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가 끝난 다음날 지난 3일 아침 10시경 군의원 가선거구(고성읍 삼산 일) 김모 당선자로부터 한통의 문자가 들어왔다.
‘물심양면으로 성원해 주셨으나 저의 부덕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하여 정말 죄송합니다.’ 이 문자를 받자 잠시 어안이 벙벙했다. 개표결과 분명 김모 후보자가 당선됐는데 당선자가 보낸 메시지로 봐서는 낙선인사 메시지였다.
여기저기서 “경솔한 처사이다” “당선이 됐는데도 불구하고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것이 무슨 뜻이냐”는 등의 항의가 쏟아졌다. 당사자에게 문자 메시지에 대한 해명을 듣기 위해 직접 전화까지 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2시간후 다시 문자가 들어왔다. ‘하지만 지난 4년간 해왔던 의정생활보다 더 일하는 모습으로 보답드리겠습니다’는 내용이었다. 이에 앞서 이날 아침 9시 30분경 김 당선자 건축사 사무실 여직원이 본지 편집국으로 전화를 걸어왔다.
당선자가 신문에 당선관련 기사를 빼주었으면 한다는 것이다. 본 기자가 기자생활 20여년만에 이러한 일을 경험하기는 처음이다. 김 당선자는 이번에 재선을 하기 위해 ‘자신의 건축사 직원들이 사무실 앞 시가지를 청소했다’ ‘종친회 청년회장 모임을 가졌다’ ‘로타리클럽 노블레스 장학금을 최고 기탁했다’는 등 각종 언론 보도자료를 내며 홍보에 열을 올렸다.
그리고는 정작 당선된 다음날 언론에 일체의 사진이나 당선축하광고 등을 게재하지 말라고 하니 이는 군민을 우롱하는 처사가 아닌가 묻고 싶다. 여기서 끝나지 않고 7일 오전 11시 군청 대회의실에서 가진 당선증을 교부하는 자리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이러한 김 당선자의 행동에 지지자들도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 군의원 가선거구는 4명의 군의원을 뽑았다. 1위를 했든 3위를 했든 4위를 했든 군민들의 선택에 따라 군의원에 당선된 것에 감사하고 군민의 참봉사자로 봉사하겠다는 자세가 더 중요하다. 이같은 일이 벌어지자 김 당선자는 본지에 전화를 걸어와 오해가 발생한 것 같아 송구스럽다고 전했다.
김 당선자는 당선된 뒷날 가선거구에서 4년간 의정활동을 같이해 온 어모 의원이 낙선하는 바람에 주변 지인과 지지자들이 당선축하를 자제하자는 뜻이 모여져 언론보도를 자제했다는 것이다. 당선증 교부날도 대학원 논문발표 가 선거로 인해 몇 번 연기됐다가 이날로 잡혀 참석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김 당선자는 선거후 몇일 고성에 없었던 것은 대학논문 발표 준비 때문이었다고 했다. 이해는 되지만 그의 행동은 오해를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군민들이 선출한 군의원은 공인이다. 따라서 행동하나 말하나도 신중하게 처세해야 한다.
이번 제6대 고성군의회는 그 어느때보다 막중한 사명감을 갖고 출발하게 된다. 군민들도 선거때만 군수 도의원 군의원을 뽑아 놓고는 의정활동 등 제대로 하는지에 대해서는 무관심이다. 군민들의 눈과 여론이 무섭다는 것을 보여 줘야 한다.
고성신문도 군의원이 진정 군민을 위해 약속한 것처럼 의정활동을 제대로 하는지 지켜 볼 것이다. 비리를 저질렀거나 무능한 군수 군의원 도의원을 중도에 하차시킬수 있는 주민소환제도가 있다.
군민보다 자신의 영달을 앞세우는 정치인은 주민소환제로 군민들의 무서운 힘을 보여줄때는 보여야 한다. 본지도 제6대 고성군의회 의원들이 의정활동을 제대로 하는지 감시자 역할을 더욱 충실히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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