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오광대 탈, 장승 등 500여 점 전시
가장 오래된 신앙탈 ‘목심칠면 탈’ 눈길
마산에서 통영으로 이어지는 국도14호선변인 고성읍 율대리에 위치한 고성탈박물관.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개관한 공립박물관인 고성탈박물관은 우리의 전통탈을 전문으로 전시·관람할 수 있는 공간이다.
이곳에는 이도열 관장이 30여년간 우리의 탈을 찾아 전국 방방곡곡은 물론 중국, 일본, 인도네시아, 아프리카 등 해외까지 다니면서 손수 수집한 각종 탈이 총 망라돼 있는 곳이다.
특히 이 관장은 그동안 갈촌 탈박물관(1종 전문박물관)을 직접 운영하면서 연구·제작하고 수집한 377점의 한국탈을 이곳에 기증, 일반인들이 접하지 못했던 각종 탈들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이다.
이곳의 관람 포인트는 이 관장이 직접 설명해 주는 각종 액과 탈을 막기 위해 사용됐던 `신앙탈과 무형문화재나 연극공연 등에 주로 사용되는 `예능탈, 암각화 또는 신(神)의 암호를 그림으로 나타낸 그림(문자)탈 등 탈의 구분이나 종류에 대한 이해다.
“우리나라는 천연의 자연 그 자체가 한 폭의 그림”이라는 이 관장은 지금도 산세 좋고 물 좋은 지방의 동네 어귀에는 어김없이 장승이 서 있다고 말하고 이 장승이야말로 탈의 뿌리라고 설명한다.
또 “탈은 ‘탈(액)이 난 것을 탈(가면)로서 막는다’는 생각에서 우리 조상들은 탈을 만들고 믿어 왔다”고 전제하고 탈의 역사는 인류의 역사와 함께 해 왔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원시시대부터 탈의 기원은 시작됐으며, 탈은 주술의 하나인 가운데 무용이 곁들여 지면서 주술의 효과를 높이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탈의 종류는 잡귀나 액운을 물리치려는 의도에서 만들어 진 신앙탈과 무용과 재담이 더해진 예능탈로 구분한다.
이곳에는 신앙탈 중에서도 가장 오래된 탈인 ‘목심칠면 탈’과 저 세상에 가는 영혼에게 악귀나 잡귀가 붙지 않도록 하는 역할을 맡아 주로 장례식에 사용되는 ‘방상시 탈’, 마을의 수호신 역할을 하는 ‘장군탈’ 등이 전시돼 있다.
또 처용설화에서 역신을 물리쳤다는 ‘처용탈’, ‘청계씨탈’, ‘십이지탈’ ‘고시래탈’ ‘원천지탈’ 등도 눈길을 끈다.
예능탈에는 고성오광대 놀이에 쓰여진 ‘말뚝이탈’을 비롯, ‘문둥탈’ ‘비비탈’ ‘큰어미탈’ ‘양반탈’ 등이 모두 전시돼 있어 탈을 통해 고성오광대의 전 과장에 대한 이해도 돕고 있다.
뿐만 아니라 진주오광대탈, 수영야류탈, 하회별신굿탈, 병산탈, 양주별산대탈, 봉산탈춤탈, 북청사자놀음탈, 제주 입춘굿탈 등 우리나라 13개 중요무형문화재에 쓰이는 각종 탈들이 모두 전시돼 있어 어린이, 청소년 등의 문화, 교육체험장으로도 각광받고 있다.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의 고성탈박물관 1층 전시실에는 한국탈 377점과 세계의 탈(외국탈) 100여 점이 함께 전시되고 있다.
또 2층은 수장고와 전수실로, 3층은 기숙사 등으로 각각 활용되고 있다.
이도열 관장은 “병술년 새해에는 모두 아무 탈 없이 살아가기를 기원한다”면서 “탈을 막는 이곳 고성탈박물관 관람을 권한다”고 말했다.
고성탈박물관 이도열 관장
“세계 탈문화 체험장으로 자리매김 할 것입니다”
“탈춤을 출 때 쓰는 것 만이 탈이 아니라 질병이나 나쁜 잡신을 포함하여 자기의 행복, 희망을 방해하는 모든 것들 즉 ‘탈’이 난 것을 모두 막아 주는 것이 바로 탈”이라고 말하는 이도열 관장(60).
지난해 12월말 개관한 고성탈박물관의 초대 관장을 맡은 갈촌 이도열 관장은 “가장 한국적인 것이 또한 가장 세계적인 것”이라며 “앞으로 한국 전통문화의 구심점 역할을 하게 될 탈(假面)문화의 발전과 체계화 등에 혼신의 힘을 쏟을 각오”라고 덧붙였다.
그는 다른 곳의 탈박물관은 예능탈 위주로 전시되고 있는 데 비해 고성탈박물관의 경우 신앙탈에서부터 예능탈에 이르기까지 체계적으로 전시·정립돼 있는 게 큰 특징이라며 조상들의 숨결과 신앙 그리고 전통문화를 다양하게 체험할 수 있는 곳이라고 강조했다.
이 관장은 “현대화, 도시화 등으로 전통탈 전승이 소실돼 가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며 “그러한 점을 고려해 이곳에 탈의 시초인 신앙탈과 신라 때의 탈, 무속신앙의 탈 등 탈의 기원과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전시해 우리 탈의 기원을 살펴볼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고성오광대 탈을 비롯, 우리나라 13개 무형문화재에 쓰이는 각종 탈들과 신앙탈의 계보를 전승한 한글탈 등 자신의 창작탈도 함께 전시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도열 관장은 30여 년간 장승과 탈을 연구·발전시키면서 전통문화의 맥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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