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인구 12만 고성시를 건설하겠다고 말한 사실이 없습니다.” 이 말은 지난 23일 지방선거 도의원·군의원 당선자 초청 간담회서 황대열 군의원의 “이학렬 군수가 공약한 인구 12만 고성시 건설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수정할 필요가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 대한 이 군수의 답변이다.
황 의원은 “이 군수가 인구 12만의 고성시를 건설하겠다는 자료를 본적이 있다”며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것은 공약을 수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군수는 “인구 12만 고성시를 만들겠다고 말 한 적이 없다. 어디서 그런 말을 들었는지 모르겠다”며 황당하다는 표정으로 도평진 기획감사실장에게 어떻게 된 것인지 물었다.
도평진 실장은 “예전에 인구 12만 고성시 건설이라는 내용의 자료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 군수는 “어떻게 군수가 모르는 인구 12만 고성시 건설이라는 자료가 있을 수 있느냐”며 도대체 자료관리를 어떻게 하는 것이냐고 도 실장을 질타했다. 순간 그전의 만담이 오가며 화기애애하던 간담회장은 싸늘한 기운이 감돌았다.
이에 이 군수는 “죄송하다”며 참석자들에게 사과하고 “자신은 인구 10만의 고성시를 목표로 하고 있지 12만은 잘못된 것”이라며 간담회장의 분위기를 수습했다. 모두가 고성군의 발전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모인 자리서 이러한 언쟁은 불필요하다고 본다.
그러나 군정을 함께 이끌어 가야 하는 공무원들이 이러한 실수는 지적받아 마땅하다. ‘10만’과 ‘12만’의 차이는 어찌보면 적은차이라고도 할 수 있으나 이를 받아들이는 군민의 입장은 다르다. 고무줄처럼 늘였다 줄였다는 숫자로 인해 자칫 행정 불신을 초래할 수 있는 것이다.
앞으로는 군수와 모든 공무원들이 보다 체계적인 커뮤니케이션과 업무연찬을 통해 군민이 신뢰할 수 있는 군정을 이끌어 가야 할 것이다. 당선자 간담회의 웃지 못할 해프닝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모 군의원 당선자는 인사말에서 “내가 와야 할 자리가 아닌데 오게 됐다”며 앞으로 여러 의원님들한테 배우는 자세로 열심히 일하겠다고 말했다.
자신은 군의원에 처음 당선되어 겸손(?)의 의미로 한 말인지 모르겠으나 듣는 이에 따라서는 능력이 없음을 스스로 인정하는 말로 오해할 수 있다. 군민을 위해 열심히 일하라고 뽑은 것이지 의정활동을 배우라고 뽑은 것은 아닐 것이다.
향후 의원으로 활동하게 되면 공인으로서 말과 행동에 신경을 써서 오해를 사는 일이 없어야 될 것이다. 당선자들은 오는 7월 2일 개원식과 더불어 본격적인 의정활동을 시작하게 된다.
의정활동 시에는 “소속된 당에 연연하지 말고 다함께 힘을 합쳐 진정한 군민의 일꾼으로서 사소한 것까지 챙겨주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김대겸 도의원 당선자의 말처럼 참으로 군민이 무엇을 원하는지 귀담아 듣고 어떻게 군을 발전시켜나가야 할 것인지 고뇌하고 행동으로 실천하는 의원들이 되기를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