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고성지역은 외국인 노동자가 가파르게 증가하면서 이들에 대한 편견과 불신도 덩 아 춤을 추고 있다. 최근 갈모봉산림욕장에서 외국인 근로자 3~4명이 내국인 여성을 집단 성폭행해 그 주부가 자살했다는 소문이 일파만파 퍼지면서 더욱 불신을 조장하고 있다.
경찰은 이 소문의 진원을 파악하기 위해 수사에 착수했으나 전혀 사실무근인 헛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한동안 이 소문이 나돌자 주민들은 외국인 근로자들이 마치 흉악범인양 적대시해 왔다.
심지어 퇴근시간 이후 삼삼오오 짝을 지어 남산공원에 산책나오는 것조차 두려워하고 피해다니면서 싸늘한 눈길을 보내기 일쑤였다. 아무런 이유없이 외국인 근로자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멸시와 냉대를 받는 그들의 심정은 어떠했을까.
바야흐로 고성은 다문화시대다. 고성으로 시집와서 아이낳고 사는 결혼이민자 여성만 해도 200여명, 조선기자재 공장, 어장 등지에서 일하는 근로자 1천300여명. 현재 고성지역의 외국인 수는 1천500여명이다. 이는 총 인구수의 2.7%를 차지한다.
다문화가정 2세들과 남편, 시부모 등 가족 구성원까지 합하면 합하면 숫자는 더 올라간다. 말도 통하지 않는 곳이지만 남편을 따라 시집오거나 돈을 벌기 위해 찾아온 그들은 더 이상 이방인이 아니다.
외국인 근로자들을 만나 가장 어렵고 힘든일이 무엇이냐고 물어봤다. 그들은 첫째 한국어를 익히지 못해서 오는 언어소통의 문제점을 들었고, 둘째 각 나라의 문화가 서로 다르듯 문화가 다름으로써 오는 문화의 충돌과 생활예절에서 오는 복잡함, 자녀교육 문제를 들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사회적인 편견 때문에 적응하기 힘들다고 토로했다. A씨는 관공서나 은행을 찾아갔을 때 무시하는 듯한 불친절한 답변과 외국인이라고 해서 편견을 가지고 이상한 눈으로 바라볼 때가 가장 힘들다고 말했다.
그들은 한결같이 외국인이라고 해서 제발 편견과 불신을 가지고 바라보지 말고 내국인처럼 편안하게 대해 주었으면 좋겠다는 소박한 소망들을 이야기했다.
이제는 그들을 대하는 우리들의 태도와 생각이 분명 달라져야 한다. 그들은 우리 이웃의 아내이고, 고성의 경제성장에 소중한 노동력을 제공하는 일꾼이기 때문이다.
따뜻한 배려와 친절한 언행은 꼭 그들을 위해서만이 아니라 양식있는 고성군민의 기본이 되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