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가야의 역사를 짐작할 수 있는 고성군내 고분군의 관리가 허술해 체계적인 관리의 필요성이 제기 되고 있다.
고성군내 고분은 국가지정문화재인 송학동 분군(사적 제119호)과 내산리고분군(사적 120호), 연당리고분군, 율대리고분군 등 크게 네 지역에 분포돼있으며, 지금까지 확인된 고분의 총 수는 41개다.
이들 고분 중 송학리와 내산리를 제외한 율대리, 연당리고분군은 정확한 지역이 알려지지 않은데다, 도시계획으로 인해 고분 인접지역에 도로를 개설하는 등 관리가 전혀 되지 않고 있다.
또한 그간 관광지로써의 개발 필요성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으나, 문화관광과에서는 이와 관련한 어떠한 계획도 없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문화관광과는 송학동고분군을 비롯한 고분군 관리에 대한 예산조차 없는 실정이라 관리 및 개발을 기대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율대리고분군은 율대주유소 맞은편 한전 변전소 뒤편 3군데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고분임을 알리는 표시는 전혀 찾아볼 수 없을 뿐 아니라, 1989년 발굴 작업 후로는 관리나 개발 등에 대한 아무런 계획도 없는 상황이다.
또한 연당리고분의 경우 담당자는 위치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고성군에서 진행 중인 행정복합형신도시사업과 소가야유물전시관을 비롯한 고분 주변의 정비·관리 사업은 송학동고분군과 내산리고분군 두 곳에만 집중돼있는 것으로 나타나, 다른 지역의 고분군에 대한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관련해 군 관계자는 “발굴 작업 당시 토기류가 발굴되기는 했으나, 역사적·학술적 가치가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받아 관리 중 제외됐다. 때문에 율대리 고분에 대한 관리계획 및 개발계획을 수립하기는 힘든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군 관계자의 말과는 달리 고성군내 고분군들은 역사학적으로 충분한 가치가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이들 고분군에서 출토돼 일본으로 반출된 유물 외에도 사천, 통영에서 발견되는 가야시대의 유물과 동일한 것으로 보여, 이들 고분에서 출토된 유물들은 가야사 연구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때문에 군내 고분에서 출토되는 유물을 관리하는 것이 고성의 역사를 검증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이지만, 현재로써는 관리는커녕 출토유물 파악조차 제대로 되지 않는 상황이라 역사적 검증이 힘든 실정이다. 때문에 군 관계자의 말은 자칫하면 ‘고성의 개발을 위해서’라는 명목 하에 고성이 가진 유물의 가치를 고성군이 스스로 떨어뜨리고 있다는 오해를 살 수 있다.
군은 이들 고분군에서 출토된 유물들을 전시하는 소가야유물전시관 건립을 2006년 초부터 계획해왔으나 부지확보부터 난항을 겪기 시작해, 당시 올해 말 완공 계획이던 전시관은 현재까지 착공조차 못하고 있다. 70여억 원의 막대한 사업비를 투입해 건립할 계획인 전시관 건립계획마저 갈팡질팡하면서, 군민은 소가야의 유물을 직접 확인하기도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
고성시로 만들기 위한 여러 계획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러나 고성의 역사를 무시한 채 도시개발계획에만 치중해서는 안될 것이다. 고자미동국의 역사를 가늠할 수 있는 고분군의 관리, 개발 계획의 수립이 절실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