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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토종소인 ‘칡소’가 한 젊은 축산인에 의해 15년째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 16일 회화면 우리농장에서 풀꽃세상(대표 허정균)회원과 마암면 최두소 의사가 참석한 가운데 제14회 풀꽃상 시상식을 가졌다. 회화면에서 우리농장을 경영하는 이창섭(38) 씨의 축사는 황소와 외모가 확연히 구별되면서 좀처럼 보기 힘든 토종한우 ‘칡소’ 20마리를 한눈에 내다 볼 수 있다.
16일 이씨 농장의 칡소는 환경단체인 ‘풀꽃 세상을 위한 모임’이 자연에 대한 경외심을 표현하기 위해 매년 동·식물을 비롯한 자연물에 주는 14번째 풀꽃상을 수여했다.
이날 힘들게 이 칡소를 지켜 온 이창섭 씨도 풀꽃상을 함께 수상했다. 풀꽃세상 김옥남 씨는 우수성이 인정되고 널리 보급되어 더욱 증진되면 우리 고유 칡소의 가치가 더욱 빛나리라 확신하며 칡소, 흑소, 황소가 같이 뛰노는 푸른 풀밭에 아이들의 동요가 메아리치고 자연의 질서를 지켜나가는 뜻깊은 자리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두소 씨는 소에게 시상하는 것은 참보기 드문 일이지만 풀꽃세상에서 14번째 풀꽃상을 전하는 것은 아름다운 세상을 만드는 단초가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풀꽃상은 자연이 우리에게 가르치고 있는 기쁨의 소리와 신음소리를 깨우치게 하며 자연에 대한 존경심을 회복하기 위해 사람이 아닌 자연이나 동식물에게 주는 상이다.
허정균 풀꽃세상 대표는 이번에 칡소에게 풀꽃상을 수여키로 한 것은 자본이 저지른 자연 질서의 파괴를 더 이상 용납하지 않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칡소는 머리와 온몸에 칡덩굴 같은 무늬가 새겨져 있어 붙여진 이름으로 마치 호랑이 무늬처럼 보여 일명 ‘호반우(虎班牛)’라고도 불린다. 화가 이중섭의 소 그림이나 시인 정지용의 ‘향수’에도 ‘얼룩배기 황소’란 말이 등장할 정도로 우리 민족에게 친근한 토종 소였으나 일제 시대를 거치면서 급격히 줄어 현재는 좀처럼 보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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