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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 여행기

구재운 재경고성향우회 자문위원
고성신문 기자 / kn-kosung@newsn.com입력 : 2010년 07월 07일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을 지척에 두고 동경의 세월을 지냈는데, 중학교 동창회 모임에서 일본의 알프스산을 구경 가자기에 따라나섰다. 인천 국제공항에서

일본 도야마 공항까지 1시간 30분 소요로 이륙후 간단한 기내 식사를 하고나니 착륙벨이 울렸다.
일본열도의 중부지방 서해 쪽에 위치한 도야마는 인구17만의 중소도시로 3천m이상의 연봉이 즐비한 일본의 알프스 히다산맥에 둘러싸인 넓은 평야지대로, 전쟁의 나라 일본 전국시대(14~17세기)의 270년 동안에도 피해 없이 평화롭게 번영해온 풍요로운 지역이라 하였다. 



일행은 첫날밤을  온천지대로 유명한 야마나카의 온천호텔에 유숙 하였는데 호텔 안에서는 유카다(浴衣)란 가운을 걸치고 슬리퍼에 식당, 매점, 온천탕을 다니는 관습에 처음엔 어색 하였으나 편리하기는 하였다. 호텔의 저녁식사는 다다미방에 양렬로 마주 앉아 젓가락으로 공기밥에 된장국, 생선회, 유부, 낫또 생선구이 등의 메뉴에 사케(정종)반주를 곁들인 담백한 왜식 전통요리는 멋과 맛이 있어 추억거리였다. ‘일본에서는 원숭이도 온천을 즐긴다’라는 말이 있듯이 매일 샤워를 하고 목욕을 즐기는 일본인들의 온천문화는 남다르다. 호텔 온천장은 1층에 남, 여탕이 나란히 있고, 창문을 열고 야외 노천탕을 드나들며 아침저녁 세수하듯 온천을 즐겼는데, 저녁에 남탕이 아침에는 여탕으로 패말을 바꾸어 놓으니 잘못 들어가서, 아- 어쩔고 한번쯤은 실례를 저지를뻔 하였다.



관광 2일째 첫 코스는 겐로쿠엔(兼六園)정원으로 가이라쿠엔, 고라쿠엔과 더불어 일본 3대 정원의 하나로 175년 동안 만들어져 1874년 5월에 일반대중에게 개방되었다고 하는데. 약 3만평 면적에 광대함, 고요함, 기교, 고색창연함, 수로, 조망이라는 6가지 정원의 조건을 두루 갖춘 정원으로 계절마다 그 모습이 바뀐다는 분수, 수로의 물을 끌어와 정원 내를 졸졸 흐르며 돌고 있는 실개울,  맑고 아늑한 숲속의 연못, 아름드리 적송과 흑송의 군락을  비롯하여 약 8천그루의 나무와 180 여종의 식물이 서식하는 참 아름다운 정원으로 일본 특별명승지로 지정 관광객의 피로를 풀어주었다. 겐로쿠엔(兼六園)정원의 인접에 위치한 역사의 거리 히가시 차야가이(東茶屋街)의 거리는 17세기 에도시대(江戶時代)의 문인, 사무라이들이 게이샤(기생)들과 풍류를 즐기던 화류계의 거리로 나무격자창을 한 2층 요정과 찻집들이 중요전통건물 보존지구로 지정, 옛 모습 그대로 잘 간직하여 그 시대의 정서가 물씬 풍기는 역사의 거리로 현재는 요정은 사라지고, 찻집과 기념품 상점 등으로 관광객을 불러들어 성시를 이루고 있었다. 



오후에는 이번 여행의 하이라이트 알펜루트 관광길에 올랐다.
알펜루트는 일본의 지붕, 히다산맥의 북알프스 산에서 가장 높고 험난한 다테야마(立山:3천15m) 산 능선 2천450m의 무로도(室堂)까지 올랐다가 반대편으로 하산하는 37㎞ 구간으로, 7년간 공사, 1971년에 개통하여 연간 200만명의 관광객이 찾아오는, 유럽의 알프스와 어깨를 나란히 할 만큼 세계적으로 유명한 산악 코스이다.



출발지 다테야마(立山 475m)역에서 로면 케이블카를 타고 45도 이상의 가파른 급경사 1.3㎞을 7분간 아슬아슬 비죠다이라(美女平:977m)까지 오르고, 다시 공원 전동버스를 갈아타고 눈 덮인 산길을 굽이굽이 돌아 50분간 오르며 차창에 비친 계곡의 폭포와 삼나무 군락, 고사목과 원생림의 조화 등 다채로운 비경이 무아지경에 이르게 하였다.



표고 2천450m의 무로도 종점에 하차하니 시베리아 눈바람이 몰아쳐 눈을 뜰 수 없는데도 경탄사는 절로 나왔다. 11월부터 4월 중순까지 쌓인 질펀한 雪原을 깍아 내어 높이 18m 내외의 빙벽사이 길을 만들어 놓고, 세계의 관광객을 불러 모우고 있었다, 휴게소 관망대에 오르니 다테야마(3천15m) 연봉들의 다이나믹한 파노라마가 펼쳐지니, 아∼ 날더러 속세가 어디메뇨 하는구나 !



