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2010년 3월, 세월이 정말 빠르게 지나간다. 2010년은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이나 높은 자리에 오르고 싶은 사람들이 바짝 긴장하는 해다. 그 긴장감과 고개 숙임, 지역민의 섬김도 6개월만 고생하면 결과가 나온다. 또한 그 결과에 따라 사람들이 달라진다.
물론 본인들은 아니라고 강변할지 몰라도 우선은 귀를 닫고 어깨에 힘이 들어간다. 그리고 온갖 행사에서 본인들이 앉을 의자가 미리 준비되어 있지 않고 이름이 거명되지 않으면 얼굴색이 금세 바뀐다. 참으로 안타까운 것은 이러한 높은 자리는 본인들이 잘났다고 떠드는 자리도 아니며, 작은 일들을 포장하여 ‘내가 했소’라고 생색내는 자리도 아니다. 그리고 그 자리에 보낸 지역민들보다 결코 높은 자리는 더더욱 아닌데 당선만 되면 이를 잊어버린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분들보다 더 문제는 우리들 자신에게 있다. 지역민들의 이야기를 귀하게 들어 아픔을 감싸 안고 미래를 직시하며 비전을 제시하는 겸손한 분들을 뽑아야 하는데 제 눈에 안경이다. 그리고 동문, 동향, 동씨라는 등등의 이유로, 또 무슨 무슨 당이라는 이유로 쿡쿡 찍어 준다.
요즘 철성고등학교 옆 도로를 지나가다 보면 큰 건물이 올라가고 있다. 웬 집이 저렇게 크고 높은지 숨이 콱콱 막힌다. 우리 군민들의 이야기가 너무나 고귀하여 들을 곳이 너무나 누추하기에 저렇게 큰 건물을 짓는지 아니면 높은 곳에서는 군민들의 어려움이 잘 보일 것 같아 높게 짓는지 모르겠다. 그 뿐인가 그 곳에 입주할 분들이 수십여명이나 되고 이용자들 또한 100여 명에 이른다면 모르겠으나 고작 열 분이다. 하루에도 수백여명이 이용하는 읍사무소와 군청은 늘 주차공간이 모자라 몇 바퀴 뺑뺑이를 돌아야 하고 특히나 장애인을 위한 엘리베이터도 없는 군 청사가 오늘따라 너무나 초라하게 보임은 나의 착각일까 아니면 나의 무지일까?
그리고 요즘은 대세가 도시 통합인 모양이다. 갑자기 경쟁력이다, 시너지 효과다, 글로벌 도시를 지향한다는 등의 이유로 금세 통합을 하자하고 또 이루어진다. 그런데 통합하여 세계적인 도시와 경쟁할 수 있는 글로벌 시를 만드는 기본은 인구 100만 이상의 대도시이다. 유럽의 작은 도시들은 왜 통합하지 않고 2만에서 5만정도의 작은 도시를 고집할까?
이는 주민 친화적이며, 행정 서비스 효율 때문이다. 따라서 해방 이후 60여년을 지내온 행정구역 통합을 무슨 우물에서 숭늉 찾듯이 금세 해치우려 한다. 서울 여의도 청색지붕에서 한마디가 나오면 지역에서는 다 그길로 그 방향으로 고개를 돌린다. 왜 일까? 또한 지역민을 대변한다는 분들이 또 찬성을 하는데 도대체 무슨 이유일까? 답은 공천이다. 그런데 이 공천이 참 이상도 하다. 그 높으신 분들이 그렇게 이야기하는 효율성과 발전을 위한다는데 왜 자기들 자리의 숫자는 줄이지 않는 것일까? 나아가 국민들 대다수가 바라는 지역의 기초의원·시장·군수 공천은 폐지하자라고 하는데 왜 하지 않을까? 참으로 궁금하다.
요즘 지역에서 다가오는 유월 지방선거에 출마하려고 준비하는 분들이 많이 있다. 이 분들이 하시는 이야기 중에 ‘공천 받지 않으면 나오지 않는다’라는 말이 있다. 물론 우리지역이 한쪽으로 쏠리는 현상이 있다 보니 그러할 것이다. 그런데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한편으로는 참 씁쓸하기도 하고 분노가 치민다. 내 마음에 진실로 군민을 사랑하는 마음이 군의 발전을 위한 비전이, 더 나은 고성을 위한 정책이 있다면 출사를 해서 한 표든 두 표든 표로써 지역민들의 부르심을 받고 지역민을 섬기고 지역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옳은 선출직 공직자의 모습이 아닐까?
왜 공천에만 잔뜩 신경을 쓰고 있을까? 이 분들의 마음에 진실로 고성군민이, 우리 군의 발전을 위한 소신이 있을까? 아니면 일단 공천을 받은 이후에 지역과 지역민을 생각하려는 것일까? 나는 정당정치를 지향하는 한국의 정치현실은 인정한다. 하지만 이건 너무 심하지 않나 싶다. ‘공천 못 받으면 안 나온다’. 그러면 우선 일 순위는 공천이요, 이 내지 삼 순위가 군민, 군의 발전이란 뜻 아닐까! 차라리 이렇게 표현하면 그래도 이해는 갈 것 같다. ‘나는 정당인으로써 공천 결과에 승복하고 공천 받은 분을 돕겠다’가 나은 표현이 아닐까? 그런데 이렇게 표현하지 않음은 이미 그 분들의 귀와 마음이 고성을 떠나 저 여의도 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현실이 이러한데 지역의 현안문제에 대하여 반대가, 토론이, 논의가 있겠는가.
다가오는 6월 선거에서 나는 이런 분을 만나고 싶다. 눈은 현실을 냉철히 바라보되 마음은 따뜻하고 겸손하며 귀는 열려 있어 늘 크게 듣고, 입은 하나라 작게 말하는 지도자, 잘 되고 좋은 일은 앙보하고 힘들고 고된 일은 먼저 나서는 가슴이 따뜻한 지역의 지도자를 만나고 싶다. 그리하여 나의 아들, 딸에게 당당히 아버지가 가장 존경하는 지도자라 이야기하며 투표하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