. 국제적 치매공동대응 계획에는 치매환자와 보호자의 존엄성, 존중받을 권리, 자율성과 평등성을 보장하는 사회 구축 비전이 제시됐다. 또한 이를 실현하기 위해 범국가적 치매 관리 정책 수립을 강조했다.이보다 앞서 2012년에는 영국과 미국, 프랑스, 이탈리아, 러시아, 캐나다, 독일, 일본 등 8개국이 G8 치매수뇌회담을 개최하기도 했다. 이러한 세계적 추세 속에 각 나라별 현황에 맞는 치매 정책들이 속속 진행되고 있다. 5년 후 치매 환자가 10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이는 우리나라 역시 치매 국가책임제를 추진하고 있다. 세계는 지금 치매와의 전쟁 중이다.

# 초고령화 사회 일본의 대응
 ‘오렌지플랜’일본은 인구수 세계 11위 국가다. 그리고 빠르게 늙어가는 나라다. 지난해 기준 인구 1억2천700여 명 중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3천600여 명으로, 전체 인구의 28.1%를 기록했다. 총 인구는 감소하고 있지만 평균수명은 남자 81세, 여자 87세로 오히려 높아지고 있다. 일본은 이미 2006년 고령화율 20%를 넘기면서 세계에서 가장 빨리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10여 년만에 65세 이상 인구는 총 인구의 4분의 1을 넘겼다. 사상 유례없는 고령화 속도다. 이 때문에 일본에서는 65세부터 74세까지를 전기 고령자, 75세부터 후기 고령자로 분류하기에 이르렀다. 치매 환자도 덩달아 급증하는 형편이다.치매는 어리석을 癡(치), 어리석을 呆(매)를 써서 ‘어리석고 미련하다’는 뜻이다. 일본에서는 2004년부터 일상생활은 물론 공식문서에도 ‘치매’ 대신 ‘인지증(認知症)’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고 있다.일본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65세 이상 인지증 환자는 2012년 462만 명이었던 인지증 노인인구는 2015년 약 520만명으로, 고령인구의 16%를 차지했다. 추세를 분석한 전문가들은 2025년에는 65세 이상 인지증 환자가 약 700만명으로, 전체 고령인구의 20%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급속한 고령화와 함께 인지증 환자의 수가 급증하자 일본 정부는 ‘인지증 대강(大綱)’을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베이비부머인 단카이(團塊) 세대가 모두 75세 이상으로 접어드는 2025년까지 70대 인지증 환자수를 2025년까지 6년 간 6% 줄이겠다는 계획이다. 목표수치가 달성된다면 2018년 3.6%인 70~74세 인지증 환자 비율은 3.4%로, 75~79세는 10.4%에서 9.8%로 낮아진다.인지증 대강 발표 이전부터 추진돼온 ‘오렌지플랜’ 또한 눈길을 끈다. 일본은 2012년부터 인지증 대책인 오렌지플랜은 보건, 의료, 복지분야 전반에 걸친 종합 프로젝트다. 오렌지플랜의 주황색은 노년의 노을을 뜻한다.기존 오렌지플랜이 환자 중심 정책이었다면 2015년부터 시행된 ‘신(新) 오렌지플랜’은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대응체계가 변화했다. 현행 오렌지플랜은 후생노동성과 내각부, 경찰청, 금융기관청, 소비자청 등 11개 부처가 공조체제를 구축하고, 지역사회가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있다.이 플랜의 추진으로 일본에서는 인지증 친화마을을 조성하고, 지역별 센터에서 다양한 사회참여활동 기회를 제공하는 등 인지증 환자와 가족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있다. 일본에서 인지증 환자는 보호받아야 할 대상이 아니라 지역사회에서 함께 생활하는 이웃이라는 개념이 자리 잡았다. 인지증 환자를 격리하고 치료하는 것에만 집중하는 것은 의료비와 복지비용의 상승은 물론 환자와 가족들에게도 부담이 된다는 지적이 배경이다. 신 오렌지 플랜은 인지증 환자와 가족의 ‘삶의 질’ 향상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 ‘인지증 환자가 살기 편한 마을’ 
