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돼지열병(ASF)으로 인해 방역에 온힘을 쏟고 있는 양돈농가가 설상가상으로 돼지가격까지 폭락해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양돈농가에 따르면 올 | | 산지돼지가격이 좋을 때에는 100㎏ 기준 45만 원까지 출하가 됐지만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인해 돼지고기 소비가 위축되면서 이제는 23만 원에 출하되고 있다고 밝혔다.
한 양돈농가는 “아프리카돼지열병 발병 이후 방역만으로도 고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데 이제는 돼지가격까지 폭락해 생계까지 위협받고 있다”면서 “사료 값도 오르고 많은 돈을 들여 힘들게 키운 돼지를 생산비도 되지 않는 가격으로 판매하려고 하니 미칠 노릇”이라고 하소연했다.그는 “돼지가격이 오를 때까지 기다렸다 판매하려고 해도 출하시기에 맞춰 판매를 하지 않으면 질이 떨어지기 때문에 안 팔 수도 없다”면서 “현재로서는 돼지고기 소비위축이 지속되면 돼지사육을 접어야 될 판”이라고 덧붙였다.
돼지고기 산지가격이 폭락하자 지난달 기준 돼지고기 도매가격도 ㎏당 3천156원으로 지난해 보다 19.3%, 평년보다 20.5% 낮은 수준으로 판매되고 있다.이처럼 돼지가격이 폭락하는 데는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소비자들 사이에서 돼지고기 소비에 대한 막연한 불안이 생기고 이것이 소비위축으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본부가 10월 소비자 52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지난해 10월보다 돼지고기 소비를 줄였다는 응답이 45.4%로 나타났다.반면 늘렸다는 응답은 4.9%에 불과했으며, 돼지고기 소비를 줄인 이유로 ‘돼지고기 안전성이 의심돼’가 70.3%에 달해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인한 불안감이 소비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파악됐다.여기에다 산지와 도매 돼지고기가격은 내렸지만 소비가격에는 반영이 되지 않았고 특히 돼지고기를 전문으로 판매하는 음식점에서 가격이 변동이 없는 것도 돼지고기 소비부진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
일부 군민들은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했다고 해도 시중에 유통되는 돼지고기는 안전하고 사람에게는 전염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돼지농가에서는 가격이 내렸다고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지만 정작 소비자들은 내린 가격에 대해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돼지고기 소비촉진을 위해서는 마트나 음식점에서도 돼지고기 가격을 내려야 한다”고 지적했다.일각에서는 산지돼지고기 가격이 시중가격에도 반영이 될 수 있도록 유통구조 등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