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우리 농업·농촌은 심화되는 고령화 문제와 국제원자재 가격의 폭등, FTA, DDA 등 수입개방의 확대로 인해 위기상황에 직면해 있다.
더욱이 고병원성 AI, 축산물개방 등 반갑지 않은 사태가 발생하여 어렵다 못해 암담하기까지 해서 걱정이 태산이고 무거운 책임감도 느끼는 것 또한 사실이다.
시장개방확대는 우리 농축산업에 분명한 위기요인으로 다가오고 있다.
하지만 지금처럼 세계적으로 농축산업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부각된 적도 산업화 시대 진입 이후 없었다.
WTO(세계무역기구)체제출범과 DDA(도하개발아젠다)협상, 그리고 FTA(자유무역협정) 확산으로 대표되는 농축산물 시장개방 확대는 국내 농축산업과 농업인에게 위기가 아닐 수 없다.
국내 시장이 열린 만큼 해외시장도 열리는 게 틀림없지만, 대외경쟁력이 약한 국내 농축산업 구조상 시장개방 확대가 장기적으로는 기회요인이 될 수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위기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세계적인 곡물가격 급등현상은 농업의 중요성을 실감시켜 주고 있다.
지난해부터 수요증가로 시작된 국제곡물가격 급등세는 국제투기수요까지 더해지면서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고, 많은 나라가 농산물 수출규제에까지 나서고 있다.
러시아는 대맥과 소맥에 대해 각각 30%와 40%의 수출관세를 부과하고 있으며, 베트남은 자국내 쌀값 급등에 따라 쌀 신규수출을 금지했고, 아르헨티나는 옥수수와 소맥, 밀가루에 대한 수출승인등록 수속을 정지한 상태이다.
최대 곡물수출국인 미국도 대형 곡물메이저를 중심으로 정부에 곡물수출규제를 요청 중인 상태이다.
이는 지구촌이 이미 식량무기화 시대에 진입했다는 명백한 신호이다. 이에 대응해 미국, EU국가, 중국, 일본 등 주요 자원 소비국들은 외교력, 자금력은 물론 군사력까지 동원가능한 모든 수단을 총동원해 곡물을 비롯한 자원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세계적인 식량무기화 확산은 반대로 국내농업생산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실감케 한다. 이른바 농업의 중요성과 가치가 새롭게 평가되는 것이다.
세계적인 곡물가격 폭등에도 불구하고 국내 쌀 시장은 안정적이다. 국제쌀값이 2배 이상 폭등세를 보이고 있는데도 국내쌀시장이 안정세를 보이는 것은 바로 국내 쌀 생산이 충분한 결과이다. 이는 우리 쌀 농업의 중요성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한 예이다.
세계적인 식량무기화시대 도래를 국내 농축산업 발전의 디딤돌로 활용해야 한다. 국내 농축산업계는 고객인 소비자와 국민들에게 농축산업의 중요성과 가치를 재인식시켜주고 국내 농축산업의 경쟁력을 국제적인 수준으로 끌어 올리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농축산업을 둘러싼 대내외 여건은 급속도로 변화하고 있다. 시장개방과 함께 국내 소비자의 소비성향도 고품질과 안정중시로 급속하게 변하고 있다.
소비자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켜야 살아남을 수 있는 시대다. 변화의 흐름을 읽지 못하고 변화에 대응하지 못하는 농업인은 식량무기화 시대가 아무리 장기화 되더라도 살아남을 수 없다.
사회·경제적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농업인들과 협업이 필수이다. 국내 농축산업의 태생적 한계는 영세성이다.
농축산물 시장 개방 이후 국내 농축산업계는 규모화에 전력을 다했다. 그러나 결과는 미흡하다.
나름대로 규모화를 했지만 외국의 대형농기업과 경쟁을 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농업의 규모화는 경쟁력 차원만이 아니라 농업인이 도시 근로자와 대등한 수준의 소득을 올리기 위해서도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이지만, 농업인 개별로 규모화를 이룩해 대외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한계에 봉착할 수밖에 없다.
우리 농업인들은 뛰어난 생산·경영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같은 품목별 협업을 하면 국제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본다.
우리 농축산업이 국제적으로 경쟁력이 약한 소규모 영농이라는 현실을 감안하고 단순한 경제논리보다는 식량안보라는 측면에서 접근해 우리 농축산업이 경쟁력을 강화해 지속 가능할 수 있도록 농업인들끼리 협업체를 조직해 강한 농업, 강한 축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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