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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부터 ‘총각은 먹지 말라’던 왕새우가 지금 제철을 맞아 미식가들의 입맛을 돋우고 있다. 삼산면 장치리 장백왕새우(대표 김형국)는 수년째 이맘때면 직접 키 왕새우를 현장에서 판매, 구워먹을 수도 있도록 해 놓아 이때만을 기다리는 미식가들이 부쩍 늘고 있다. 장백 앞바다에서 채취한 싱싱한 조개를 먹고 자란 이 집 왕새우의 쫄깃쫄,깃한 육질과 담백한 맛은 여느 집과는 견줄 바가 못된다. 9월 중순께부터 나기 시작해 이 맘때면 어른 손가락 두 개 만큼 굵은 씨알의 먹음직스런 대하로 훌쩍 자란다. 왕새우를 가장 맛있게 그리고 보편적으로 즐기는 방법은 바로 프라이팬에 굵은 왕소금을 깔고 조금 달군 뒤 그 위에 새우를 넣고 뚜껑을 덮은 후 발갛게 익으면 꺼내먹는 것이다. 이 때 펄쩍펄쩍 뛰는 싱싱한 왕새우가 요동을 치며 뚜껑을 때리는 소리가 마치 콩 볶듯 요란하다. 다 익은 새우는 어른아이 할 것 없이 누구나 좋아하기 마련. 짭조름하면서 고소한 소금구이를 맛보는 순간 가을이 풍요의 계절임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왕새우를 즐기는 하나의 방법은 바로 생새우. 그 놈의 싱싱한 왕새우란 놈을 머리 떼고 꼬리 떼고 겨자소스에 찍어 날로 먹는 맛도 별스럽다. 진정한 미식가들은 양념없이 날로 먹는 이 맛이야 말로 왕새우의 참맛이라나. ‘초짜’들은 머리 떼고 껍질 벗겨 속살만 먹지만 베테랑들은 머리 뿐만 아니라 껍질도 벗기지 않은 채 꼬리 끝만 달랑 남기고 통째로 입 안에 넣는다. 이 집 주인장이 손님들에게 가장 많이 권하는 방법이 바로 이 날로 먹는 것이다. 이리 먹거나 저리 먹거나 어쨌든 왕새우는 먹기만 하면 풍부한 영양분을 섭취할 수 있다.
지금 삼산면 일대에서는 가을 왕새우를 맛보기 위한 관광객들로 부쩍 차량행렬이 많아지고 있다. 장백왕새우에서는 주말이면 부쩍 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가운데 하루 평균 100여 명은 족히 넘는다고. 1㎏ 3만원에 판매되고 있으며, 2인이 충분히 먹을 수 있는 양이다. 주인장의 푸짐한 손덕에 몇 마리 더 덤으로 따라오는 것은 예사. 갑각류에 속하는 새우는 골다공증, 심장병, 당뇨병 예방에 탁월한 효과가 있으며, 단백질과 칼슘의 밀도가 멸치보다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새우에 많이 들어있는 타우린은 간장의 해독 작용을 돕고 알콜에 의한 장애를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고. 조개류와 마찬가지로 식품 자체에 콜레스테롤은 많지만 혈중 콜레스테롤을 떨어뜨리는 타우린 때문에 오히려 고혈압을 비롯한 성인병 예방에 좋단다. 특히 ‘총각은 먹지 말라’는 우스갯소리 뒤에는 본초강목에서 새우가 신장을 강하게 해서 남성의 양기를 북돋워주기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다. 생강, 파, 된장 등을 넣고 끓여 먹으면 흐르지 못해 고여있는 혈액을 풀어준다고 전한다. 타박상이나 동맥경화증, 정맥이 꽈리처럼 부풀어 밖으로 파랗게 비쳐보이는 하지정맥류에 좋다. 뿐만 아니라 해독성이 있어 위궤양, 생인손, 동상, 종기, 체증에도 큰 효과가 있다고 전하고 있다. 또 저혈압, 빈혈, 히스테리가 호전되며, 눈과 이, 다리가 튼튼해진다고 한다. 그러나 너무 많이 먹으면 풍이나 옴이 올 수 있고 몸에 열이 생길수도 있다는 것. 너무 과하면 모자란 만 못하게 되는 것이다. 가는 가을이 아쉽다는 듯 펄떡이는 새우의 몸부림이 끝나기 전 가족과 연인, 곁에 있는 좋은 사람들과 함께 왕새우의 맛을 즐겨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