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활동이란 주로 국가 사회를 위하여 헌신적으로 일하는 모든 활동을 말한다. 지금 우리 고성 지역에도 음·양으로 많은 사람이 봉사활동에 임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나는 매일 아침 고성여중 운동장에서 산책 겸 운동을 하고 있다. 그런데 어느 여인 한 분이 비닐봉지에 족집게를 들고 운동장 구석마다 버려진 휴지며 술병들을 치우고 있는 것을 보았다.
그렇게 시작한 지 2년은 넘는 것 같다. 그 분도 새벽녘에 운동장을 돌고 여명이 밝아지는 틈을 이용하여 넓은 학교주변을 돌며 30여분 빠짐없이 청소를 한다. 몇 번이고 이름을 물었으나 그 분의 대답은 ‘진정한 봉사활동은 오른손이 하는 것을 왼손이 몰라야 한다’ 라고만 답하고 휴지 등을 줍는 것이 즐겁다고만 했다.
세월이 흘러 같이 운동하는 사람들을 통해 그 분에 관한 대강을 들었다. 금년 62세이신 ‘최인자’ 씨다. 전에는 미용실을 경영했으나, 몸이 좋지 않아 직장은 놓고 지금은 봉사활동에 전념하는데 이 같은 궂은일에 임한지도 무려 19년이 흘렀다고 한다.
최 여사를 중심한 봉사 단원들은 주로 미용실<현대, 숙녀, 동그라미, 성미, 수정, 라인>을 운영하는 분들로 틈을 내어 치매노인, 노인요양원, 거동이 불편한 독거노인 등을 찾아 내 몸같이 돌봐주고 있다고 한다. 내가 이 분들을 만나 위로의 말씀도 전하면서 남이 하기 싫어하는 곳에 일하기란 쉬운 것이 아닌데 무려 20여년 가까이 희생한다는 것은 참으로 높이 평가해 주어야 하겠다.
이 분들의 봉사내용은 치매노인 및 독거노인들에게 무료로 이발을 해드리고 목욕은 물론, 집안의 청소와 따스한 음식 등을 만들어 제공하기도 한다. 노인 요양원에서도 두 달에 한 번씩 이발과 청소에 임하기도 하면서 할머니들의 말벗이 되어준다.
미용실에 종사하는 이 분들은 년·월·주별 계획에 의거 위와 같이 실행하면서 또한 공원 및 공공장소에서의 쓰레기 청소를 통해 자신의 마음을 아름답게 가꾸어 가고 있다. 봉사하는 이 분들에게는 저마다의 가슴에 소복한 즐거움의 꿈과 낭만이 자리 잡고 있다. 아무런 대가 없는 봉사의 미덕은 땀 흘린 만큼의 밤하늘 별이 되어 속삭여 흐를 것이다.
고성군 관내에서는 이분들 이외도 여러 직종에 무한의 봉사를 생활화하는 사람들이 여럿이 있는 줄로 안다. 보건소 앞의 노인요양원에서 간병인이 되어 대소변을 치우고 옷가지를 씻겨 입히며 내 몸같이 보살피는 젊은 여성들이 있었다. 또한 갈 곳 없는 생활보장이 되지 않은 영세 학생들의 손발이 되고 부모가 되어 내 자식처럼 돌보는 따스한 온정의 꽃이 피는 곳도 있었다.
이같이 봉사하는 분들은 돈과 시간의 여유가 많아서 희생하는 분들은 아니다. 물론 개중에는 가진 것이 있어 사회에 환원하는 차원에서 남을 돌보는 이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자신의 가난과 아픔을 되새기며 마음에 우러나는 따스한 샘물의 온정에서 무한의 봉사를 하는 것이다. 이 얼마나 숭고한 인간의 극치인가. 사회가 병들고 냉혹한 현실이 판을 치지만 그래도 정의와 인정의 대도(大道)는 영겁으로 흘러 역사가 꽃피고 문화가 창조되어 가는 것이다.
끝으로 이렇게 진정 나를 희생하여 남을 위해 봉사하는 이들에게 우리 사회는, 군행정기관은, 오늘에 사는 우리 모두는, 어떤 관심과 계획을 세워 지원하고 격려해야 할 것인가를 재고해야 할 것이다. 봉사자 이분들도 고독하고 빈곤층에 있는 분들이다. 힘모아 이들을 진심으로 돌봐줄 때 진정한 인간 사회가 발전될 것이며 살맛나는 고성의 복지 사회가 건재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