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업체는 견적조차 받지 않아 ‘군민이 주인이다’ 헛 구호에 불과 군, 지역업체는 행사 운영 미숙해
“먹고 살기 위해서는 외지로 나갈 수밖에 없습니다.” 고성에서 이벤트사업을 하는 한 중년 남자의 푸념섞인 말이다. 고성군이 그동안 공룡세계엑스포를 비롯, 공룡나라축제, 소가야 달빛사냥 등 지역축제를 개최하면서 각종 이벤트사업을 지역업체는 참여시키지 않고 대부분 외지업체에 주고 있어 지역업체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A씨는 “고성에도 음향, 무대, 조명 등 행사에 필요한 장비 일체를 모두 갖추고 있지만 단 한 번도 지역축제에 참여해 본 적이 없다”며 심지어 외지업체 장비보다 더 좋은 장비를 보유하고 있지만 견적서 조차 제출할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 두해도 아니고 매년 외지업체가 선정되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이제는 아예 고성축제는 포기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엑스포 표 팔때는 군민이 힘을 모아 성공시켜야 한다고 아우성을 쳐 대면서 정작 행사를 할 때는 지역업체인 군민은 외면당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B씨는 “행정에서 치루는 축제 90% 이상을 외지업체가 다 휩쓸고 있지만 정작 불만을 표현조차 하지 못하는 실정”이라며 “그야말로 ‘괘씸죄’에 걸려 혹시하는 마음으로 앞으로 일이 있을 것을 대비해 불이익을 당할까봐 벙어리 냉가슴만 앓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고성에서는 동창회, 경로잔치 등으로 겨우 연명만 하고 있는 처지”라며 “지역업체가 지역축제에 참여하면서 경험과 노하우를 쌓고 더 나아가 축적된 노하우가 바탕이 될 때 지역축제도 한 단계 성장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C씨는 “행사를 시작하기 전에 견적서를 받아 업체를 선정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외지업체에 미리 일을 준 후 대금결재할 때 타인견적서를 함께 첨부하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군청 감사계는 뭐하는 곳인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군 관계자는 “천막, 의자 등 일부 장비는 지역업체를 이용하고 있다”며 “지역업체의 시스템과 기술력은 인정하지만 공연, 예술 특성상 진행에 차질이 없어야 한다. 지역 이벤트사는 운영이 미숙해 행사에 차질이 생기기 때문에 외지업체를 이용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그동안 지역업체 관계자들과 수 차례 만나 운영에 대한 수준을 높여 줄 것을 독려하는 등 지역업체를 참여시키기 위해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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