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고성신문 | |
농번기면 농사일만도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농부의 일상. 하지만 이 남자, 자기 논에 물대는 것보다 남의 논 모판 날라 주는 게 더 먼저인 사람이다. 개천면 청 리의 박재철씨는 32년을 꼬박 그렇게 지내고 있다. 1977년 한여름에 새마을지도자회로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봉사할 때 마음이야 딴 마음 있겠습니까. 마음을 열고 이웃을 돕는 것이 참된 봉사라고 생각하며 활동하고 있습니다.” 박씨는 30년이 넘게 활동하면서 고철, 폐자재, 공병, 비닐 등을 수거하는 국토대청결운동, 마을도로와 농로를 정비하고, 소하천을 정비하고, 또 청남마을 입구에 표지판을 세우고, 정자나무를 복원하고…수도 없는 사업을 하면서도, 단 한 번도 힘들지 않았단다.
“소득 없는 일이지만 우리가 지역에서 앞장서지 않는다면, 꼭 필요한 이 일들을 누가 나서 하겠습니까. 내 몸 하나 움직이면 10명이 편하다는 생각을 언제나 갖고 있습니다.”
박재철씨는 장애인 김모씨의 수술 당시를 떠올렸다. 주변에서 알음알음 알고 지내던 장애인 한 명이 수술을 당장 해야하는 상황이었다. 아무도 도와줄 만한 사람이 없어 박씨가 나서 진주까지 날다시피 했다.
입원을 시키고, 수술일정까지 잡아서, 모자란 수술비는 보조까지 받아가며 그 사람의 수술을 무사히 마쳤다. 박씨는 그때 일을 생각하면서 뿌듯해하기보다, 마음이 놓이는 듯 가슴을 연신 쓸어내린다.
새마을운동 활동을 하며 끼니 잇기도 버거워 집은 수리할 엄두도 내지 못하는 집을 여럿 고쳤다. 그야말로 막노동이지만, 그래도 도배와 장판, 새시 전부 깨끗해진 집을 보며 기뻐할 수혜자 생각에 힘든 줄도 모르겠다 한다. 박씨는 아직도 할 일이 많다고 생각한다.
“에너지 절약, 녹색성장, 봉사하는 마을, 국가에 봉사하는 마을, 지역이기주의 타파. 이 마음만 있다면야 누구나 봉사를 할 수 있죠. 이런 마음가짐이 고성군 전체에 퍼지기를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