하산 길은 다테야마산 중턱 터널을 트로이전기버스로 10분, 공중 로프웨이 7분, 또다시 지상 케이블카 5분을 타고 내려오니 1천470m 위치에 구로베댐(黑部湖)이 나타났다. 이 댐은 수력 발전용으로 1963년에 완성된 일본 최대 규모의 아치형 댐뚝을 걸으며 186m의 낭떠러지를 내려 보니 현기증이 일어났지만, 맑고 푸른 호수와 눈 덮인 계곡의 산들은 한폭의 설경화인데, 가을엔 단풍의 풍경화가 융단처럼 펼쳐진다 하였다.



진종일 눈보라를 맞으며 고산지대를 친환경 6종의 전동차들을 타며 오르내린 우리 일행은 지친 몸을 이끌고 삼나무 울창한 산기슭 백화나무 숲에 둘러싸인 쿠로베 온천호텔에서 왜식과 온천욕을 즐기며 하룻밤 피로를 풀었다. 



3일째 아침은 비가 갠 산뜻한 봄 날씨에 한결 가벼운 기분으로 일본의 독특한 전통가옥 시라가와 합장촌(合掌)을 구경했다. 히다산맥의 1천500고지에 위치한 오지의 특별 명승지 아즈사가와 강에 놓인 출령다리를 건너니 산속 깊숙한 계곡에 300전에 이곳 호족이 세운 합장(合掌)형 가옥의 지붕은 적설을 방지하기 위해 60도의 급경사로 마치 두 손을 합장하고 있는 모양에 풀띠(茅-띠모)로 엮은 이엉은 25년 까지 간다고 하며. 구조는 5층까지 있으며 대가족이 같이 살았고, 뽕나무 재배와 양잠을 주업으로 생활하였으나, 지금은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하여 관광객이 붐비고 있었다.



마지막 밤은 대자연의 중심도시 도야마 현대식 파크호텔에서 편안한 휴식을 취하고 아침 일찍 짐을 챙겨 이번 여행의 두 번째 하이라이트 쿠로베(老松) 협곡 관광길에 올랐다. 쿠로베 협곡은 재팬 알프스의 중앙지역 3천m의 고산들이 즐비한 심산유곡 300∼400m의 산 중턱허리를 46개의 터널과 27개의 철교다리를 놓아 20㎞의 철길을 만들어 놓고, V자형 단애절벽 사이로 원산 설경과 원시산림, 석회석이 녹아 진한 에머랄드 색깔의 쿠로베 강물이 흐르는 협곡을 장난감 같은 토록코 12열차을 타고 1시간을 달리며 천혜의 자연 경관을 감상하는 환상의 코스였다. 가네츠리 종착역에는 관망대에서 만년설을 바라보고 강가에서 솟아나는 노천탕에 발을 담그고 족욕을 즐기며 하늘색의 냇물과 계곡의 푸른 산림의 하모니가 그림 같았다.



히다산맥에는 8천8개의 계곡이 있다는데, 5월 중순인데도 계곡의 눈은 쌓여있고, 창살 없이 달리는 토록코 열차는 매우 추웠지만, 댐과 수력발전소, 계곡과 강를 건너게 해놓은 원숭이다리, 산정에 빨간 모자를 쓴 불석(佛石), 울창한 삼나무 군락이 나의 시선을 쉴새없이 사로잡았다.



아∼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 면적은 한국의 4배정도 되며 국토의 68%가 산이요, 인구는 1억2천700만명으로 세계에서 5번째로 많은 인구밀도를 가진 섬나라, 2차 세계대전에 패전국이 1950년대부터 수출주도형 산업을 일어켜 고도 경제성장을 달성하고 태평양 연안의 공업도시가 발달하면서 세계의 선진국으로 발돋움하였다. 그들은 전통 의상 기모노를 입고, 왕골로 만든 다다미방에서 잠을 자고, 젓가락만으로 음식을 먹으며 녹차를 즐기는 왜소한 민족이지만, 어릴때 부터 남에게 폐를 끼치지 말고, 정리 정돈을 깨끗이 하라는 교육을 시켜 거리에는 티끌하나 없었다. 농촌의 집들은 논 밭 근처에 2층 양옥이 한결 같아 빈부차이가 없어 보이고, 모심기가 끝난 들판에는 십리를 가도 사람하나 보이지 않고, 좁은 도로에는 티코 같은 소형차들만 빈번히 다녀 하도 이상해 물어보니 농한기엔 공장에 나가 일을 한다고 했다.



3박4일 동안 일본의 알프스 산악과 시골풍경을 부지런히 구경하고 물건을 사던 사지않던 언제나 “아리가도 고자이마스” “고맙습니다”란 인사를 받으며 매일 한번씩 왔다가는 아시아나항공기에 몸을 실었다.

고성신문 기자 / kn-kosung@newsn.com입력 : 2010년 07월 0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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