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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이산 정상에서 상리사랑 한껏 느껴


전순옥주부기자 기자 / 입력 : 2005년 12월 02일



"옛날에 이길 참 많이 오르내리던 길이다.


 



“소꼴 먹이고 나뭇짐지고 날마

다 오르내리던 그 길 아직도 길이구나.


 


“형님!저 비탈길은 묵었어도 흔적은 있습니다.


 


“이렇게 억센 산길을 어이 뛰어 다녔을까요?"


 


머리들이 반백이 된 중년! 아니 중년도 넘은 남정네들의 들뜬 목소리가 가슴이 찡한 가을 산 속에서…


 


상리 산악회에서 지난 14일에 수태산을 거쳐 무이산을 등산했다.


 


가을걷이 마치고 마무리로 다들 바빴을 텐데 50여 명이 참석해 온 산이 사람꽃, 단풍꽃이었다.


 


일단 산에 드니 사람들은 거리를 망각하고 가을 자연 속에 여행온 설렘 뒤의 환희다. 앞에선 이끈다고 호각소리, 뒤에선 따른다고 야호소리!


 


몇 십 년 헤어졌던 선 후배의 상봉인양 산속이 방방거리니 빈 가지 끝의 푸른 하늘은 더 높아 진 듯 했다.


 


중턱 넘어 올라 서니 노루들이 뛰고 멧돼지의 출현으로 여자 회원들의 군중심리가 겁 없이 환호하며 뒤쫓다 이내 곧 추스러졌다.


 


놀라 뛰는 야생 동물들의 보호를 단속하는 산악회장님의 배려도 따랐다.


 


낙엽져서 훤한 산등성이를 뛰는 노루의 날램,?돼지의 넘치는 힘을 내 눈은 처음 구경했다.


 


연장자들이 함께한 산행은 강행을 피한 탓에 만추를 만끽할 수 있었다.


 


떠날 때를 알고 훌훌 떠나온 낙엽들은 제 몸 녹여 제 나무의 거름이 되고 또 그 산의 흙 되어 흐를 자연의 섭리겠지만 우선 그 낙엽 밟는 소리 좋고 햇살은 포근했다.


 


바람에 흔들리는 묵정논의 하얀 억새꽃 보자니 우리 아버지들의넋이 다가와 우릴 맞는듯 싶어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수태산 정상이 좁아서 전 회원이 다 모일 수 없었다.


 


상리의 앞산 너머엔 자란만이 펼쳐져 있다. 떠 있는 섬들이 두런두런 손 맞잡아 호수를 만들어낸 그 바다에도 가을 햇살이 눈 부셨다. 다시 오른 무이산 정상에선 우리의 고향 상리가 훤히 보인다.


 


바라만 보며 살던 산에 올라 살던 터전을 바라다 보자니 어느새 가슴이 뜨거워옴은 나뿐이 아니었을 것이다.


 


부지런한 손 끝에서 추수를 마치고 보리갈이까지 마쳐 비운 듯이 펼쳐진 들판은 그저 비움이 아닌 봄을 기다리며 보리 파아란 연두빛 싹이 터 오르고 있을 것이다.


 


사계를 상리인과 함께 하며 해와 함께 눈 뜨는 산! 우린 함께 했었고 영원할 것이다.


 


돌아오는 버스안에서 어느 가수가 불러 대는 ~~기뻐할 때도, 슬퍼할 때도 우리 함께?있어주고, 지치고 아플 때에도, 슬프고 괴로울 때도 우리 서로를 위로하며 함께 살자는 내용의 유행가 가사 말이 그날 산행의 마무리를 장식해 주는듯해 더욱 가벼운 하루였다.

전순옥주부기자 기자 / 입력 : 2005년 12월 0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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