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사람들의 엄청난 교육열에 해마다 대학 수능시험 상위 성적을 받은 많은 학생이 수도권 소재 대학에 진학하여 6만 명이 넘는 지방 인재가 수도권으로 진출하고 있다고 한다.
말은 제주도로 사람은 서울로 보낸다는 옛말이 실로 새삼스럽게 닿는다. 지방의 열악한 환경에서나마 길러진 인재들은 서울로 한번 빠져나면 취업 등 여러 가지 이유로 다시 고향으로 돌아오지 않는다.
사람이 빠져나가면 돈도 빠져 나간다. 이들이 빠져 나간 상태에서 소비는 점점 위축되고 지방경제를 활성화 시킬 산업의 육성은 기대조차 할 수 없게 된다. 인재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지방의 발전은 참으로 요원하다 하겠다.
이것은 집값과 함께 자산의 가치 하락으로 이어져 지방은 지금 심각한 경제적 유출로 인해 조금씩 몰락의 길로 걷고 있다.
이런 현상은 초·중등 학생의 경우에는 지방 중소 도시에서 광역 도시로의 이동으로, 농어촌 학교에서 인근 중·소도시로의 이동이라는 연쇄 작용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요즘 농어촌 학교는 해마다 줄어드는 학생 수로 인해 학급이 줄어 그 운영에 적지 않는 타격을 입고 있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폐교되는 사례도 적지 않다.
모두들 서울로, 서울로 “서울 병” 탓에 지방교육은 멍들다 못해 그 존립마저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는 것이다. 이제 지방민의 자존심마저 깊은 상처를 입고 있다.
세계화의 무한 경쟁 시대에 좀더 나은 환경에서 제 자식을 교육시켜 국가의 동량으로 만들고자 하는 부모 마음을 모르는 바는 아니다. 그러나 지금 우리가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은 과유불급이라는 옛 성현의 말씀과 함께 지방 학교에도 나름의 장점이 아주 많다는 점이다.
또한 뿌리가 튼튼해야 그 나무가 건강하듯, 세계화 시대의 치열한 생존 경쟁에서 지방의 발전 없는 국가의 경쟁력과 건강한 생존은 불가능하다는 점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이제 지방도 나름의 정체성을 가지고 세계로 나아가야 한다. 지방의 교육은 그 지방의 정체성 형성에 풍부한 자양분을 공급한다. 이런 점에서 지방 소재 학교의 지역 사회 기여도가 엄청나다는 점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이제부터라도 우리 모두 지혜를 모아 아사 직전의 지방 교육 부흥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최우선 과제로 자금의 확보가 전제된 정부의 파격적인 지방 교육 육성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또한 지방 학교에 보다 많은 애정을 보내고 지방 교육 여건의 개선에 보다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
취업에서도 그 지방 출신자를 우대하여 지방 인재의 유출을 막는데 힘을 모아야 한다. 아울러 진정한 지방 자치 시대의 도래를 위해서도 같은 지방에서 태어나 자라고, 그곳의 학교에서 같이 웃으며 뒹굴다 졸업한 사람의 성공신화를 위해 우리 스스로 “서울 병” 고쳐야 한다.
그 혜택은 다른 사람이 아닌 바로 자기 자신과 내 자식들이 고스란히 받는다는 평범한 진리를 알아야 한다. 결국 이것이 우리 모두가 살길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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