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출퇴근 근거리 출장 시 자전거 타기 1회성 헛구호에 그쳐 안전한 학교길·시장길·출근길 위한 자전거도로 확충 시급
‘자전거를 타자.’
저탄소 녹색성장과 고유가시대에 가장 걸맞는 교통수단은 분명 자전거다. 고성군은 수년전부터 공무원들의 출퇴근 시와 근거리 출장 시 자전거 타기를 권장한 바 있으나 실효성을 거두지 못했다.
뿐만 아니라 고성군청에다 자전거 거치대를 마련, 10여대의 자전거를 비치해 놓고 민원인들이 가까운 거리를 이동할 때 이용할 수 있도록 했으나 이마저도 호응을 얻지 못한 채 1회성에 그치고 말았다.
현재 고성읍 시가지는 오후 6시 이후부터 8시까지는 퇴근 차량들로 도심 혼잡이 가중되고 있다. 이로 인해 읍시가지 일대 주민들은 배기가스, 소음 등 각종 공해로 적잖은 고통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와 관련 일부 주민들은 저탄소 녹색성장을 위해 1주일에 2일은 자동차 대신 자전거나 대중교통, 혹은 걸어다니자는 제안을 하고 있다. 이런 제안이 아니더라도 자전거가 건강뿐만 아니라 환경에 좋다는 사실은 모두 다 안다.
연료가 필요 없고, 주차 걱정 안하며, 건강에 좋은 자전거. 문제는 자전거를 타기 위한 도로시설이다.
고성군은 최근 1~2년 전 고성초등학교~고성중학교, 경남항공고등학교~인성주유소~철성중학교 등 총 연장 5.1㎞의 자전거 도로를 개설했다.
그러나 이 구간은 차도와 접해 있어 인도 겸 자전거 도로로 이용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오히려 자전거 타기에는 불편이 더 가중되고 있는 실정이다. 보행자에게 길을 내줘야하는데다 군데군데 차량 불법주·정차, 불법 적치물들이 자전거 도로를 가로막고 있기 때문이다.
자전거 도로와 인도가 겹치기 때문에 보행자들과 부딪치기 일쑤다. 그래서 자전거 타는 사람들은 경계선을 넘어 부득이 차도로 다닐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이 경우 자칫 교통사고로 이어질 위험이 높다. 주택가는 이미 주차장화 돼 있고 아파트 단지도 수시로 자동차가 들락날락거려 자전거를 탈 환경이 되지 못한다.
그나마 종합운동장 앞의 자전거 도로는 군민들에게 작은 행복을 준다. 보행자와 자전거 겸용도로가 시내에 있지만, 그나마 안전하게 자전거를 탈 수 있는 곳은 이 곳이 유일하다.
최근 운동하기 좋은 계절이 되면서 종합운동장에는 운동을 즐기는 지역민들이 많이 모여들고 있다. 가족단위로 나온 군민들이 아이들과 함께 자전거 도로를 따라 인라인스케이트와 자전거를 타는 모습이 종종 눈에 띈다.
그러나 문제는 구간이 너무 짧은 것이 흠.
김모씨는 “군수를 비롯, 기관단체장 등이 자전거를 타봐야만이 군민들의 불편을 알 것”이라며 자전거 타기 붐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행정당국의 꾸준한 관심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최모씨는 “건강관리를 위해 레저스포츠를 즐기는 사람을 위한 자전거도로도 좋지만, 자전거도로는 생활자전거도시를 만드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가 돼야한다”며 “자동차의 위험에서 완전히 해방된 안전한 학교길, 시장길, 출근길이 될 수 있도록 비록 짧은 구간이지만 불법 주정차와 불법 적치물들을 단속하는 등 작은 문제들을 하나씩 고쳐나가는 일이 고성을 우리나라에서 가장 공기 맑은 도시로 만드는 지름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인근 창원시의 경우 고유가시대에 맞춰 시민들에게 자전거 출퇴근을 공표한 후 전국에서 가장 모범적인 자전거 도시로 변모해 나가고 있는 만큼 고성도 이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윤모씨는 “자전거 타기는 환경보호와 에너지 절약, 건강증진 등 1석3조의 효과는 물론 지구촌을 살리고 자신을 가꾸어 나가는 실천의 시작이라는 상징성이 있는 만큼 행정이 앞장서서 자전거 도로 등 환경을 조성해 군민이 적극 동참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한편 군 관계자는 송학~교사간 도로와 수남사거리~등기소간, 무지개아파트~경찰서, 남포 주변도로 등 도시계획도로가 신설되면 자전거 도로와 병행해서 신설되기 때문에 조만간 자전거 도로망이 구축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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