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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어 하나가 생각을 바꾼다 ‘처녀작→첫 작품’ ‘여직원→직원’ 여성이 기록하고 여성을 기억하는 공간 ‘여기’ 성평등도서관

서울시여성가족재단 성평등 언어 사전 눈길
‘그녀→그’ ‘유모차→유아차’ ‘저출산→저출생’
“나는 여씨가 아닙니다”
직업을 가진 여성에게 붙은 ‘여’자를 빼주세요
:
국내 최초 젠더라이브러리 성평등도서관
성평등 역사를 기억하고 기록하는 모두의 공간

황수경 기자 / gosnews@hanmail.net입력 : 2018년 11월 23일
ⓒ 고성신문
# 단어 하나가 생각을 바꾼다“
아빠는 유모차를 끌 수 없나요? 어린 아이를 태워 밀고 다니는 수레를 뜻하는 ‘유모차(乳母車)’라는 단어는 ‘어미 모(母)
자만 들어가 평등육아 개념에 반합니다. 아이가 중심이 되는 ‘유아차(乳兒車)’가 더 성평등한 표현입니다.”(성차별 언어 바꾸기 시민 제안 내용 중)서울시여성가족재단(대표이사 강경희)은 서울시 성평등주간(7월1~7월 7일)을 맞아 생활 속에서 흔히 사용하는 성차별 언어를 시민과 함께 개선하는 ‘단어 하나가 생각을 바꾼다! 서울시 성평등 언어사전’ 결과를 발표했다.지난 5월 30일부터 6월 11일까지 진행된 이번 시민 참여 캠페인에는 총 608건의 시민 의견이 제안됐다. 내용 중에는 △직업 앞에 ‘여’자를 붙이는 것 △학교명 앞에 ‘여자’를 넣는 것 △여성의 대명사를 ‘그녀’로 표현하는 것 △처음 한다는 표현으로 ‘처녀’를 쓰는 등의 성차별적 언어 습관과 △미혼 △자궁 △몰래카메라 등의 성차별적 단어 등이 포함됐다.서울시여성가족재단은 이러한 시민 제안 내용들을 국어 및 여성계 전문가로 구성된 자문회의를 통해 사회적 영향력이 높아 우선적으로 공유·확산해야 할 10건을 선정, 결과를 발표했다.

# “나는 여씨가 아닙니다” 
제일 많이 제안된 것(608건 중 100건)은 직업을 가진 여성에게 붙은 ‘여’자를 빼는 것으로, 여직원, 여교수, 여의사, 여기자, 여비서, 여군, 여경 등을 직원, 교수, 의사, 기자, 비서, 군인, 경찰 등으로 부르자는 것이다.남성의 경우 ‘남’자를 붙이지 않는게 일반적인데 반해, 여성에게는 ‘여’자를 붙이기 때문이다.마찬가지로 여자고등학교에만 붙은 ‘여자’를 빼고 ‘00고등학교’라고 학교명을 붙이자는 의견이 선정됐다. 남자만 다니는 남자고등학교의 경우 ‘00고등학교’라고 이름은 지은데 반해 여자만 다니는 여자고등학교의 경우 교명에 여자라는 단어를 넣고 있기 때문이다.

# 총각은 처녀작을 못 만드나요?
아빠는 유모차를 끌 수 없나요?두 번째로 많은 시민들이 제안한 것(608건 중 50건)은 일이나 행동 등을 처음 한다는 의미로 붙이는 ‘처녀’를 ‘첫’으로 바꿔 처녀작, 처녀출판, 처녀출전, 처녀비행, 처녀등반, 처녀항해 등을 첫 작품, 첫 출판, 첫 출전, 첫 비행, 첫 등반, 첫 항해 등으로 바꾸자는 것이다.단어 속에 아이와 엄마라는 말이 들어가 엄마만 끌어야 할 것 같은 ‘유모차’를 유아 중심으로 표현하는 ‘유아차’로 바꾸자는 시민 제안도 선정됐다.

