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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우농가에서는 “죽겠다”는 말이 봇물처럼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는 지난해 추석 이후 한우값이 줄곧 내림세를 타고 있는 데다 사료값마저 올라 생산비 부 담이 커지면서 농가들이 이중고를 겪고 있기 때문이다. 농가에서는 소 값이 많이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오른 사료값을 내기 위해서 손해를 보면서 울며 겨자먹기로 소를 내다팔고 있다. 또 앞으로 사료값이 한두 차례더 오를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는 데다 각종 기자재값마저 오르고 있어 근심은 쌓여만 가고 있다.
특히 소값이 높았던 2년 전 송아지를 구입한 뒤 한우를 키우고 있는 농가들의 경우 손실액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빚더미에 앉을 지경이다. 이승혁(하이면·49)씨는 축사운영을 어떻게 하고 있냐는 말에 첫 마디가 “죽겠다”는 대답이었다.
이씨는 “2년 전 송아지를 평균 260만원 이상 주고 산 뒤 2년 동안 사료값만 250만원 가량 들어갔다. 하지만 요즘 암소한마리 값이 500만원선에 거래되고 있어 본전 찾기도 힘들다”며 더군다나 조금만 잘못 키우면 330만원까지 떨어져 마리당 170만원까지 손해를 보고 팔아야 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은 다른 농사를 지어 얻은 수익을 축사운영에서 발생되는 손실을 메우고 있는 실정”이라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해 근근이 축사를 운영해나가고 있지만 앞으로 어떻게 해야 될지 막막한 심정이라고 하소연했다.
백인상(거류면·32)씨도 “10여년동안 아버지와 함께 한우를 사육하고 있지만 IMF 이후 이렇게 소값이 떨어진 적은 처음”이라며 잘 키워서 팔아봐야 본전을 찾기도 힘들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백씨는 “지금 시세로는 본전은커녕 손해 보기 일쑤지만 사료값을 충당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소를 내다 팔고 있는 실정”이라며 자신의 농장에서는 법인설립으로 우수한 조사료를 직접 생산해서 조사료 가격을 아끼고 있지만 어렵기는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또 “엎친 데 겹친 격으로 두차례나 오른 사료값이 또 오른다고 하고 12월부터 캐나다산 소고기까지 수입된다고 하니 미칠지경”이라며 앞으로가 더 걱정이라고 푸념했다.
농가들은 “정부의 구체적인 대책과 구제역 이후 크게 위축된 한우 소비를 늘릴 수 있는 방안이 나와야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축산농가에서 피땀 흘려 키운 안심 먹을거리인 한우를 소비자들도 많이 먹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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