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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손님과 사랑에 빠진 섬마을 사람들

김정길씨, 자란도 주민들과 장구경, 생일파티 등 가족처럼 지내
황수경기자 기자 / kn-kosung@newsn.com입력 : 2009년 06월 27일
ⓒ 고성신문
ⓒ 고성신문

갯바람과 밀려드는 파도만을 평생 유일한 벗으로 여기던 작은 섬마을 주민들이 때아닌 늦바람(?)에 가슴을 설레고 있다.
하일면 자란도 고을개는 주민이라야 고작 5명이 전부다.



그것도 82세의 김재선 할머니와 78세의 최명돌 할머니, 76세의 신부용 할아버지, 72세의 김두윤 할머니, 마지막으로 이 마을에서 가장 젊은 67세의 장필희 할머니.
이들은 모두 하나같이 서울손님들을 그리워하며 이 섬에 나타나기만을 손꼽아 기다린다.



마치 객지로 떠난 님을 기다리고 자식들을 기다리는 심정으로.
이렇듯 주민들의 애를 태우는 사람은 다름아닌 서울의 김정길씨 가족들.
김씨는 지난 2005년 형제들과 함께 폐교된 자란분교를 매입해 새롭게 단장했다. 이후 매달 한두 차례 자란도를 오가며 주민들과 친해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처음에는 주민들의 반응이 그다지 반가운 기색은 아니었다.
대부분 그렇듯, 도시의 돈 많은 사장들이 한적한 섬에다 별장 한 채 지어놓고 주말이나 휴가를 즐기다 가려니 한 것이었다.



그러나 김정길씨는 정말이지 예외였다. 섬에 발을 디디자 마자 마치 오래된 정다운 친구나 가족들을 대하듯 주민들에게 스스럼없이 다가왔던 것이다.



주민들을 초청해 자신의 집에서 정성껏 마련한 음식을 나눠먹는가 하면, 주민들의 생일을 기억했다가 케이크를 사들고 와서 축하파티를 열어 주기도 한다.



무엇보다 고성장날이면 주민들과 함께 어울려 장구경을 나온다.
가뜩이나 뱃길이 불편해 평생 제대로 장구경을 해 보지 못했던 주민들에게는 여간 고마운 일이 아니었다.



주민들은 필요한 물건들을 꼼꼼히 메모했다가 김 사장과 함께 읍내 장바닥을 돌아다니며 이것저것 필요한 것들을 고른다. 주민들은 이 시간이 마냥 행복하기만 하다.



거기에다 한 번 나오면 김 사장은 반드시 주민들에게 염소국밥이며, 감자탕, 동태찌개 등 섬에서 먹어보지 못했던 음식들을 사준다. 이 맛 또한 잊을 수 없는 행복한 순간이 된다.



얼마전에는 몸이 아픈 김재선 할머니를 모시고 읍내 병원까지 모시고 와서 진료를 받게 했다. 물론 치료비까지 김 사장이 해결했다.



몇 시간씩 걸리는 종합검진이 끝나자 김 사장은 입맛이 떨어진 할머니를 모시고 인근 죽집에서 녹두죽을 대접했단다. 김재선 할머니는 “병원에 데려다 준 것만도 고마워 어찌할 줄을 몰랐는데 내 입맛까지 염려해주는 배려에 정말 감동했다”며 “멀리있는 자식보다 더 고마운 사람”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김 사장은 “오히려 순박한 주민들을 통해 마음의 안식을 얻는다”며 서울서 치열한 경쟁을 하다 자란도만 오면 마치 고향에 온 듯 편안함을 얻기 때문에 자란도 주민에게 더 고마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김 사장과 자란도 주민들은 서로 사랑에 푹 빠져 있다.
김 사장 가족이 배를 타고 자란도를 찾아 오는 날이면 주민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뱃머리로 달려나가 “우리 서울띠 온다”를 외치며 기쁨에 찬다.

황수경기자 기자 / kn-kosung@newsn.com입력 : 2009년 06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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