# 그녀→그, 저출산→저출생, 미 혼→비혼, 몰래카메라→불법 촬영 3인칭 대명사인 ‘그녀(女)’를 ‘그’로 인구문제의 책임이 여성에게 있는 것으로 오인될 소지가 있는 ‘저출산(低出産)’을 ‘저출생(低出生)’으로, ‘미혼(未婚)’을 ‘비혼(非婚)’으로, ‘자궁(子宮)’을 ‘포궁(胞宮)’으로, 성범죄 등에 악용되고 있는 ‘몰래카메라’를 범죄임이 명확한 ‘불법촬영’으로, 가해자 중심적 용어 ‘리벤지 포르노(revenge porno)’를 ‘디지털 성범죄’로 바꾸자는 제안도 포함됐다.서울시여성가족재단은 시민제안으로 선정된 ‘서울시 성평등 언어사전’을 더 많은 시민과 공유할 수 있도록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 및 홍보물 등을 만들어 확산하고 있다.정선재 경영기획실 기획행정팀 차장은 “습관적으로 혹은 대체할 말이 없어서 성 차별적인 언어들을 쓰는 경우가 많다. 단어 하나가 생각을 바꾸고, 생각을 바꾸면 행동을 바꿀 수 있다. 시민들이 제안한 성평등 언어가 서울시의 생활 속 성평등 의식을 높일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 성평등도서관 여기
서울시와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이 시민들과 함께 만드는 성평등정책 전문도서관인 ‘성평등도서관 여기’. ‘성평등도서관 여기’는 여성이 기록하고 여성을 기억하는 공간, 바로 이곳(Here)이라는 의미를 담고 태어난 국내 최초의 젠더라이브러리이다.서울시와 시 자치단체, 유관기관의 정책자료, 여성단체 현장을 기록을 모아 정책박람회, 전시, 교육 등 시민과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살아있는 도서관으로 평가받고 있다.서울시여성가족재단은 성평등도서관 여기가 이 땅의 성평등 역사를 기억하고 기록하는 모두의 공간이 될 것이라는 것을 확신하고 있다.서울시여성가족재단은 ‘성평등 도시 서울’을 실현하기 위해 설립된 서울시 출연기관이다. 여성가족 관련 정책을 개발하고 성평등 네트워크와 소통공간 활성화로 ‘서울시 여성과 가족을 위한 성평등 플랫폼’ 역할을 하고 있는 곳이다.

# ‘여성이 행복해야 서울이 행복하다’
성평등도서관 여기는 서울 동작구 대방동 서울여성플라자 내 2층에 857㎡ 규모로 마련돼 있다.이곳에는 서울시와 25개 자치구의 여성정책 자료, 여성운동·여성단체·여성기관 자료가 모여 있고 관련 모임과 토론, 전시 등을 열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다.도서관 이름은 시민공모전 등 다양한 의견수렴을 통해 결정됐다. 서울시의 성평등을 바라보는 인식을 보여주기에는 부족함이 없었다. ‘여성이 행복해야 서울이 행복하다’라는 자치단체장의 생각이 잘 드러나 있었다. 여성플라자 1층에는 손으로 만든 수공예품을 만들어서 판매할 수 있도록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이를 통해 자활을 돕는 것이다. 벽면에는 여성들을 위한 정보가 담긴 안내책자들이 보기좋게 정리되어 있다. ‘여성을 위한 꼼꼼 서울-여성종합가이드북’, ‘여성안심특별시’, ‘소녀돌봄약국’ 공공자료부터 ‘여성환경연대’, ‘성폭력상담소’ 등 NGO 소개 책자까지 여성들은 언제든 친숙하게 이들과 만날 수 있다.서울시와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은 여성단체 등이 기증한 여성사 관련 자료를 디지털화해 영구 보존하고 시민에게 공개하고 있다. 부천서 성고문사건(1986), 서울대 신교수사건(1992), 여성국제전범 기록물, 위안부 자료집 등 여성사와 관련된 당시 종이 기록물은 물론, 기사스크랩자료 약 1만 장과 포스터 67종 122장, 기념품 80개 등도 디지털화되어 보관 중이다.

# 도서관이면서 기억공간
2016년 강남역 여성 살해사건 당시 작성된 시민 추모 메시지(포스트잇) 3만5천여 장도 정리되어 있다. 서울시와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은 이같은 내용으로 ‘성평등 정책·현장자료 디지털아카이브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서울시는 2015년 개관 초기 여성관련 분야의 개인, NGO, 여성단체로부터 관련 자료를 기증받았다. 이 곳은 도서관이면서 ‘기억공간’의 역할도 하고 있다. 강남역 여성 살해사건 추모메시지를 담은 포스트잇은 스캔 작업을 통해 기억존에서 만날 수 있다. 도서관 구성은 보기도 쉽고 자유로웠다. 중심에 마련된 ‘기억존 강남역 10번출구’도 이채로웠다. 그곳에는 “기록되지 않는 역사는 기억될 수 없고 기억하지 않으면 달라지지 않습니다”라는 문구가 새겨겨 있었다.서울시는 여성이 안전하고 행복한 도시, 남성과 여성이 평등한 도시를 설계하고 있다.서울시의 앞서가는 고민을 지금 고성에서 예사로 넘길 수 없는 것은 왜일까?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황수경 기자 / gosnews@hanmail.net입력 : 2018년 11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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