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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보다는 행동이 앞서는 세상이 되면 좋겠다

이진만 논설위원
고성신문 기자 / kn-kosung@newsn.com입력 : 2009년 06월 01일











▲ 이진만 논설위원
많은 사람들이 그 분을 경제 대통령이라고 했다. 혹은 서민 대통령이라고도 했다. 포장마차에서 국밥을 먹으며 욕쟁이 할머니에
게 욕을 듣던 그 분의 모습이 참 보기 좋았다. 그러나 그 분이 대통령이 된 후 살기가 좋아졌다고 말하는 서민은 보기 힘들다. 도리어 없는 자의 살림살이는 더욱 팍팍해졌다.



혹자는 세계 경제가 그렇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한다. 하긴 일리가 있는 말이다. 모두가 어려운데 우리만 잘 할 수가 있나. 그런데 그런 대통령은 나도 할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그런 논리라면 누가 대통령이 되어도 주어진 만큼 밖에 못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남들이 어렵다고 할 때 재능을 보이는 사람이라야 탁월한 지도자라고 할 수 있는 것이 아닌가.



많은 사람들이 그 분을 교육 대통령이라고 했다. 그러나 그 분이 대통령이 된 후에 교육 현장은 점점 황폐화되어 가는 느낌이다. 하긴, 탁월한 능력을 보이는 면도 있다. 30년 동안 지켜온 평등 교육을 일순간에 입시 경쟁 교육으로 바꾸어 놓은 것은 현 정권이 보여준 대표적인 업적이다.


 


정말 마이더스의 손이라고 할 수 있다. 교육 전문가가 맞는가 의심스러울 정도로 연일 쏟아내는 설익은 교육 개혁 방안은 국민들을 어리둥절하게 한다. 어느 장단이 맞는지 감도 잡기 힘들다. 공교육을 살리는 건지 죽이는 건지 알 수가 없다.


 


결과를 중시하는 현 정권의 교육 철학으로 보면 학교와 교사는 무능력한 조직이고 집단일 뿐이다. 그저 학원 강사처럼 족집게 수업으로 성적만 올리면 최고의 선(善)이 되는 세상이 되었다. 그러다 보니 공교육 기관인 학교가 점차 사설 학원으로 바뀌고 있는 게 당연한지 모른다.



많은 사람들이 그 분을 통일 대통령이라고 했다. 그러나 그 분이 대통령이 되고 일 년이 지났는데도 통일의 길은 요원하기만 하다. 집권 초기에는 그렇게 말했다. 역대 대통령 모두가 집권 초기에는 북한과 냉각기를 가졌다고 했다. 친북 정권이라고 불리던 노무현 정권도 집권 후 일 년 동안은 지독한 냉각기를 겪었다고 했다.


 


그런데 일년이 넘은 지금 더 나빠진 남북 관계에 대해 그때 그렇게 큰소리치던 통일 전문가들은 지금은 무슨 소리를 할까? 하긴 지금도 오로지 북한의 잘못만 탓하고 있을 것이다. 북한의 김정일 정권이 워낙 막나가는 정권이기 때문이라고 할 것이다.



그런데 이 정권이 들어서기 전에는 그래도 화해의 분위기를 아는 융통성 있는 정권이었는데 왜 갑자기 막나가는 정권으로 바뀌었을까? 오늘도 북한은 핵을 가지고 미사일을 쏘며 우리를 협박하고, 우리는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에 전면 참여함으로 서로 돌아오지 못할 다리를 건너가고 있다. 현 정부가 부르짖는 ‘비핵?개방?3000’이 이루어질 가능성은 점점 멀어져 가는데도 아직도 그 꿈에 젖어 있는 몽상가를 보면 가슴이 답답할 뿐이다.



많은 사람들이 그 분을 민주주의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킬 위대한 대통령이라고 했다. 더구나 운동권 출신 대통령이시다. 서슬 퍼런 유신 정권에 맞서 겁도 없이 ‘박정희’ 정권을 물러나라고 데모를 하셨다. 젊은 시절 민주주의의 발전에 큰 공헌을 하신 분이시기에 대통령이 되면 많은 사람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큰 어른이 되실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이제 그 분을 귀가 크시다고 말하는 사람이 없다.



나는 아직도 이해가 되지 않는 점이 있다. ‘박정희 정권 물러가라’며 외친 그 분과, ‘굴욕적인 쇠고기 재협상하라’고 촛불을 든 사람들과는 어떤 점이 다른지 알 수가 없다. 그가 한 데모는 ‘한일 굴욕 반대’는 옳은 데모였고, ‘한미 굴욕 반대’ 촛불 시위는 나쁜 데모라는 등식은 내 계산 방식으로는 도저히 맞지가 않다. 차라리 그 분의 생각은 무조건 옳은 것이고, 그 분과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의 생각은 무조건 잘못된 것이라고 말하는 게 더 옳지 않을까?



더구나 그 분은 촛불을 흔들던 사람들을 현행범으로 몰아 철창에 가두어 버렸다. 그런데 더 의아스러운 것은 그 분이 그 일에 대해 두 번이나 사과를 했다는 것이다. 자신과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그 많은 사람들을 감옥에 보내면서, 사과는 왜 했을까?



죄를 지었으면 당연히 벌을 받는 거다. 돌아가신 노무현 전 대통령이 어떤 죄를 얼마나 크게 지었는지는 모르지만 죄값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
내가 알기로 돌아가신 노 전 대통령은 정말 죄질이 나쁜 사람이다. 노 전 대통령은 대통령이 되시기 전부터 불량 정권과 동포를 돕는 죄를 지었다. 그래서 집권 기간 내내 ‘좌익 빨갱이’라는 멍에를 지고 사셨다.


 


또, 사회적으로 가진 자보다는 없는 자를 먼저 챙기는 죄를 저질렀다. 140만 불 수수(收受) 따위는 죄라고 할 수 없을 만큼 일부분이다. 그런 그 분의 죄를 누가 어떤 식으로 들쑤셨는지는 몰라도 물러나신 지 일 년도 안 되어 국민 모두가 공공연히 알고 있는 큰 죄는 덮어두고 작은 범죄 행위 몇 개를 가지고 노 전 대통령을 들볶기 시작했다.



그래도 현 대통령만큼은 대범하셨다. 말씀마다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를 강조하셨다. 그런데 그 예우가 지나쳐 수사 기관은 날짜별로 시간별로 기자 회견을 통해 그의 목을 죄어 갔으며 언론도 ‘노무현 죽이기’에 바빴다.


 


그런데 북한 정권을 도운 큰 죄는 두고 작은 비리로 옥죄인 것은 그 분을 정말 비참하게 만들어 버렸다. 붕새를 참새라고 우기는데 얼마나 자존심 상하랴. 차라리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 운운하는 말이나 말지.
뒤늦게 훌륭한 업적을 남기신 대통령 만들기를 하는 모습을 보면 코웃음만 나올 뿐이다.



나는 정치를 하는 사람도 아니고, 이념적으로 좌파도 우파도 아니다. 좌우를 따지기에는 학문의 깊이가 너무나 모자란다. 또 일개 시골 범부(凡夫)로 감히 국정을 논하고 정권의 큰 뜻에 대해 왈가왈부할 만한 그릇도 아니다.



그냥 우리 모두의 염원처럼, 그 분께서 말보다는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그런 세상, 있는 자 없는 자 모두가 같이 어울려 사는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들어 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고성신문 기자 / kn-kosung@newsn.com입력 : 2009년 06월 0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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