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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의 독립유공자인 황웅도 선생의 일대기를 그린 작품을 꼭 고성에서 공연하고 싶습니다.” 일본 오사카에서 무용과 연출가로 활동 중인 김만리 단장이 고성을 찾아왔다.
지난 1일 본지와 인터뷰를 통해 그는 고성출신 황웅도 독립운동가의 일대기를 그린 ‘잠복기 황웅도’ 연극을 지난 9월 23일부터 26일까지 일본 오사카 특설무대에 올려 성황을 이루었다고 설명했다.
무용가 김만리씨가 기획 연출한 연극 ‘잠복기 황웅도’는 6개월간의 준비와 연습을 가졌다고 한다. 이 공연은 일본에서 황웅도 독립투사가 어떤 투쟁을 했는가? 그의 역경과 독립투쟁을 상세히 표현한 작품으로 전해졌다.
김만리씨는 고성과 기묘한 인연을 갖고 있다. 그의 어머니 김홍주 여사는 황웅도 선생의 두번째 부인이었다. 황웅도 독립투사가 사망하자 그의 어머니는 재혼을 하게 됐고 재혼한 남편 슬하에서 만리씨가 태어났다.
김만리씨는 어머니의 전 남편인 황웅도 선생이 대한민국 독립과 고향고성을 그리워했다던 어머니 김씨의 이야기를 늘 가슴속에 새겨두었다고 한다. 만리씨의 어머니 김홍주 여사는 황웅도 선생을 일본에서 만나 결혼했다.
김홍주 여사는 한국의 국악계 거장이었던 故 안비취, 김소희 선생의 은사였다고 한다. 만리씨의 이모 김녹주씨도 판소리 명창으로 고성금번에서 활동했다. 외가의 타고난 예술적인 끼를 물려받은 김만리씨는 그의 어머니가 후계자로 키울 만큼 끼가 많다.
하지만 그는 3살 때 소아마비를 앓으면서 지금은 하반신을 전혀 쓸 수 없는 장애인이다. 김만리씨는 장애인 무용수로, 연출가로 전 세계에서 인정받고 있다. 일본에서도 그의 명성은 널리 알려져 있다고 한다.
영국 서독 인도네시아 등 전 세계 순회공연을 가진 그의 공연은 가는곳 마다 극찬이 쏟아지고 있다. 그녀는 극단 태변을 만들어 왕성한 연극활동을 펼쳐오고 있다. 의사인 그의 남편 샌조 마코토씨는 가장 든든한 후원자다. 남편, 아들, 시어머니는 늘 그녀의 후원자가 되어 격려를 아끼지 않고 있다.
이번에 고성을 3번째 찾은 김만리 단장은 “고성은 인심도 좋고 경치가 너무 좋아 영원히 잊지 못할 제2의 고향이 됐다”며 장애인을 위하고 고성출신의 독립유공자 황웅도 선생의 업적을 기린 공연을 꼭 고성 무대에 올리고 싶다고 말했다.
황경윤 전 고성문화원장과 김열규 교수 이윤석 고성오광대보존회장, 고성신문사 등이 참여한 ‘잠복기 황웅도’ 연극 공연을 고성에서 올리는 계획을 놓고 논의를 하고 있다.
‘황웅도’ 그는 누구인가?
‘신간회’ 조직 고성서 독립운동 펴 잠업전수학교 설립해 군자금 마련 잠업기술 보급
고성지역에서는 ‘황곰도’로 불렸던 황웅도(1901~1952) 선생은 독립운동가로 일제강점기 때 고성에 잠업전수학교를 설립해 독립군의 군자금 마련과 함께 지역민들에게 잠업기술을 가르쳤다.
고성청년단원으로 일제에 항거해 오던 황웅도 선생은 고성청년단이 건립한 청년학원을 선생의 이름으로 인가받아 근대교육을 가르치고 초등교육의 정규과정 등을 대중들에게 가르치는 역할을 맡았다.
특히 그는 우리글과 역사에 중점을 두어 민족의식을 고취시켰고,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공립학교에 취학하지 못한 학생들을 위해 배움의 길을 터주었다. 고성청년단 창립 멤버인 그는 함께 활동하던 동지들과 악대부를 구성, 암울했던 당시 생활의 활기와 민속음악을 보급하는 등 민족의식을 높여왔다.
1927년 신간회고성지회 설립 당시 주역으로 활동한 그는 한국인 착취기관 철폐, 이민정책 반대, 한국어 교육 실시 등을 위해 끊임없는 투쟁을 펼쳤다.
이후 그는 일심회를 조직, 독립운동을 하던 중 일본 경찰에 검거돼 갖은 고문을 당하는 한편 징역 징역 8월을 언도받고 대구형무소에서 옥고를 치루었다.
그는 당시 최고의 춤꾼이었던 최승희 무용수를 고성초등학교 강당자리에 초청해 공연을 펼쳤다. 수 만명의 관중이 관람한 자리에서 황웅도 선생은 독립운동의 당위성을 알리는 특강을 했다.
이 사실을 알고 일본경찰의 검거령이 내려져 주모자는 연행돼 현재 고성군의회 자리 있던 유덕관에 끌려가 모진 고문을 받았다. 석방 후 일본으로 건너가 독립운동을 펼치던 중 김홍주 여사를 만나 재혼한 황웅도 선생은 조선인들을 대상으로 구국선도운동을 남몰래 펴다 일본에서 쓸쓸하게 최후를 보내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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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있어요
02/26 00:38 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