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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올해는 지방정치의 봄도 같이 와서 더욱 의미 깊다. 지방자치를 실시한 지가 10년이 넘었고, 지방의 명운이 좌우될 5ㆍ31 지방선거도 얼마 남지 않았다. 모처럼 지방정가(정당)는 활기로 가득 차다.
기초의회정당공천제와 의원 유급제 도입 덕분이다. 주식시세로 치자면 연일 정치주가가 오르고 있는 셈이다. 지역 연고의 기득권이 높은 정당일수록 더욱 상종가를 치고 있다.
그동안 지방자치가 잘 되어서, 지방정치를 잘해서, 지역민이 지방 정치를 아끼고 사랑해서 이렇게 정치주가가 올라가고 있다면 얼마나 가슴 설레고 기분 짱이겠는가. 솔직한 기분으로 주가 조작 같은 기분이 들어 찜찜하다.
언론 매체나 여론 계층을 통해서 각 지역의 수명에서 십 수명에 이르는 예비후보자들의 정보들이 쏟아지고 있다.
후보자가 많은 것이 한편으로 선택의 입장에서 좋은 일이지만 문제는 지역민이 믿고 사랑하는 후보자들이 별로 없다는 데 있다. 정당의 문턱은 수많은 정치 지망생들로 반질거리고, 사람과 정치 자금이 몰리고 있는데, 왠지 선수(후보자), 심판(유권자), 구단(정당) 사람들 그렇게 썩 기분 좋은 얼굴은 아니다.
선수들은 사색이 되어 있고, 구단 측 사람들은 뭔가 먹을 걸 못 먹은 기색이고, 심판들은 무관심이 도를 넘쳐, 이번 경기에 심판 출전을 포기할 자세다. 큰일이다.
경기에 심판이 되어야 할 지역민(유권자)이 권한과 임무를 회피할 조짐이 보인다.
4년마다 돌아오는 월드컵 경기는 손꼽아 기다리면서, 지방정치 축제가 되어야 할 지방선거는 그저 까마귀 활 본 듯 하는 것은, 왜 그럴까. 이번에도 겉만 그렇지 경기의 내용은 뻔한(?) 모양이다.
겉은 약간의 이벤트성의 경기로 고친 것은 사실이지만 내용은 거의 짜고 치는 고스톱(?)식이다. 그러니 지역민들에게 제대로 먹혀 들지 않고, 더욱 방관과 냉소주의가 가증될 수밖에 없다.
한마디로 심판 없는 경기가 될까 두렵다. 결국 선수들은 기회만 생기면 부정을 하려고 혈안이 될 것이고, 결국 심판과 관전자 없는 최악의 경기로 끝나지나 않을지.
지역민의 세금으로 지급되는 의원 보수가 새로운 형태의 변형된 정치자금의 먹이사슬 구실이 되지나 않을까.
지금 강 시장-약 의회형의 지방자치구조에서 자치단체장의 권한은 과히 제왕적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막강하다.
특히 지역연고에 깊은 뿌리를 둔 정당이나, 감시나 견제기능이 상대적으로 덜한 농촌지역의 자치단체에서는 자치단체장의 비전이나 전문성, 도덕성이나 청렴성, 현장문제 해결 능력의 여부에 따라서 지역과 지역민의 생사여탈권이 달려 있다고 본다.
지방권력구조상 정책결정에 가장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집단이 선거에 의해서 당선된 집단들로, 자치단체장과 지방의회인 것이다. 그만큼 이번 선거는 정말 중요하다.
장정 열 명이 도둑 하나 잡지 못한다는 말이 있듯이, 감시기관에서 미치지 못하는 부분은 지역민이 주심이 되어 엄정하게 심판해야 한다.
고양이에게 생선가게를 맡길 수는 없지 않은가. 이번 선거에서 관중이 되지 말고 심판이 되라. 그것도 주심이 되어 엄정하게 이번 경기를 주도해서 지방자치의 축제로 이끌어야 한다.
선거란 경기에 엄격히 심판의 자세가 되어야 하는 데도 그저 관중의 입장이 되어 자기의 중요한 의무와 권한을 소홀히 해버리는 경우가 되어버린다면 곧 부메랑이 되어 우리에게 돌아 올 것이다.
그래도 지금까지는 잘못된 부분은 정부에서 어느 정도까지는 통제를 했지만 지방권력이 비정상적으로 비대해져 버리면 정부의 통제권에서보다 정당의 비호 아래 숨어서 모든 것을 정당식 논리로 대응하는 현상이 발생할지도 모른다.
필자는 대학에서 학생들에게 강의하면서 줄 곳 지방의회의 정당공천제나 의원 유급제를 찬성해왔고 주장해왔다.
근거는 책임정치와 머슴론이다. 지방정치의 잘잘못에 대해 정당의 책임 소재가 확실해야 하며, 지방의원을 지역머슴으로 확실하게 부리려면 그에 상응하는 보상을 해주어야 한다는 것이 나의 주장이다.
단, 현실적 대안으론 지방정치에 지역민의 적극적인 참여가 수반되어야 할 것이며, 선거 때만의 일시적인 참여가 아니라 내내 심판의 입장, 즉 주심의 입장에서 감시 감독, 적발, 대안 제시, 주민소환까지도 할 수 있도록 멋진 심판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미 주사위는 던져졌다. 천지개벽이 일어나지 않는 이상, 경기는 계획대로 진행될 것이다. 선수들이여! 제발 부탁하지만 멋지게 페어플레이 하자.
지역민들은 주심이 되어 엄정한 심판을 해서 이번 선거가 지방자치의 축제가 되도록 하자. 앞으로, 세상은 넓고 할 일 또한 얼마나 많은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