일본 교토부 우지시교토에서 전철로 30분이면 도착하는 우지시는 차(茶)로 유명한 지역이다. 역전의 쓰레기통조차 차항아리 모양이다. 우지시는 신 오렌지 플랜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다. 이미 2015년에 ‘인지증 환자가 살기 편한 마을’로 선언했다. 선언문에는 인지증 환자의 인권 존중과 생활 보장 등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우지시는 일본 내 인지증 환자가 증가추세를 보이면서 다른 지역보다 빨리 인지증에 대처하기 시작했다. 우지에서는 개호, 의료 등 다양한 지원을 통해 지금은 일본 내에서도 롤모델로 꼽히고 있다.인지증 친화마을이라고 해서 도심과 다른 아주 특별한 시설이 설치돼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들여다 보면 인지증 환자들이 살기 편한 마을임은 분명하다.우지시에서는 차 관련 상품과 함께 레몬 캐릭터가 자주 눈에 띈다. ‘레몬 에이드(Lemon-Aid)’가 활성화돼 있기 때문이다.우지시청 건강장수부 하라 마유미 계장은 “인지증을 상징하는 오렌지색 이전 단계가 레몬색이라는 점에 착안해 인지증 발전 이전에 예방하고, 인지증 환자라고 해도 일상생활을 발병 전과 다름없이 영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지시의 레몬 에이드”라고 설명했다.레몬에이드는 생활밀착형 서비스다. 우지시에는 ‘인지증 얼라이언스(연합)’가 구축돼있다. 강제성을 가진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은행을 비롯한 공기업은 물론 편의점, 상점과 농원, 택시 등 운수회사, 택배회사 등 56개 업체가 인지증 얼라이언스에 가입돼있다. 인지증 환자들의 특성은 어떤지, 배회 중인 인지증 환자를 발견할 경우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등을 숙지하고 있다.하라 마유미 계장은 “예를 들어 은행을 방문해 통장을 반복적으로 만든다거나 택배회사, 상점 등에서 같은 상품을 계속 주문하는 경우 인지증을 의심해 적절히 대처하는 방법 등에 대해 얼라이언스가 공유한다”면서 “인지증 환자라고 해도 일상과 격리되지 않고 함께 생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최고의 공적 서비스인 레몬에이드”라고 말했다.우지시 내에는 6개의 건강복지서비스 제공 단체가 운영되고 있다. 이들 단체는 방문개호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인지증 환자와 가족들을 위한 교육 및 체험 프로그램은 물론 기업, 단체와의 협력을 통해 인지증 환자들의 사회참여 기회를 제공한다.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서는 인지증 관련 교육도 진행된다. 실제 인지증 환자가 강사로 나서기도 한다. 지역민들에게 어릴 때부터 인지증에 대한 바른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서다. 인지증 환자들은 상담사가 되기도 한다. 인지증 발병 후 대처방식에 대해 가장 잘 아는 사람은 인지증 환자라는 것이 그들의 생각이다.우지시가 인지증 친화마을 선언 이전 ‘인지증은 무서운 질환’이라는 인식이 이 지역에도 존재했다. 그러나 인지증 얼라이언스 운영을 포함한 레몬에이드, 교육 등 적극적인 대응 이후 인지증에 대한 인식은 확연히 달라졌다. ‘인지증은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는 자연스러운 현상’이자 ‘인지증 환자라도 일상생활을 유지할 수 있다’는 생각이 자리 잡았다.고성의 고령화는 전국 평균보다 훨씬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인지증의 급증은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올해 1월, 인지증 환자의 배회 사망사고가 또다시 반복될 가능성은 상존한다. 우지시의 사례에서 보듯 인지증은 ‘무서운 질환’이 아니라 ‘일상’이 돼야 한다. 
“본 취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최민화 기자 / 입력 : 2019년 05월 3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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